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 - 서울은 왜 서울인가 서울 택리지 2
노주석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은 왜 서울인가... 묻고 싶다, 나도. 서울은 왜 서울일까? 그것도 그냥 서울시가 아니고 특별시란다. 서울... 지금 나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살고 있다.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하면서 돈이 모아지면 서울을 탈출하자던 꿈을 꾸었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 꿈은 진행형이다. 좀 더 도시로부터 멀어지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서울,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니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살고 싶은 곳도 아니다. 그렇다고 오해는 마시라, 이건 순전히 나만의 생각일뿐이니까. 가끔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도대체 서울이란 도시의 특징은 뭘까? 흔히 말하는 그 정체성이 궁금할 때가 있다는 말이다. 솔직히 서울이란 도시를 생각하면 그다지 좋은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한다. 감히 내가 말해본다면 서울은 퀼팅도시다. 이것 저것 다 갖다 붙여서 누벼놓은 듯한 그런 느낌을 주는 도시. 자기만의 색깔도 없고 자기만의 특성도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의 시선은 모두 서울을 향해 있다. 나를 필요로 하기보다는 내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이 그곳에 뭉쳐있는 까닭이다. 아니 그곳에 모두 모아놓은 까닭이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이 책을 보면서 내내 궁금했었던 것들에 대한 해답을 어느정도는 찾게 된다. 서울시가 우남시로 될 뻔 했었다는 기막힌 사연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왔다. 서울이 특별시가 된 이유도 그렇게 특별한 이유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울이 품고 있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서울이 요새화된 도시라는 건 알고 있는지? 물론 휴전중인 나라라는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이 무엇을 지향하며 발전해나가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정말 책속의 말처럼 그렇게만 된다면 서울은 정말 살만한 도시가 될 수 있을까?

 

목차를 먼저 훑어보았다. 7개의 소제목을 살펴보면서 까닭모를 부끄러움이 스멀거리며 올라왔다. 지금의 대한민국처럼 서울 역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중도시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 일제의 흔적을 아직까지도 지우지 못한 채 그 시대의 지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것, 훼철과 복원의 역사를 거치며 우리가 어떤 시행착오를 범했는지, 옛 선조들이 왜 그토록이나 서울을 사수하려고 했는지, 아울러 서울의 정체정에 대한 이야기와 그 옛날의 한성판윤과 지금의 서울시장에 대한 비교, 아파트 숲으로 변해버린 서울이란 도시의 미래에 대해.... 연식은 이천 년이나 마일리지는 육십 년이란 말속에 알 수 없는 서글픔이 묻어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기도 했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보여주고 있는 사진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불러오기도 했다.

 

우리 문화에 관심을 두다보니 답사를 많이 다니게 된다. 그 중에서도 자주 가는 곳이 서울에 있는 궁궐이다. 5대궁궐이라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왜 경운궁으로 이름을 바꾸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경희궁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바가 참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것이 경복궁의 동십자각이다. 왠만하면 경복궁의 담장과 연이어 줄만도 한데 여전히 외롭게 홀로서서 지척에 있는 경복궁을 그리워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게라도 우리 곁에 남아 있어주는 것에 고마워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서울 한양도성으로 이름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서울 성곽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우리 문화재의 슬픔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 한양도성이 옛모습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욕심을 버릴수가 없다. 서울의 변천과정을 사진을 통해서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서울이란 도시를 여러 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내게는 더없이 유익한 시간이었다. 다시한번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어볼 요량이다. 책표지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앞으로 펼쳐질 서울의 미래는 밝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서울이란 도시의 밝은 미래는 없어보인다. 서울을 떠나서는 대한민국을 논할 수 없다고 한다. 뭔가 새로운 변화가 찾아와 주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마탈러 형사 시리즈... 형사? 그렇다면 추리물이겠군. 추리라는 장르는 잘 만나면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어 꽤나 괜찮은 느낌이 남게 된다. 그러나 그렇고 그런 추리물이라면 열이면 열 모두가 낚였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까닭인지 추리소설의 마니아가 아닌 나로써는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1941년 10월 19일로 시작되어지는 이 소설의 첫장을 넘기면서도 내내 심드렁했던 나의 반응이라니.... 거기다가 배경이 독일? 시대적으로나 배경적으로 보았을 때 나치와 유대인의 어떤 기억을 이야기 할지도 모르겠다는 섣부른 짐작을 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나타난 악보, 더구나 60년 만에 공개된 세계적 작곡가의 친필 악보가 하나의 동기로 부여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를 끌기 시작했다. 소설의 문체는 그다지 튀지 않는다. 극과 극을 달리는 설정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서서히 빨려들고 있는 나의 시선을 자각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60여년 만에 아들에게 전달된 오래된 서류봉투속의 악보. 시대적인 시각으로 그것을 들여다보던 많은 사람들의 속된 욕망은 그 악보로 인해 꿈틀대기 시작하고, 결국 그 악보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악행들이 저질러지고 말았다. 아우슈비츠에서 비참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아버지가 어딘가에 살아있을 아들에게 남겨놓은 유품속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담겨 있었던 것일까? 그러나 감춰진 비밀 따위에 관심을 갖는 현대인들은 없었다. 단지 그것으로 인해 생겨날 이익만을 쫓았을 뿐이다. 그 유품을 빼앗기 위해 벌어진 연쇄살인은 단순히 눈으로 보여지는 사건만으로 끝나서는 안되는 거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중반부까지 그 단순함만을 쫓아가고 있다. 그것도 아주 치밀한 긴장감으로.

 

문득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이라는 나치와 유대인의 상관관계를 얼만큼이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도 세상을 향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하는 독일이란 나라를 보면서, 그 반성과 사죄로 유대인들의 아픔이 얼만큼이나 치유될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단언컨데 우리에게 사죄는커녕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일본보다는 낫다!) 이 소설의 흐름을 그대로 우리에게 적용시킬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 끝내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았다. 만약 이 소설속의 배경을 일제강점기로 두고 그에 맞춰 말로는 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른 한 사람이 있었으며 그것을 옆에서 고스란히 지켜보아왔던 포로가 있었다면, 그리하여 그 참상을 낱낱히 기록하여 자신의 아들에게 남겨두었다면,..... 미루어 짐작하건데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이름을 바꾸고, 사는 곳을 바꾸고, 끝내는 자신의 과거가 밝혀질 어떤 기록이 자신앞에 나타난다면 그 역시 이 소설속의 인물처럼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촘촘한 글의 짜임새만큼이나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 긴장감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책장을 덮고 나니 갑짜기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나도 이 책속의 소리없는 외침처럼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싶어서. 한여름밤의 비밀은 그렇게 풀렸지만 우리에게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채 떠도는 비밀이 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할때가 있다. 이 나라는,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영원히 투명해질 수 없는 나라일거라고. 때로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풀리는 문제도 많다. 덮어두면 언젠가는 썩게 된다. 부패된 것들은 냄새를 풍긴다. 그러나 어떻게 된일인지 우리는 그 냄새마저도 모른 척 참아내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아픈 현실이 아닐까 싶다. 스릴러 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말이 보인다. 얀 제거스라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아 좋아 - 그래 그래 스님의 행복을 부르는 메시지
승한 지음 / 마음의숲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말해 이 책에 그다지 큰 기대는 걸지 않았다. 자기계발서, 거기다 스님의 말씀이라면 더 이상은 어떻게도 할 수 없을만큼 좋은 책들이 많았던 까닭이다. 내심 글보다는 그림이 많기를 바랬었는데 내가 원하던 그림은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수많은 글보다 한장의 그림이 주는 의미가 상당한 깊이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책날개를 살펴보니 이 책이 어둡고 힘들었던 승한 스님에게 용기와 힘을 준 '말'에 대한 이야기라고 써 있다. 사실 이 책에 눈길이 갔던 것도 '무심코 던진 말, 가볍게 뱉은 말로 인해 때론 인생이 바뀌고 우주가 변한다는 말' 때문이었다. 내 입속에서 너무 쉽게 나왔을 수많은 말을 생각한다. 그것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이가 분명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그런 마음을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自燈明法燈明' 이란 말이 있다. 석가가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가르침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을 등불삼아 의지하고, 진리를 등불로 삼아 의지하라는 말이다. 석가는 결코 자신을 등불로 삼으란 말을 하지 않았다. 석가가 그랬듯이 수행은 자기 자신의 몫이며, 그것으로 인해 얻을 모든 것도 자기 자신의 몫이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비롯되어진다는 말이 진리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원수'는 무엇이고, 가장 큰 '은혜'는 무엇일까? 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생각'이다. 생각에 따라 원수도 되고 은혜도 되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인식의 전환이라는 말이다. 이미 이룬 것, 이미 가진 것을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 많다는 말도 보이고, 그렇게 된다면 남을 탓할 일도 없어질 거라는 말도 보인다. 결국 생각의 차이라는 말일터다.

 

'나'를 의미하는 한자 '我'자에 대한 해석이 흥미로웠다. 파자를 하면 '手'와 '戈'로 나뉘어지는데 손에 창을 들고 있는 것이 바로 '나'라는 말이 된다. 손에 창을 들고 있다는 것은 적으로부터 나를 방어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상대방을 공격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 '나'란 놈이 그렇게 무서운 존재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사람들은 대개 없는 쪽이나 부족한 쪽에 눈길을 주고 징징거리며 산다는 말에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 사람 얼마나 될까? 있거나 넘치는 것 쪽에 눈길을 주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말에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살펴보면 내 주변에 감사할 일이 참 많았는데도 그것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 묻게 된다.

 

누군가 그랬었지. 올 해는 하나씩 버리는 연습을 하며 살아갈거라고. 비워내야 다시 채울 수 있다는 말도 틀리지 않다. 이 책속의 말처럼 그렇게 살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그래 그래, 맞아 맞아, 옳아 옳아, 믿어 믿어, 힘내 힘내, 웃어 웃어, 알아 알아, 그럼 그럼.... 머리속에 저런 말을 하며 웃는 그림이 그려진다. 괜찮아 잘 될거야, 라는 노래 가사도 있듯이 우리에게는 긍정의 말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창을 들고 서 있는 '나'를 앞세우기 보다 그 창끝이 향한 '너'를 먼저 배려하여 '우리'로 거듭나는 삶의 풍조가 생겨나야 할 것 같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심은희 지음 / 리스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여행서... 이제 그만 봐야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눈이 간다. 더구나 저렇게 멋진 사진을 앞세우고 달려오면 도저히 피할 길이 없다. 요즈음 나도 모르는 새 빠져든 프로그램이 있다. 겨울왕국 아이슬랜드를 보여주는 여행프로인데 가는 곳마다 장관을 이루는 그 나라의 풍경이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내가 직접 간 것도 아닌데 마치 내가 거기에 있는 것처럼.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며 어린아이처럼 뛰며 좋아하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 바로 저게 여행의 맛이지, 한다. 사람은 자연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지만 자연앞에서만큼은 한없이 솔직해진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삶의 쳇바퀴에서 잠시 내려서는 게 어쩌면 여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 어쩌면 여행을 핑게삼아 자신과 마주설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

 

책표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저 강가를 나도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그러다가 한줄기 바람이라도 불면 제목처럼 그렇게 내 마음도 일렁일 것만 같다. 특이하게도 이 책은 사진보다 글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역사를 주제로 떠난 여행은 아니었을텐데 아일랜드의 땅을 밟으며 내 나라의 역사를 오버랩시킬 수 있는 여행자의 마음이 알 수 없는 느낌을 전해준다. 아일랜드... 지금의 남한보다 더 작다는 섬나라, 800년동안이나 영국의 식민지였다던 나라, 우리처럼 하나이면서도 둘로 나뉘어 살고 있는 나라, 그러나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선정했다는 나라다. 유럽의 최빈국에서 10년만에 선진국으로 도약을 하게 만든 '리피강의 기적'을 두고 우리가 만들어낸 '한강의 기적'을 이야기하지만 이 책을 벗삼아 여행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민족성에 놀라게 된다. 여러모로 우리와 닮았다는 아일랜드의 역사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한국을 동양의 아일랜드라고 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수많은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민족의 자부심과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말을 보면서 과연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다시한번 돌아보게 된다. 일본이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먼나라이듯이 그들에게도 영국은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말이 왠지 씁쓸하게 다가온다. 주식인 감자가 병듦으로 인해 7년동안 지속되었다던 대기근의 참혹한 역사로 100만명이라는 엄청난 인구가 굶주림으로 죽어갔고, 끝내는 배고픔을 견딜 수 없어 다른 나라로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다는 그들의 슬픈 역사. 그러나 그들은 그런 슬픔의 역사까지도 부여안았다. 그런 슬픔과 고통의 역사마저도 사랑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그 아픔의 현장속에 우리가 알고 있는 타이타닉호의 이야기가 숨어있었다는 데 나는 몰랐다. 그랬었구나....

 

사람들 사이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보존하여 널리 보급했기에 그들이 유럽 문화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는 말이 과장된 것 같지는 않다. 세계 문학사에 빛나는 문호들을 엄청나게 배출했다니 말이다. 버나드 쇼, 예이츠, 사뮤엘 베게트, 조나단 스위프트, 오스카 와일드등 셀 수 없이 많은 문인들의 이름이 보인다. 책속에서 언급된 예이츠의 詩, '이니스프리 호수 섬' 을 다시한번 찾아보게 된다. '나 이제 일어나 가련다 이니스프리로, 그 곳에 흙과 욋가지 엮어 작은 오두막집 하나 짓고, 아홉이랑 콩밭 갈고 꿀벌 치면서, 꿀벌소리 요란한 골짜기에 홀로 살리라....' 학창시절 이 詩를 읽으며 얼마나 가슴을 설레였던가! 더구나 우리가 너무도 쉽게 인용하는 묘비명의 주인공도 아일랜드의 극작가라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라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생각하면서 더 이상 우물쭈물하며 살지 않기 위해 떠나왔다는 여행자의 말이 작은 울림을 전해준다.

 

멋진 여행이었다. 아울러 우리의 역사를 함께 더듬어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한국을 동양의 아일랜드라고 부르기엔 아직 과하지 않나 싶다. 그들은 우리보다 더 혹독한 고난의 역사를 지녔음에도 지금의 우리보다 그들의 삶이 모든 면에서 윤택해보인다. 무엇이 저들을 그렇게 만들었으며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문학과 예술과 낭만이 살아 숨쉰다는 아일랜드. 그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지키고 있는 자연이 함께 하는 까닭일 것이다. 그렇게 자연과 하나가 된 아일랜드에 나도 가고 싶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역사 e 4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4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mpact라는 말을 생각하게 해 주었던 그 짧은 순간의 이미지들을 기억한다. 군더더기 없는 편집으로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었던...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책을 펼쳐보고서야 알았다. 이 책이 바로 그 짧은 순간의 기록이었다는 것을. 그 강함은 책속에서도 여전하다. 짧은 시간안에 어떻게 그렇게 강한 메세지를 전달 할 수 있는지 놀라웠었는데 그게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전해져오는 느낌이 좋았다. 잡다한 사설을 늘어놓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말하는데도 전혀 진부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역사를 모르고서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말할 수 있겠느냐고 서문을 여는 첫느낌에 왠지 숙연해지고 말았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 역사속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1부에서는 이전에는 우리 것이었으나 지금의 우리에게는 잊혀진 것들을 찾아 주었고, 2부에서는 官과 民이 어떻게 어우러져 우리의 정신을 지켜왔는지 알려주고 있으며, 3부에서는 선조들이 살아냈던 시간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기록유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보고 들었을 기시감이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새로움이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은 토막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알 수 없는 경이감마져 느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새로운 것을 배워 알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고려시대에는 단지 '가면'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광대'가 조선시대에 들어 '가면을 쓰고 놀이를 하는 배우'를 의미하게 되고 '재인'이란 말과 같이 사용되었다는 그 변천과정이 흥미로웠다. 삼국시대부터 있었다는 광대,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했다는 연산군대의 공길이 이야기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에 등장하는 '달문'이 실제 인물이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일전에 TV에서 보여주었던 <경복궁의 눈물>은 지금도 자주 보고 있는데 이 책속에서 또다른 <경복궁의 눈물>을 보게 되어 가슴 한 켠이 아렸다. 임진왜란 당시 왕이 피난을 떠나고 텅 비어버린 궁궐을 백성들이 약탈하고 불태웠다고 적었던 류성룡의 <서애집>과, 다섯발자국마다 樓가 있고 열발자국마다 閣이 있으며 천장 사방벽에는 오색팔채로 그린 그림들이 용의 세계인지 신선의 세계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던 倭僧의 <조선일기> 기록 중 어느 것을 믿어야 하는 것인지.... 390여칸으로 시작된 궁궐이 고종代에는 7200여칸으로 복원되었다는데 지금의 우리가 볼 수 없다는 것이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조선의 청백리를 다루는 부분에서 새롭게 알게 된 염근리. 살아있는 사람은 염근리, 죽은 사람은 청백리로 구분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책속에서도 거론되어지는 박수량의 白碑를 보러 답사를 떠났던 기억이 있다. 碑文 몇 줄 써 넣는 것조차 그의 이름을 더럽히는 일이 될까 두려워 墓碑에 단 한글자도 적을 수 없었다는 말을 보면서 昨今의 관료들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많은 허점을 보이긴 했어도 그런 정신을 가진 관료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건 시대의 아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09년 진관사에서 발견되었다는 낡은 보자기 하나의 정체가 놀라웠다. 독립을 향한 울분과 의지를 담아 일장기 위에 우리의 태극기를 덧그린 것이라는 말 한마디에 울컥하고 말았다. 비록 한 귀퉁이는 불에 탔어도 그 안에 서린 역사의 울림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것처럼 비장함마져 느껴졌다. 조선의 초상화라는 제목으로 다루었던 지도제작과정 또한 놀랍다. 일제강점기때 도쿄를 기준으로 하는 지도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2015년까지 우리가 사용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지만 지금이라도 세계측지계로 지표를 변환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굳은 의지와 지조로써 자녀를 양육하고 부모에게 효를 다했던 여인들, 일찌감치 태교의 중요성을 깨달아 어머니에서 가족의 범위로 확대시켰던 조선 여인들의 강함이 어쩌면 우리의 근본적인 배경을 이루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 나라의 노력과 도움이 절실해 보인다. 우리 것이면서 우리것이 아닌 채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유물들이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우리가 잃어버린 땅 녹둔도, 우리의 고통과 아픔을 밟아버린 채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버린 하시마섬, 하룻밤을 꼬박 새도 다 읽을 수 없을만큼의 길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만인소, 정말 다양한 주제들을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로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한마디로 흥미진진했다. 나의 同志들에게도 추천해줘야지.... 이 책을 왜 이제야 만나게 되었을까? 책날개를 살펴보니 앞선 3권의 책이 보인다. 앞 선 책들과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