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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편애 - 전주부성 옛길의 기억
신귀백.김경미 지음 / 채륜서 / 2016년 4월
평점 :
전주... 잔뜩 기대를 안고 찾아갔던 도시중의 하나다. 전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한옥마을일 것이다. 그러나 전주는 내게 기대감과 똑같은 크기의 실망감을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 찾아갈때까지만해도 전주가 Slowcity라는 걸 알지 못했다. 담양의 삼지천마을과 청산도, 증도가 우리나라 Slowcity의 대표주자라고 한다. 거기에 하동, 예산, 전주, 남양주, 청송, 상주, 영월, 제천등의 마을을 합해서 모두 11곳이 우리나라의 Slowcity다. Slowcity라는게 한마디로 말해 유유자적한 도시라는 뜻이라는데 내가 그 11곳을 모두 가보지 않았기에 정말 그럴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렇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하나의 컨텐츠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전통과 자연생태를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바탕으로 발전과 진화를 추구한다는 자체가 왠지 어불성설인듯 보이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도 없을테지만. Slowcity가 되기 위해서는 인구가 5만 명 이하여야 한다. 눈에 띄는 말이 친환경적 에너지 개발, 차량통행 제한 및 자전거 이용, 나무 심기. 패스트푸드 추방과 같은 실천 목록이다. 느닷없이 왠 Slowcity타령이냐고? 전주를 갔다와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이 Slowcity였던 까닭이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솔직히 전주편애라는 제목때문에 눈길이 갔다. 얼마나 편파적인 이야기를 쏟아내려고 제목을 저렇게 붙였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는 심산이었다. 지금은 Storytelling의 시대다. 어느 곳이 더 재미있고 생생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가 경쟁하는 시대라는 말이다. 그러니 가는 곳마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비슷한 설화들이 전해오는 많은 사찰의 경우처럼 같은 이야기라도 좀 더 우리에게 다가설 수 있는 느낌있는 이야기로 만날 때가 더 즐거운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전주를 편애한다는 저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내게 해 줄까? 그 뻔한 전주에서! 전통적이면서도 적당히 현대적인 도시라는 말이 눈에 띈다. 먹방여행의 중심에 한옥마을이 있다는 말도 보인다. 그러나 결국 옛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음을 보게 된다. 전주성과 경기전, 그리고 전동성당과 풍남문... 그러나 전주를 편애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전주의 구석구석까지 찾아간다. 동문, 서문, 남문, 북문, 그리고 그 중심에 이르기까지 속속들이 들어나는 전주의 모습이 조금은 이채로웠다. 발길 닿는 곳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많았다. 전주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스토리를 엮어서 소개하는 전주의 여러 골목들은 찾아가는 이들을 심심하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창극골목, 배우골목, 주전부리골목, 청바지골목, 고물자골목... 하! 특별할 것도 없는데 이름붙이기에 따라 이렇게도 달라지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새삼스럽다. 아울러 전주의 인물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적지 않다. 확실히 전주를 편애한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책장을 덮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주만 편애한다면 다른 곳이 배아플텐데... 그러니 전주편애뿐만 아니라 의성편애, 제천편애, 군산편애, 진주편애, 고성편애와 같은 책들도 충분히 나올 수 있을거라고. Storytelling이 많을수록 찾아가는 발길들은 바빠진다. 그러나 너무 뻔한 이야기를 들이대지는 말자. 니가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의 따라하기는 정말이지 신물난다. 뭔가 색다르고 느낌이 있는 그런 이야기들로 편애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편애를 한다고 외쳐보아도 관심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여행에 목마른 시대다. 그러니 도시들이여, 여행자들을 유혹해보라!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