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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 = 완전한 산만함... 이라는 말에 100% 공감한다. 구글을 가리켜 천사의 선물인가 악마의 유혹인가? 하고 묻는다면 나는 악마의 유혹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가장 인간적인 것들과 맞바꾼 기술... 이라는 말에도 100% 공감한다. 그렇게 가장 인간적인 것들과 맞바꾸더니 이제는 또 인간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또 한가지 전자책의 등장은 책의 종말일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올시다, 라고 대답하고 싶다. 책을 읽는 것은 깊이 생각하는 행위지 마음을 비우는 행위가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을 채우고 보충하는 행위였다 (-101쪽) 는 책 속의 말처럼 마음을 비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말에 공감할 수 없는 까닭이다. 지식을 채우는 것과 마음을 채우는 것은 분명코 다른 일인 것이다. 기계는 기계일뿐이다. 인간의 소모품이며 인간의 모든 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단지 편하다는 이유로 기계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방편은 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손과 발을 움직여 직접 알게되는 지식과 그저 남이 경험했던 것에 불과한 것을 찾아내 알게되는 것중에서 어느 것이 진정한 의미로 내게 다가올까? 대답은 간단하다. 내가 발로 뛰어 직접 알게되는 지식이 더 오래가고 더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적재산권이나 저작권을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주 쉽게 모든 지식을 얻는다. 어떻게? 인터넷을 통해서! 클릭한번만 하면 모든 것을 찾아내주는 인터넷이 있는데 무엇때문에 힘들여 발로 뛰어야하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정보, 얼만큼이나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서글프게도 우리는 많은 말들을 통해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정보를 100% 믿지 말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뒤진다. 왜 그러냐고 물을 필요도 없다. 편하니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저 편하기 때문만도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분명 사람들은 스스로 움직여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인터넷의 정보를 뒤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새로운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사소한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199쪽) 이 책속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까닭인 것이다.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찾아 헤매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다지 인터넷서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어딜가도 그게 그거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는 까닭이다. 가끔 마음을 다해 저만의 공간을 꾸미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는데 그런 공간은 어쩌다 마주치더라도 왠지 반갑기까지 하다. 인터넷의 원래 목적은 검색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없이는 살 수 없을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문제점도 발생하게 되는 듯 하다. 우리의 관심이 신속하고 반사적으로 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100쪽) 라고 이 책속에서 말하고는 있지만 과연 진정으로 생존을 위해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묻고 싶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분위기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지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멀티기능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해치울 수 있는 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다보니 그렇게 살아야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래놓고는 집중력이 없네, 인내심이 없네, 주의가 산만하네 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탓하고 있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이 책은 바로 그런면을 염려하여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장황하게 펼쳐놓은 말을 요약해보면 그다지 좋은 것만도 아니다. 뇌의 구조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러쿵 저러쿵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바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한번 읽어보시라, 얼마나 많은 폐단이 보이고 있는가를!
뇌가 혹사당하면 산만해진다. 십자말풀이를 하면서 책읽기를 시도해보라.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터넷에서 지적활동을 할 때의 환경이다 (-188쪽)
멀티태스팅을 더 많이 할수록 덜 신중해지고 문제에 대해 덜 생각하고 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209쪽)
누군가가 블로그와 같은 나만의 공간을 찾아왔을 때 거기에 있는 글을 전체적으로 꼼꼼하게 보고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의 공간을 찾아갔을 때 그처럼 세세하게 보고 오는가? 이 책속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아마도 그 말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단, 자신이 꼭 필요해서 찾아간 곳이라면 다르다. 마음도 없이 습관처럼 우리는 인터넷속을 헤매다니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길도 없는 길을 돌아다니니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말이다. 책속에서 장황하게 말하고 있는 많은 폐단을 앞세우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실생활속에서 그런 것들을 보고 느끼고 있다. 언젠가 영화속에서 보았던 잊혀지지 않는 말이 있다. 진화란 인간이 편하기 위해 변화하는 것이다,라는 말.. 지구 최대의 적은 인간이다, 라는 말.. 인간은 생각하기에 모든 것보다 앞서는 존재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이 책의 제목처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괴물에게 우리를 맡긴채로.. 가장 인간적인 것들을 내어주면서..
인터넷이 우리를 망각에 익숙해지게 만든다. 기억을 아웃소싱하면 문화는 시들어 간다 (-286쪽)
인터넷이 축소시키고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 깊이 아는 능력, 우리의 사고안에서 독창적인 지식이 피어오르게 하는 풍부하고 색다른 일련의 연관관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바로 그 능력 말이다 (-213쪽)
인터넷이 축소시키고 있는 우리의 능력... 마지막까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나서 나는 화가 났고, 슬펐고, 마음이 아프기까지 했다. 굳이 이렇게 책으로 나오지 않았어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면하려 하기에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터넷이 원래의 목적으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