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지식in 사전
조병일.이종완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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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보면 '호기심'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의 끝도 없는 호기심이 모여 이런 책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런데 그 호기심이라는 것이 그다지 깊이는 없어 보인다. 아주 짧게, 그야말로 '요점만 간단히!' 다. 그러다보니 일단 궁금했던 것에 대해 그랬었군!하고 고개를 끄덕이기에는 그만이다. 현대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지식이나 상식이라고 한다. 거기에다 짧은 역사지식까지 갖추었으니 금상첨화다. 가끔 한번씩은 궁금했었을 것들에 대한 이야기.  무엇이 되었든 깊게 파고들면 머리 아프다. 그뿐인가?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발품, 손품도 많이 팔아야 한다. 그러니 이런 책이라면 그 작은 궁금증 해소에는 그만인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찾아보게 되는 책도 이런 종류다. 아이가 커가면서 수도없이 외쳐대는 "왜?" 에 대한 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집 책꽂이에는 살짝 오래 된 냄새가 나는 책 한권이 있다. 1995년산이니 벌써 15년이 넘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과 형님,아우하면 딱 어울릴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비슷한 내용들이 많이 보이는 까닭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된다. 사람의 호기심은 정말 끝도 없는 것이구나...

책을 읽다보면 우와, 정말 그랬단 말이야? 하고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도 많고, 그래 맞아! 하면서 맞장구칠 수 있는 대목도 많다. 호기심이라는 것이 발전해서 더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건 정말이지 제대로 된 지식이 될 것 같다. 무언가 하나를 꼬투리 삼아 더 깊은 것을 알고자 하는 마음.. 그런 마음이 진정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이슬람교도는 왜 돼지고기를 먹지 않을까? 라거나 만우절은 왜 4월 1일이 되었을까? 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궁금했었다.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에서 안먹는다,가 아니라  안먹게 된 연유가 궁금했던 까닭이다. 만우절의 유래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얻게 된다.  베르사이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라는 것쯤은 이제 왠만한 사람은 다 안다. 거기에서부터 하이힐과 양산이 유래되었다는 것도. 하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던 번지점프가 성인이 되기 위한 전통 의식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중국여자들의 '전족' 풍습에는 신분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무언가를 새롭게 안다는 건 즐거운 일임이 분명하다.

더불어 알게 되는 지식이 또하나 있다. 이 대목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런 책을 읽어보시오, 하고 권해주는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거다. 참고할만한 책을 소개해주는 데 그 책들 또한 꽤나 많다. 같은 주제로 다르게 쓰였을 많은 책들에 대해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다 읽어볼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관심분야라면 한번쯤 참고삼아 읽어보아도 좋을 듯 싶다. 거기에다 말의 어원을 쉽게 배울 수 있어 괜찮았다. 평소에 궁금하지 않았던 것이라해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되니 일석이조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좀 그렇다. 앞에서는 병사를 의미하는 솔저 soldier의 어원이 소금인 솔트 salt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더니 뒤에 가서는 또 다른 소리를 한다. 군인의 솔저 soldier는 프랑스어로 급료를 의미하는 숄드에서 온 것이라고...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전에 어느쪽을 어원으로 삼아야 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제목 그대로 세계사 지식in 사전이다. 많은 이야기들과 아주 편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가끔은 피식거리기도 하고, 가끔은 눈을 동그랗게 뜨기도 한다. 책 속의 말처럼 현대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세계사 상식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만리장성의 벽돌은 밥풀로 붙여진 것이다' 라거<동방견문록>에 나오는 황금의 나라는 어디일까? 와 같이 아일랜드의 감자이야기, 단두대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들은 흥미로웠다.  세계사에 관해 여러분야의 테마를 다루어 주었지만 짧은 이야기를 통해 들려 주었던 역사지식은 제법 묵직했다. 또한 그 시기와 연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마음 써준 부분은 오히려 감사하다. 책을 덮으면서 생각한다. 퀴즈프로를 좋아하는 아들녀석과 한판 겨루기를 해보아도 괜찮겠다고..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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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된 역사 - 아틀란티스에서 UFO까지, 왜곡 조작 검열된 역사 지식 42
J. 더글러스 케니언 지음, 이재영 옮김 / AK(이른아침)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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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창조론자인가, 진화론자인가? 또한 당신은 소행성의 충돌을 믿는가, 빙하기를 믿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대홍수를 믿는가? 이 책이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어느쪽이냐고.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떤한 가설이 정설이 될 수 밖에 없었거나, 혹은 정설로 굳어져 내려오게 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으니 속단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왔던 인류의 기원이 잘못된 것이라면? 다윈이 자신이 내세웠던 진화론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면? 정말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 것일까 묻고 싶어진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의문들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읽고나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편집된 역사'라기보다는 '왜곡되어지는 역사'라는 말에 더 무게를 두고 싶어진다. 일전에 <우유의 역습>이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거기에서 보았던 암약이나 밀약따위들의 행태를 고스란히 보아야했던 씁쓸함을 기억하게 한다. 학자와 업계의 보이지않는 암약이라거나 이익을 위한 정부와의 밀약 따위들 말이다. 사실 그런것들은 어디에도 존재한다.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어쩌면 지금의 현실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왜곡되어지는 것들이 우리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것들을 파헤지고 싶어하는 듯 하다.

한때 우리는 '지식이 곧 힘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힘이 곧 지식이다'라고 말해도 된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안건을 지시할 수 있는 특별한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변화를 꺼린다고 해도 놀랄일은 아니다 (-66쪽)
모든 사람들의 의식은 확장되고 진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곁을 비켜가고 있는 중대한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치러야 할 비용은 약간의 고통이다 (- 226쪽)

그렇게 왜곡되어진 것들은 왜 수정되지 못하는 것일까? 기득권자들의 특권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무엇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 더욱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학자들이라면 더욱더 그렇지 않을까?  자신만의 연구성과라거나 결과물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도 침범당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하나더 보탠다면  그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의 연구를 끝으로 종결지을 수 있기를 희망할지도 모를 일이다. 바로 그런 심리들이 기득권을 창출하게 되고 후에 기존의 틀에 대한 반박형식으로 나오는 연구성과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왜곡되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책속에서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많은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2인자보다는 1인자를 꿈꾸는 인간의 오만함이 그렇게 보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압박을 이겨내며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으로해서 역사는 다시 쓰여지며 새로운 사실들이 세상속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신화의 부분들을 실제적인 천체의 세계와 비교해가며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각각의 신들을 하나의 행성들로 보았으며 그 신들의 싸움을 천체의 전기방전으로 해석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울렁거렸다. 물론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은근한 기대감마저 생겨났다. 세상에는 현대의 과학으로도 풀리지않는 수수께끼가 많다. 세계적인 불가사의라고 꼽는 일들도 많다. 해저도시 아틀란티스가 정말 존재할까? 신화속의 트로이가 실제적으로 우리앞에 나타났듯이 아틀란티스도 언젠가는 발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지금도 수많은 학자들이 그것을 찾아 헤맨다고하니.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고대문명에 관한 지식은 흥미로웠다. 신비의 나라라는 고대인도나 이집트의 피라미드 이야기를 통해 그야말로 만들어지거나 편집되어진 부분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왔는가를 보게 된다. 많은 것들이 밝혀져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간처럼 고집스럽고 오만한 존재가 이세상에 또 있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한다.

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대단히 정교했다던 마야인들은 밀림속에서 다리를 놓고 도로를 건설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왜 그런 것들을 만들어야 했는지 찾아내지 못했다. 또한 그들은 이미 앞섰던 그 시기에 시간을 계산해냈다. 365일로 되어있다던 그들의 한 해는 정확했다. 마야력이 끝나는 2012년이 지구멸망의 해라는 설은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곁을 떠돈다. 그토록이나 천문학이나 우주론이 발전했다던 그들의 문명은 어째서 사라져버린 것일까? 만약 우리가 그것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2012년의 멸망설은 사라지거나,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지구멸망을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대인도의 이야기는 슬그머니 화를 불러오게도 한다. 아주 오랜동안을 역사는 서구의 학자들에 의해 편집되어졌다. 자기민족 중심적인 편견과 자기민족의 인종 우월주의에 빠져 동양의 역사를 재해석했으며 그들과 상충되는 것들은 모두 버려졌다고 한다. 동양의 우월성을 서구나 유럽식으로 틀을 바꾸기까지 했다는 말이다.  인도를 품은 아시아의 이례적인 증거들이 인류의 기원과 고대선진문명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다시 검토해보게 만든다는 것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두께만큼이나  흥미롭게 다가왔던 처음과는 달리 책장을 넘길수록 왠지모를 지루함에 빠져들게 되었다. '편집된 역사'라는 말을 입증해야만 한다는 고집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져 중간지점부터 책읽기가 숨찼다. 어떤 사실에 대한 이론들과 그 이론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걸어가야 했던 힘겨운 발걸음을 내가 원하든 원하지않든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들이 어떤 핍박을 받았는가에 대해서도 우리는 공감해야만 한다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장황해진다. 그 장황함을 견뎌내면서 고지를 점령했지만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야 하는 마지막을 보게 된다. 관심있는 분야로써 접한 사람이라면 엄청난 흥미를 불러올 수도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내겐 좀 먼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졌다는 느낌으로 책장을 덮게 되었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삼천포로 빠졌으나 짧은 주제 하나만큼은 기억속에 남을 것 같다. 책속에서도 언급했던 영화 <스타게이트>를 떠올리게 하는 거석문화 이야기다. 내 생애 꼭 한번은 가서 보고 만져볼 수 있었으면 하는 유적이 하나 있다. 영국의 스톤헨지도 그렇지만 이스터섬의 모아이석상들이다. 그런 석상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땅 밑으로 묻힌 길이만 9m에 달하고 지면위로 올라온 얼굴부분들이 3~12m가량의 높이로, 모두 600개나 넘는다는 이 석상들은 무게가 거의 50톤이 넘을 정도로 크다고 한다. 얼굴뿐만이 아니라 몸전체가 조각되어져 있는 이 석상들은 본래의 자리에서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채 옮겨졌다!  옮져지지 못한 채 버려진 석상들이 150개나 발견된 곳에서는 각각의 석상들마다 그 완성의 단계가 달랐고 석상을 만들던 도구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갑작스러운 계기로 작업이 중단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 석상을 두고 제시했던 의문들이 다시 떠올랐다. 어떻게 그토록이나 거대한 돌들을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은 채 16km나 되는 거리를 옮길 수 있었는지? 어떻게 몸체 부분이 땅속에 그렇게 깊이 묻힐 수 있었는지? 석상들은 얼마나 오래전에,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왜 갑자기 그 일을 중단해야 했던 것인지? 하는 것들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인돌의 제작과정을 대입시키기에는 왠지 껄끄럽다. 책속에서 다루어주었던 마야문명의 첨단과학과 갑작스러운 사라짐이 왠지 그럴듯하게 오버랩된다. 그러다보니 아주 자연스럽게 이 책의 말미에서 잠깐 거론되었던 외계인을 떠올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십년동안 연구를 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도 밝혀내지 못하는 진실은 많을 것이다. 정확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는 올까? 찾아진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편집되어지지 않은 채로 나타날 수는 있는 것일까?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희망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비생각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게 된다'는 격언이 옳다면
우리의 과거가 전해주는 교훈을 무시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가 떠안아야 할 위험임이 분명하다.
거기에는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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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신화와 고대한국 민속원학술문고 12
노성환 지음 / 민속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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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다가올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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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신화와 고대한국 민속원학술문고 12
노성환 지음 / 민속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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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목록을 살펴보면서 가장 흥미롭게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일본신화 속의 고대한국'과  '일본신화에 영향을 준 한국신화'였다. 일본신화라는 걸 자세히 읽어본 적은 없다. 단지 귀동냥, 눈동냥으로 얻어들은 짧은 이야기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신화가 궁금했던 것은 느닷없이 불어닥친 백제이야기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백제의 흔적을 찾아 떠났던 다큐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더니 종내는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중에서 가장 적은 사료를 가지고 있다는 백제, 제대로 된 백제의 역사가 없다는 말을 생각해볼 때 과연 어디까지가 역사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던 까닭이다. 궁금하던 차에 일본신화속에 나타난 고대한국을 보여준다는 이 책을 우연하게 만나게 되었다. 내가 무슨 역사학자도 아니고 그것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닌데 무슨 학술도서냐?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저 재미있는 신화속을 한번 거닐어나 보자는 심산이었던 것 같다. 일단은 흥미롭다.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인들의 흔적을 어디에서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일본은 우리만큼이나 민속신이 많은 나라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만큼 그들속에 잠재되어져 있는 신화나 설화는 많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우리의 고대이야기는 과연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할까? 최고의 재물신으로 추앙받고 있다는 김유신의 이야기를 언뜻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신라장군이 어떻게해서 일본속으로 흘러들어간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당시의 일본이 백제와 친하게 지냈다는 걸 생각해보면 조금은 뜻밖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책속에서 마주친 신공왕후의 신라정벌담은 내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그들만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에 불과할 뿐이니 역사는 후대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편집되어진다는 말이 맞기는 맞는 모양이다.

사실 일본속에 나타나는 고대한국의 모습은 많다. 백제인들이 건너가 이룬 역사가 작지만은 않았다는 말일게다. 어딘가로 들어가 정착하여 자신들의 터전을 만들기까지 힘겨웠던 여정은 많은 예들이 있다. 얼마전 일본천황마저도 '백제인의 후손'이라는 말을 할 정도니 그들조차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였다는 말일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은 그들나름대로의 역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일본에 가봤다는 학자나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기를 가는 곳마다 한국과 관련된 역사나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국적인 것들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더 일본적인 것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을까? 우리것이면서도 그들만의 것인듯 느껴지는 이질감이 바로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 일본적인 한국의 것들속에서 우리는 우리 고대의 모습을 찾아낸다. 그리고는 우리의 역사를 유추하기도 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와 일본의 칠석신화를 비교했던 부분은 이채로웠다. 아울러 견우와 직녀라는 이야기가 어떻게 변화되었으며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새삼스럽게 다시 다가오는 계기가 된 듯 하다. 여러갈래로 해석되어질 수도 있는 하나의 이야기.. 하지만 원래의 틀만큼은 바꿀 수 없으니 어쩌면 서로 공유하게 되는 하나의 지식처럼도 느껴진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신화가 아이들 교육에 이용되었다는 것이나 한일신화를 교묘하게 비틀어 한국사람들을 일본화시키기 위한 교육에 이용되었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그것뿐일까?  그 나라의 문화를 먼저 흡수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 책을 통해 일본신화에 대한 궁금증이 더 많아지고 말았다. 일본의 신화전승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는 <고사기>와 <일본서기>, <풍토기>라는 책은 기회가 되면 꼭 한번은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그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고대한국의 모습을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신화에 나타난 여신의 성격' 편에서 우리신화와 비교해 주었던 부분은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고대한국이 일본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자의 말처럼 한국과 관련된 해석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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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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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 완전한 산만함... 이라는 말에 100% 공감한다. 구글을 가리켜 천사의 선물인가 악마의 유혹인가? 하고 묻는다면 나는 악마의 유혹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가장 인간적인 것들과 맞바꾼 기술... 이라는 말에도 100% 공감한다. 그렇게 가장 인간적인 것들과 맞바꾸더니 이제는 또 인간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또 한가지 전자책의 등장은 책의 종말일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올시다, 라고 대답하고 싶다. 책을 읽는 것은 깊이 생각하는 행위지 마음을 비우는 행위가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을 채우고 보충하는 행위였다 (-101쪽) 책 속의 말처럼 마음을 비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말에 공감할 수 없는 까닭이다. 지식을 채우는 것과 마음을 채우는 것은 분명코 다른 일인 것이다. 기계는 기계일뿐이다. 인간의 소모품이며 인간의 모든 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단지 편하다는 이유로 기계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방편은 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손과 발을 움직여 직접 알게되는 지식과 그저 남이 경험했던 것에 불과한 것을 찾아내 알게되는 것중에서 어느 것이 진정한 의미로 내게 다가올까?  대답은 간단하다. 내가 발로 뛰어 직접 알게되는 지식이 더 오래가고 더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적재산권이나 저작권을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주 쉽게 모든 지식을 얻는다. 어떻게? 인터넷을 통해서! 클릭한번만 하면 모든 것을 찾아내주는 인터넷이 있는데 무엇때문에 힘들여 발로 뛰어야하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정보, 얼만큼이나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서글프게도 우리는 많은 말들을 통해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정보를 100% 믿지 말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뒤진다. 왜 그러냐고 물을 필요도 없다. 편하니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저 편하기 때문만도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분명 사람들은 스스로 움직여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인터넷의 정보를 뒤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새로운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사소한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199쪽) 이 책속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까닭인 것이다.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찾아 헤매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다지 인터넷서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어딜가도 그게 그거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는 까닭이다. 가끔 마음을 다해 저만의 공간을 꾸미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는데 그런 공간은 어쩌다 마주치더라도 왠지 반갑기까지 하다. 인터넷의 원래 목적은 검색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없이는 살 수 없을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문제점도 발생하게 되는 듯 하다. 우리의 관심이 신속하고 반사적으로 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100쪽) 라고 이 책속에서 말하고는 있지만 과연 진정으로 생존을 위해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묻고 싶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분위기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지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멀티기능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해치울 수 있는 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다보니 그렇게 살아야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래놓고는 집중력이 없네, 인내심이 없네, 주의가 산만하네 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탓하고 있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이 책은 바로 그런면을 염려하여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장황하게 펼쳐놓은 말을 요약해보면 그다지 좋은 것만도 아니다. 뇌의 구조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러쿵 저러쿵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바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한번 읽어보시라, 얼마나 많은 폐단이 보이고 있는가를! 
뇌가 혹사당하면 산만해진다. 십자말풀이를 하면서 책읽기를 시도해보라.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터넷에서 지적활동을 할 때의 환경이다 (-188쪽) 
멀티태스팅을 더 많이 할수록 덜 신중해지고 문제에 대해 덜 생각하고 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209쪽)

누군가가 블로그와 같은 나만의 공간을 찾아왔을 때 거기에 있는 글을 전체적으로 꼼꼼하게 보고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의 공간을 찾아갔을 때 그처럼 세세하게 보고 오는가? 이 책속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아마도 그 말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단, 자신이 꼭 필요해서 찾아간 곳이라면 다르다. 마음도 없이 습관처럼 우리는 인터넷속을 헤매다니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길도 없는 길을 돌아다니니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말이다. 책속에서 장황하게 말하고 있는 많은 폐단을 앞세우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실생활속에서 그런 것들을 보고 느끼고 있다. 언젠가 영화속에서 보았던 잊혀지지 않는 말이 있다. 진화란 인간이 편하기 위해 변화하는 것이다,라는 말.. 지구 최대의 적은 인간이다, 라는 말.. 인간은 생각하기에 모든 것보다 앞서는 존재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이 책의 제목처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괴물에게 우리를 맡긴채로.. 가장 인간적인 것들을 내어주면서..

인터넷이 우리를 망각에 익숙해지게 만든다. 기억을 아웃소싱하면 문화는 시들어 간다 (-286쪽)
인터넷이 축소시키고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 깊이 아는 능력, 리의 사고안에서 독창적인 지식이 피어오르게 하는 풍부하고 색다른 일련의 연관관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바로 그 능력 말이다 (-213쪽) 
인터넷이 축소시키고 있는 우리의 능력... 마지막까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나서 나는 화가 났고, 슬펐고, 마음이 아프기까지 했다. 굳이 이렇게 책으로 나오지 않았어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면하려 하기에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터넷이 원래의 목적으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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