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된 역사 - 아틀란티스에서 UFO까지, 왜곡 조작 검열된 역사 지식 42
J. 더글러스 케니언 지음, 이재영 옮김 / AK(이른아침)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창조론자인가, 진화론자인가? 또한 당신은 소행성의 충돌을 믿는가, 빙하기를 믿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대홍수를 믿는가? 이 책이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어느쪽이냐고.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떤한 가설이 정설이 될 수 밖에 없었거나, 혹은 정설로 굳어져 내려오게 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으니 속단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왔던 인류의 기원이 잘못된 것이라면? 다윈이 자신이 내세웠던 진화론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면? 정말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 것일까 묻고 싶어진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의문들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읽고나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편집된 역사'라기보다는 '왜곡되어지는 역사'라는 말에 더 무게를 두고 싶어진다. 일전에 <우유의 역습>이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거기에서 보았던 암약이나 밀약따위들의 행태를 고스란히 보아야했던 씁쓸함을 기억하게 한다. 학자와 업계의 보이지않는 암약이라거나 이익을 위한 정부와의 밀약 따위들 말이다. 사실 그런것들은 어디에도 존재한다.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어쩌면 지금의 현실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왜곡되어지는 것들이 우리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것들을 파헤지고 싶어하는 듯 하다.

한때 우리는 '지식이 곧 힘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힘이 곧 지식이다'라고 말해도 된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안건을 지시할 수 있는 특별한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변화를 꺼린다고 해도 놀랄일은 아니다 (-66쪽)
모든 사람들의 의식은 확장되고 진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곁을 비켜가고 있는 중대한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치러야 할 비용은 약간의 고통이다 (- 226쪽)

그렇게 왜곡되어진 것들은 왜 수정되지 못하는 것일까? 기득권자들의 특권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무엇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 더욱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학자들이라면 더욱더 그렇지 않을까?  자신만의 연구성과라거나 결과물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도 침범당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하나더 보탠다면  그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의 연구를 끝으로 종결지을 수 있기를 희망할지도 모를 일이다. 바로 그런 심리들이 기득권을 창출하게 되고 후에 기존의 틀에 대한 반박형식으로 나오는 연구성과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왜곡되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책속에서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많은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2인자보다는 1인자를 꿈꾸는 인간의 오만함이 그렇게 보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압박을 이겨내며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으로해서 역사는 다시 쓰여지며 새로운 사실들이 세상속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신화의 부분들을 실제적인 천체의 세계와 비교해가며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각각의 신들을 하나의 행성들로 보았으며 그 신들의 싸움을 천체의 전기방전으로 해석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울렁거렸다. 물론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은근한 기대감마저 생겨났다. 세상에는 현대의 과학으로도 풀리지않는 수수께끼가 많다. 세계적인 불가사의라고 꼽는 일들도 많다. 해저도시 아틀란티스가 정말 존재할까? 신화속의 트로이가 실제적으로 우리앞에 나타났듯이 아틀란티스도 언젠가는 발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지금도 수많은 학자들이 그것을 찾아 헤맨다고하니.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고대문명에 관한 지식은 흥미로웠다. 신비의 나라라는 고대인도나 이집트의 피라미드 이야기를 통해 그야말로 만들어지거나 편집되어진 부분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왔는가를 보게 된다. 많은 것들이 밝혀져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간처럼 고집스럽고 오만한 존재가 이세상에 또 있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한다.

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대단히 정교했다던 마야인들은 밀림속에서 다리를 놓고 도로를 건설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왜 그런 것들을 만들어야 했는지 찾아내지 못했다. 또한 그들은 이미 앞섰던 그 시기에 시간을 계산해냈다. 365일로 되어있다던 그들의 한 해는 정확했다. 마야력이 끝나는 2012년이 지구멸망의 해라는 설은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곁을 떠돈다. 그토록이나 천문학이나 우주론이 발전했다던 그들의 문명은 어째서 사라져버린 것일까? 만약 우리가 그것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2012년의 멸망설은 사라지거나,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지구멸망을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대인도의 이야기는 슬그머니 화를 불러오게도 한다. 아주 오랜동안을 역사는 서구의 학자들에 의해 편집되어졌다. 자기민족 중심적인 편견과 자기민족의 인종 우월주의에 빠져 동양의 역사를 재해석했으며 그들과 상충되는 것들은 모두 버려졌다고 한다. 동양의 우월성을 서구나 유럽식으로 틀을 바꾸기까지 했다는 말이다.  인도를 품은 아시아의 이례적인 증거들이 인류의 기원과 고대선진문명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다시 검토해보게 만든다는 것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두께만큼이나  흥미롭게 다가왔던 처음과는 달리 책장을 넘길수록 왠지모를 지루함에 빠져들게 되었다. '편집된 역사'라는 말을 입증해야만 한다는 고집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져 중간지점부터 책읽기가 숨찼다. 어떤 사실에 대한 이론들과 그 이론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걸어가야 했던 힘겨운 발걸음을 내가 원하든 원하지않든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들이 어떤 핍박을 받았는가에 대해서도 우리는 공감해야만 한다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장황해진다. 그 장황함을 견뎌내면서 고지를 점령했지만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야 하는 마지막을 보게 된다. 관심있는 분야로써 접한 사람이라면 엄청난 흥미를 불러올 수도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내겐 좀 먼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졌다는 느낌으로 책장을 덮게 되었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삼천포로 빠졌으나 짧은 주제 하나만큼은 기억속에 남을 것 같다. 책속에서도 언급했던 영화 <스타게이트>를 떠올리게 하는 거석문화 이야기다. 내 생애 꼭 한번은 가서 보고 만져볼 수 있었으면 하는 유적이 하나 있다. 영국의 스톤헨지도 그렇지만 이스터섬의 모아이석상들이다. 그런 석상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땅 밑으로 묻힌 길이만 9m에 달하고 지면위로 올라온 얼굴부분들이 3~12m가량의 높이로, 모두 600개나 넘는다는 이 석상들은 무게가 거의 50톤이 넘을 정도로 크다고 한다. 얼굴뿐만이 아니라 몸전체가 조각되어져 있는 이 석상들은 본래의 자리에서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채 옮겨졌다!  옮져지지 못한 채 버려진 석상들이 150개나 발견된 곳에서는 각각의 석상들마다 그 완성의 단계가 달랐고 석상을 만들던 도구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갑작스러운 계기로 작업이 중단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 석상을 두고 제시했던 의문들이 다시 떠올랐다. 어떻게 그토록이나 거대한 돌들을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은 채 16km나 되는 거리를 옮길 수 있었는지? 어떻게 몸체 부분이 땅속에 그렇게 깊이 묻힐 수 있었는지? 석상들은 얼마나 오래전에,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왜 갑자기 그 일을 중단해야 했던 것인지? 하는 것들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인돌의 제작과정을 대입시키기에는 왠지 껄끄럽다. 책속에서 다루어주었던 마야문명의 첨단과학과 갑작스러운 사라짐이 왠지 그럴듯하게 오버랩된다. 그러다보니 아주 자연스럽게 이 책의 말미에서 잠깐 거론되었던 외계인을 떠올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십년동안 연구를 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도 밝혀내지 못하는 진실은 많을 것이다. 정확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는 올까? 찾아진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편집되어지지 않은 채로 나타날 수는 있는 것일까?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희망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비생각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게 된다'는 격언이 옳다면
우리의 과거가 전해주는 교훈을 무시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가 떠안아야 할 위험임이 분명하다.
거기에는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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