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신화와 고대한국 민속원학술문고 12
노성환 지음 / 민속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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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목록을 살펴보면서 가장 흥미롭게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일본신화 속의 고대한국'과  '일본신화에 영향을 준 한국신화'였다. 일본신화라는 걸 자세히 읽어본 적은 없다. 단지 귀동냥, 눈동냥으로 얻어들은 짧은 이야기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신화가 궁금했던 것은 느닷없이 불어닥친 백제이야기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백제의 흔적을 찾아 떠났던 다큐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더니 종내는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중에서 가장 적은 사료를 가지고 있다는 백제, 제대로 된 백제의 역사가 없다는 말을 생각해볼 때 과연 어디까지가 역사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던 까닭이다. 궁금하던 차에 일본신화속에 나타난 고대한국을 보여준다는 이 책을 우연하게 만나게 되었다. 내가 무슨 역사학자도 아니고 그것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닌데 무슨 학술도서냐?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저 재미있는 신화속을 한번 거닐어나 보자는 심산이었던 것 같다. 일단은 흥미롭다.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인들의 흔적을 어디에서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일본은 우리만큼이나 민속신이 많은 나라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만큼 그들속에 잠재되어져 있는 신화나 설화는 많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우리의 고대이야기는 과연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할까? 최고의 재물신으로 추앙받고 있다는 김유신의 이야기를 언뜻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신라장군이 어떻게해서 일본속으로 흘러들어간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당시의 일본이 백제와 친하게 지냈다는 걸 생각해보면 조금은 뜻밖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책속에서 마주친 신공왕후의 신라정벌담은 내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그들만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에 불과할 뿐이니 역사는 후대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편집되어진다는 말이 맞기는 맞는 모양이다.

사실 일본속에 나타나는 고대한국의 모습은 많다. 백제인들이 건너가 이룬 역사가 작지만은 않았다는 말일게다. 어딘가로 들어가 정착하여 자신들의 터전을 만들기까지 힘겨웠던 여정은 많은 예들이 있다. 얼마전 일본천황마저도 '백제인의 후손'이라는 말을 할 정도니 그들조차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였다는 말일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은 그들나름대로의 역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일본에 가봤다는 학자나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기를 가는 곳마다 한국과 관련된 역사나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국적인 것들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더 일본적인 것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을까? 우리것이면서도 그들만의 것인듯 느껴지는 이질감이 바로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 일본적인 한국의 것들속에서 우리는 우리 고대의 모습을 찾아낸다. 그리고는 우리의 역사를 유추하기도 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와 일본의 칠석신화를 비교했던 부분은 이채로웠다. 아울러 견우와 직녀라는 이야기가 어떻게 변화되었으며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새삼스럽게 다시 다가오는 계기가 된 듯 하다. 여러갈래로 해석되어질 수도 있는 하나의 이야기.. 하지만 원래의 틀만큼은 바꿀 수 없으니 어쩌면 서로 공유하게 되는 하나의 지식처럼도 느껴진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신화가 아이들 교육에 이용되었다는 것이나 한일신화를 교묘하게 비틀어 한국사람들을 일본화시키기 위한 교육에 이용되었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그것뿐일까?  그 나라의 문화를 먼저 흡수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 책을 통해 일본신화에 대한 궁금증이 더 많아지고 말았다. 일본의 신화전승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는 <고사기>와 <일본서기>, <풍토기>라는 책은 기회가 되면 꼭 한번은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그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고대한국의 모습을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신화에 나타난 여신의 성격' 편에서 우리신화와 비교해 주었던 부분은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고대한국이 일본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자의 말처럼 한국과 관련된 해석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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