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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지식in 사전
조병일.이종완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2월
평점 :
이런 책을 보면 '호기심'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의 끝도 없는 호기심이 모여 이런 책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런데 그 호기심이라는 것이 그다지 깊이는 없어 보인다. 아주 짧게, 그야말로 '요점만 간단히!' 다. 그러다보니 일단 궁금했던 것에 대해 그랬었군!하고 고개를 끄덕이기에는 그만이다. 현대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지식이나 상식이라고 한다. 거기에다 짧은 역사지식까지 갖추었으니 금상첨화다. 가끔 한번씩은 궁금했었을 것들에 대한 이야기. 무엇이 되었든 깊게 파고들면 머리 아프다. 그뿐인가?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발품, 손품도 많이 팔아야 한다. 그러니 이런 책이라면 그 작은 궁금증 해소에는 그만인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찾아보게 되는 책도 이런 종류다. 아이가 커가면서 수도없이 외쳐대는 "왜?" 에 대한 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집 책꽂이에는 살짝 오래 된 냄새가 나는 책 한권이 있다. 1995년산이니 벌써 15년이 넘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과 형님,아우하면 딱 어울릴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비슷한 내용들이 많이 보이는 까닭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된다. 사람의 호기심은 정말 끝도 없는 것이구나...
책을 읽다보면 우와, 정말 그랬단 말이야? 하고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도 많고, 그래 맞아! 하면서 맞장구칠 수 있는 대목도 많다. 호기심이라는 것이 발전해서 더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건 정말이지 제대로 된 지식이 될 것 같다. 무언가 하나를 꼬투리 삼아 더 깊은 것을 알고자 하는 마음.. 그런 마음이 진정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이슬람교도는 왜 돼지고기를 먹지 않을까? 라거나 만우절은 왜 4월 1일이 되었을까? 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궁금했었다.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에서 안먹는다,가 아니라 안먹게 된 연유가 궁금했던 까닭이다. 만우절의 유래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얻게 된다. 베르사이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라는 것쯤은 이제 왠만한 사람은 다 안다. 거기에서부터 하이힐과 양산이 유래되었다는 것도. 하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던 번지점프가 성인이 되기 위한 전통 의식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중국여자들의 '전족' 풍습에는 신분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무언가를 새롭게 안다는 건 즐거운 일임이 분명하다.
더불어 알게 되는 지식이 또하나 있다. 이 대목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런 책을 읽어보시오, 하고 권해주는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거다. 참고할만한 책을 소개해주는 데 그 책들 또한 꽤나 많다. 같은 주제로 다르게 쓰였을 많은 책들에 대해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다 읽어볼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관심분야라면 한번쯤 참고삼아 읽어보아도 좋을 듯 싶다. 거기에다 말의 어원을 쉽게 배울 수 있어 괜찮았다. 평소에 궁금하지 않았던 것이라해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되니 일석이조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좀 그렇다. 앞에서는 병사를 의미하는 솔저 soldier의 어원이 소금인 솔트 salt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더니 뒤에 가서는 또 다른 소리를 한다. 군인의 솔저 soldier는 프랑스어로 급료를 의미하는 숄드에서 온 것이라고...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전에 어느쪽을 어원으로 삼아야 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제목 그대로 세계사 지식in 사전이다. 많은 이야기들과 아주 편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가끔은 피식거리기도 하고, 가끔은 눈을 동그랗게 뜨기도 한다. 책 속의 말처럼 현대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세계사 상식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만리장성의 벽돌은 밥풀로 붙여진 것이다' 라거나 <동방견문록>에 나오는 황금의 나라는 어디일까? 와 같이 아일랜드의 감자이야기, 단두대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들은 흥미로웠다. 세계사에 관해 여러분야의 테마를 다루어 주었지만 짧은 이야기를 통해 들려 주었던 역사지식은 제법 묵직했다. 또한 그 시기와 연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마음 써준 부분은 오히려 감사하다. 책을 덮으면서 생각한다. 퀴즈프로를 좋아하는 아들녀석과 한판 겨루기를 해보아도 괜찮겠다고..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