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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의 경제학 - 삶을 바꾸는 작은돈의 기적
장순욱 지음 / 살림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경우 하나.
지갑에 남아있는 잔돈과 가계부의 잔액이 딱 맞아떨어져야 하는 후배가 있었다.
십원하나라도 틀리면 왜 틀렸는지, 무엇에 썼는지를 골똘하게 생각하고
끝내는 그 십원의 출처를 밝혀내야만 했던 ...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모두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었다.
"너 왜 그렇게 살아? 정말 대단하다!"
경우 둘.
단 한번도 어긴적이 없었다. 단 한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다.
그 사람은 매주 복권 사는 것을 대단한 일처럼 챙기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복권이 한번이라도 맞았느냐구?
맞긴 맞았다. 오백원짜리, 그리고 오천원짜리 두어번..
우리는 또 입을 모아 말했다.
"너 왜 그렇게 살아? 정말 대단하다!"
경우 하나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경우 둘만큼은 우리 주변에서 항상 마주칠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쪽일까? 사실 이쪽도 저쪽도 아니다.
나는 저렇게 십원짜리 하나를 맞춰가며 살만큼 알뜰(?)하지도 않고
또한 매주 복권을 사야할만큼 마음속에 일확천금을 꿈꾸며 살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노력한만큼의 댓가가 주어지려니 하면서 사는쪽이다.
<푼돈의 경제학>을 택하게 된 이유는
푼돈을 어떻게 모으면 부자가 되나가 궁금했던게 아니라
나는 어느정도의 경제관념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고 싶었던 까닭이었다.
나의 경제에 관한 관심도가 몇퍼센트나 될까?
부분 부분을 체크해가며 책을 읽고나니 참 놀라웠다.
경제관심도는 꽤 높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물론 계발서의 모든 책들이 말하는 그것이
역시 내게도 부족했음이었다.
모든 것은 <알고 있다>는 것보다 그것을 <실천하느냐,안하느냐>가 문제인거였다.
그렇다고 지금의 생활패턴을 바꿔가면서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아이러니일까?
살림을 하는 주부로써 나는 사실 푼돈에 관한 집념이 엄청 강하다.
항상 계획을 세워서 움직이는 까닭에 충동구매라는 것도 나와는 거리가 좀 멀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그 푼돈이 나를 서글프게도 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때는 슬며시 치밀어오르는 화를 삭이지 못하고 확 내질러버리고 마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요즘 청소년들의 말마따나 느닷없이 '지름신'이 강림하실때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거둠신'보다는 '지름신'을 맞이하는 게 훨씬 기분 좋다.
하지만 살면서 어찌 우리가 늘 기분좋은 일만 만나면서 살 수 있으랴!
그렇게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산다는 건 어떤 요행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 좀 더 다독이며 살수밖에....
푼돈을 아끼는 습관을 갖는다는 건 중요하다.
그러나 그 푼돈을 어떻게 아끼느냐가 더 중요한 듯 하다.
모든 것들은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듯 하다.
인간관계가 그렇고, 경제적인 면들이 그렇고....
생활속에 모든 진리가 들어있다는 말을 새삼스럽게 되돌아보게 해 준 책이었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