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아침..

또 다른 아침의 시작..

특별히 다를 일 없는 또 하루의 시작이지만

그건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하루인 것을.

한동안 소원했던 친숙한 이와의 통화.

변함없는 수다

거침없이 이젠, 아줌마지 뭐..하는 일상에 대한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

핸드폰 번호가 바꼈었다며..

익숙한 목소리의, 역시 변함없을 내 목소리도 그애에게는 낯설지 않았겠지.

잠깐의 익숙한 분위기에 새록 떠오르는 기억에 대한 추억. ㅋ

하루의 시작,

오늘은 종일 밝은 마음 유지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 제135회 나오키 상 수상작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들녘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다와 교텐의 세상과의 소통하기,
그리고 그 상처 어루만지기와 자기와의 화해.

다다와 교텐은 고교동창이다.
둘다 저마다의 가슴속 상처를 안고 있다.
어느 날 마호로시에서 심부름집을 운영하는 다다와
교텐이 만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동거가 시작된다.
법이 허용하는 내에서의 모든 심부름을 대행하는 다다에게
의뢰되는 일거리들.
치와와와 이별하는 소녀.
수상한 막대사탕을 배달하는 소년.
치와와를 입양하려는 콜럼비아 아가씨.
살해범의 단짝 친구 여고생.
병원의 실수로 뒤바뀐 부모를 찾으려는 남자.

책에서 작가의 시선은 다다의 심부름집이 의뢰받는 사건이 아닌
그 사건에 대한 다다와 교텐의 대응법에 머무르고 있다.
지나치게 신중하고 소심한 다다와 그에 반면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치는 교텐.
나중에서야 밝혀지지만 그들 각자는 자기만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다다가 심부름집을 하게 된 이유가 재밌다.
누군가한테 도움을 청할 일이 생긴다면이 그 이유다.
다다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듯이 두 사람이 온전히 동화될 수는 없다.
하지만 묘한건 그러면서도 둘의 관계는 유지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다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교텐하게 이야기하게
되면서 화해되고 그렇게 닫혀있던 세상과의 소통의 길도 열리게 된다.
다다에게서 어느 한 사람을, 교텐에게서 또 다른 한 사람을 생각하게 됐다면
아마 그것이 이 책이 잘 읽힌 이유기도 할 것이다.
세심하고 소심하기에, 행동이 먼저지만 그에 대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세상과의 소통방식 그리고 자기와의 화해.
이것이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려는 주제가 아닐까.

미우라 시온은 일본내에서도 요시모토 바나나 이후 인간 사이의 정감을 가장
잘 묘사하는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아마도 미우라 시온의 또 다른 책을 찾게 될테지만
불행히 시판되고 있는 그녀의 작품은 몇 작품 안되는 것 같다.

지나치게 다다와 비슷하거나 교텐과 비슷하다는 사람들이 한번 읽어 보고는
스스로에게는 어떤 판단을 내릴까,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후배녀석의 느닷없는 시골여행 제안에

아무 생각없이, 패밀리 세녀석과 함께

2박3일의 일정으로 떠난 김제행.

형, 볼건 없어..

온통 평야말곤..

녀석 말마따나 도로를 가운데로 해서 양쪽 모두

드넓은 평야.

아직 모내기철 이전이라 갈아만 놓은 평야, 그 끝이 안보인다.

한쪽 끝에 파르라니 보이는 건 파를 심어놓은 건가, 하고 가봤더니

보리였다. 보리잎의 파르스름한 색이라니.

새벽 이슬을 머금은 녀석들의 까칠한 머리가 더욱 싱싱해 보인다.

내장산.

단풍철이 아닌 내장산엔 인적도 드물어,

그저 나무들만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렇지, 새삼 산에는 나무들이 사는거지 하는 안도감.

매년 단풍철만 되면 수많은 행렬로 몸살을 앓을 산에게 있어

봄철은 휴가기간이겠구나 하는 생각.

그렇겠지, 너희들도 한숨고를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래서 몇 안되는 등산객이 고마웠다.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나무들은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한 채

자족하며 그렇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격포-채석강-변산반도 국립공원

바다에는 파도가, 기암괴석만이 철썩거리며 숨을 쉬며 살고 있었다.

역시나 아직은 드문드문 여행객들.

날은 좀 흐려 명명한 파도색을 볼 순 없었지만

조용히 밀려들다 빠져나가는 파도의 찰싹거리는 호흡소리라도

들을 수 있어 한 호흡 멈출 수 있었던 건,

주변 음식점의 호객소리에서,

그들의 삶은 바다로 인해 유지해 갈 수 있겠기에,

자연과 인간은 결국 하나인거구나라는 새삼스런 인식은.

자연을 개척하고 함께 영위하는 삶의 모습을

벽골제에서, 조상의 창조정신을 봤다면

그 창조가 다시금 인간의 이기주의로 인해 훼손되는 현장은

새만금방파제를 통해 재인식할 수 있었다.

떨어지는 빗줄기 속 한가로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길을 달리는

차 밖에서 자연은, 애처롭게 현실에 안주한 채 삶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태안반도는 차마 가 볼 수가 없었다.

더 이상 하나가 아닌, 각각의 길을 가는 우리 앞에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설 지 상상하는 자체가 자연앞에 부끄러웠으니.

부모님.

부모님은 항상 그 자리 그 곳에 계셨다.

뭐라도 하나 더 먹이려고 하는 녀석의 어머니에게서

내 어머니의 한면을 봤다면,

막내놈의 선배들이라고, 한 잔 술상앞에서

그래, 젤 선배가 누군가 하는 물음과 함께

내게, 다 자란 자식이지만, 우리 정호 모자람이 많은 녀석이니까

느들이 좀 더 챙겨주고 좋은 길로 이끌어들 주면서, 알제?

자, 언능와서 한잔씩들 받아봐.

나가 정호 선배들이 내려온다고 해서 벌써부터 맘 준비하고 있었당께.

사발 가득 소주를 따라주신다.

사발 가득 넘치는 사랑에 시골에서나 봄직한 상 가득한 밑반찬들과

고봉밥에 내려갔던 세 녀석 모두 배부르고 얼굴 불콰해져 익어가는 밤은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묻혀 조용히 저물어만 간다.

아버님, 걱정마세요. 정호녀석 잘하고 있고요.

또 비슷한 녀석들끼리 이리 어울리는거니까요, 걱정놓으시고요.

올라오는 길, 여전한 빗줄기 속에서

세상 때, 세상 짐.

부러 내려놓고 올라가는 길은 아니지만

한숨 쉬어놓고 다시금 일상 속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거로 족한 짧은 여행은 아니였는지,

사는게 별거간,

그리 살며, 살아가며

그러다보면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오고 다시금 또 돌고도는 게

그게 인생이려니

사는 게 다 그런게지,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또 그리 사는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데오의 <공중그네>의 연작시리즈들을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 작품들의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

보기에도 참 어이없는 이라부의 활약상이 사실은 인간 본연의

순수함에서 기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신작에선 새로운 주인공들의 등장이다.

공부와는 담 쌓고 짝짓기 파티업체를 운영하는 일개 건달 요코야마 겐지,

전형적인 인텔리 야쿠자 후루야 데쓰나가, 명문 게이오 대학 출신의 대기업

사원이지만 한 몫 잡으면 튈 생각만 하는 자칭 고문관 미타 소이치로,

모델 출신의 사기꾼인 아버지에 대한 복수외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구로나와 치에.

이 네 사람이 치에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위한 과정에 말려들면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유쾌한 사건 전개가 이번 작품의 이야기이다.

역시 히데오다.

재밌고 유쾌하면서도 사건의 전개가 흥미진진하게 빠르다.

또한 전작의 시리즈를 관통하는 인간 본연의 순수함에 대한 추구 역시 그대로다.

건달인 겐지나 야쿠자인 후루야나 세상에선 고문관이지만 번뜩이는 기억력으로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미타, 역시 세상사엔 무관심하고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있지만 치에 역시 기본적으로 순수한 사람들이다.

이야기 중간 중간, 엿볼 수 있는 어이없는 장면들에선

얘, 야쿠자 맞아, 명문대 출신 맞아? 하는 허탈한 웃음속에서 읽고나서

느껴지는 뭔가가 있다.

천생 악인은 없다는 사실.

마지막 부분의 미타가 키리바시 공화국에서 치에에게 보낸 편지와 답장을 보내나

마나 고민하다 간단한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치에의 장면이 압권이며 아마도

이 작품의 주제가 아닌가 싶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을 대상으로 한 시리즈가 또 계속 될 진 모르겠지만

네 인물 모두 전작의 이라부 못지 않은 범상한(?) 인물들이다.

그들의 행진이 계속 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흉터 - 손때묻은 이야기
이청준 지음, 정정엽 그림 / 열림원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어렴풋이 떠오르는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이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참, 작가란 사람들은 그 기억력도 일반 사람들과는 평범치 않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 잘못된 것일까..

책속에서는 작가의 가장 적은 나이의 기억인 5살무렵부터의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들이 상세히 묘사돼 있다.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의 기억은 생세한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어렴풋이나마

기억을 하고 있겠지만, 작가의 그 기억력의 생생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결국은 그 모든 기억들이 작가에게는 작품의 토대이자 배경이 됐겠지만,

나와는 자란 환경이나 그 뒷배경도 다르지만, 어렴풋한 어린시절에의

기억속을 더듬어보고 가벼운 미소 한자락 지어본다.

제목인 아름다운 흉터에서의 작가의 어린시절 남은 세가지 흉터이야기를 보곤

내 뒷통수의 터져 꿰맨 흉터를 어루만지면서 - 그 기억은 생생히 남아있는 -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었으니..

중학교때 필수적으로 민머리로 깎았어야만 했던 그때, 내게 그 흉터는

감추고 싶은 흉터중의 하나였으니..

그 흉터로 인해 그 기억이 있음이니..

몸이 기억보다 먼저임을 새삼 느끼게 된 건 하나의 보너스랄까..

어렴풋한 어린 시절속으로 이제 여행을 한번쯤 해봄은 어떨지..


ㅂ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