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이른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한가로이 점심을 먹고 오면서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본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하는 노래가사도 떠오르지만
같이 점심을 먹는 사람과 이런 얘기도 해 봤다.
왜, 비만 오면 파전과 막걸리가 생각날까?
...글쎄?...

비를 참 많이도 좋아했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전엔 괜히 비만 오면 때로는 우산을 들고
때로는 홀딱 맞으면서 길을 걷곤 했었다.
비가 내릴때는 주변의 소리들도 잘 들려
걷다보면 주변의 슬레트나 양철지붕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리도 낭만적으로 들리기도 했었고
그게 싫으면 창틀에 턱을 괴고 서서는 하염없이 떨어지는
낙숫물을 보거나 뿌옇게 흐려지는 유리창에 낙서를 하곤 했다.

이제는 그런 낭만을 즐기기엔 내 몸이, 내 마음이 안 따라주니
생각만으로 미소를 지어본다.
내리는 비, 계속 떨어지는 비
요즘 맘적으로도 많이 힘들고..
결국은 부딪혀 보는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해지는 길이겠지만,
그런다고 맘이 편해질 거 같진 않다.

떨어지는 비
넌 어디로 떨어지는건데?
무슨 생각으로?
떨어지기만 하면 되니
넌, 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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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 lee 2008-06-21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i...this is kyungjae..
yeah ur getting old..u can't enjoy rain any more...:-)
have a great weekend..

사랑이 2008-06-2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문만 보곤 누군가 했다. 잘 지내지.. 어젠 상우,형일과 가볍게 맥주 한잔 했다. 쏜다던 병대녀석이 펑클 내서, 셋이서만ㅋ.요즘 좀 머리아픈 일이 있어 글도 못 쓰고..그러네. 넌 공부 열심히 하고 여가 즐기면서 잘 지내고 있는거지? 보고싶다, 임마. 항상 건강 유의하길..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문삼석 <그냥>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정끝별 <밀물> 

말로는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아이와 엄마의 사랑이나

어디선가에서 도란도란 파도끼리의 귓속말이 들릴것도 같은,

내일 비가 온다는데

그래서 이리 날이 흐려지는 것인가,

하루도 그렇게 점점 흐리게 져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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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헤치며
 날아와
 눈 쌓이는 가지에
 나래를 털고
 그저 얼마동안
 앉아 있다가
 깃털 하나 아니 떨구고
 아득한 눈속으로
 사라져 가는
 너

영문학자이자 수필가 금아 피천득 선생님의
1주년을 맞아 남양주 모란공원에 세워진
금아시비에 새겨졌다는 당신이 평소 가장
아꼈다는 시. 너
평생을 아이같은 동심으로 문학뿐 아니라
하찮은 미물에도 똑같은 관심과 사랑으로
대했다는 짤막한 기사를 대하고.

내 지금껏 살아오며
내가 다가가고 내게 다가와
짧은 인연이라도 내가 시선을 주고
내게 관심을 가져주었던
수많은 너에게.

어디에선가라도
같은 하늘 아래 있을
너에게
아쉽고 그리운 마음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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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어머니의 깨우는 소리에 잠을 깨곤 얼결에 핸드폰을 받아든다.

형일이다. 갑자기 저녁을 먹으러 나가잔다.

선잠을 깬 내 목소리가 시큰둥했나보다.

왜, 싫어. 수술후엔 개고기가 최고잖아. 바람도 쐬게 할겸 밖으러 나가게.

그제서야 정신이 좀 깬거 같다. 상우, 퇴원했냐

그래, 도착함 전화줘.

일요일이면 오전에 교회갔다 점심먹고서는 보통 책을 보는데 그만 잠이 들었나보다.

처음엔 벌써 하루가 지나서 출근알람을 못 들어 출근하라고 깨우시는지 알았다.ㅋ

잠시후 녀석의 전화가 와서 녀석 차를 타고 상우를 태우고 마지막으로 한 녀석을

더 태운 차는 고산동이라는 데로 향한다.

의정부에서도 끝이다. 한적한 동넨데 최근에 수용됐다는 그곳인가보다.

곳곳에 보기에도 무서운 수용 결사반대의 현수막들이 붙어있었다.

네명이서 수육 2인분에 전골1인분, 밥 두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고

다들 배고팠었나보다. 더구나 술도 안 마시니.

일요일 늦은 술은 다들 아무래도 좀 꺼려지니까.

커피 한 잔 하고 출발한다.

주변 한번 둘러볼까. 형일이 녀석은 이곳이 첨이 아닌가보다.

아니나다를까.

한적한 아스팔트길 양 옆 좌측으론 하얀 배꽃이, 우측으론 복사꽃이 만발.

오길 잘했지. 그러네.

야, 저 해 좀 봐.

녀석의 손길을 따라 좌측 저 쪽 산 너머로 시뻘건 해가 멈춰서 있었다.

시간은 7시를 좀 넘어있었고 지는 석양의 끝, 어스름한 산그늘이 떨어지고 있었다.

20여년이 넘은 관계, 서로 별다른 얘긴 없었지만 그냥 그렇게 이해되는 분위기.

장맛이 그렇듯이 친구관계도 오래될 수록 잘 익어 대화없이도 소통되어지는 느낌.

하얀 배꽃과  연분홍 복사꽃 사이, 벌건 석양을 가슴에 담고 들어가는 길.

봄이 익어가는 어느 저녁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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