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생애 범우문고 14
최현 지음 / 범우사 / 198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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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우주인을 배출했습니다. 우주에서 생활을 하고 실험을 하는 장면이 TV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습니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말 그대로 블루마블(blue marble)이었습니다. 이소연 씨는 "지상에서 아등바등하면서 힘들게 살아 왔던 생활들이 뉘우쳐졌다"고 했습니다. 비행기 위에서 아래를 바라봐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지구 바깥에서 지구를 보면 정말 그렇게 생각될 것 같습니다.

이소연 씨가 우주를 다녀오는 걸 보면서 제가 가장 놀랐던 건, 우주정거장에 상주 인력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원양어선을 타고 수개월 간 바다에서 고기를 잡듯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반년씩이나 우주정거장에서 일상생활을 하며 실험을 하는, 정말 '우주인'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제   목 : 공자의 생애
   지은이 : 최현 엮음
   펴낸곳 : 범우사 / 1986.4.25 초판 발행, 2007.3.15일刊 2판 2쇄를 읽음  ₩2,800

이소연씨가 우주에 다녀올 때 즈음 일 때문에 잠깐 해외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비행기 안에서 범우 문고판 도서 <공자의 생애>를 읽었습니다. 한국 사람도 우주를 다녀오는 이 시대에 2,500년 전 시대를 살다 간 공자의 생애를 읽고 있다니, 책을 읽으면서 참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묘한 감정이 들긴 했지만, 왜 읽느냐는 고민은 하지 않았습니다. 공자의 생애를 아는 사람들은 결코 공자의 삶이 한 시대를 풍미하고 간 '옛 사람' 정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천 년 전의 공자라는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인류사를 관통하는 그 무엇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수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 무엇, 수천년 후에 다시 봐도 감동적인 그 무엇, 그것이 옛 시대를 살다간 성인의 삶을 읽는 맛입니다.

공자가 자공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내가 많은 것을 배워서 그것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나는 오직 하나의 도리로써 모든 것을 꿰뚫고 있을 뿐이다."

<논어> <위령공> 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하나로써 모든 일을 꿰뚫다'는 뜻의 '일이관지(一以貫之)'는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일(一)'이 무엇일까요? <이인> 편을 보면, 공자가 '나의 도는 일이관지이니라'하고 나가자 제자들이 그 뜻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증자가 말하기를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일 뿐이다"라고 했답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충'과 '서'를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공자가 말한 그 '일'이 무엇이든 간에, 공자는 '원칙'이나 '진리'와 같은 뜻으로 말했을 것입니다. 그것은 '인(仁)'일 수도 있고, 그 '인'에 도달하기 위한 '충' 또는 '서'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중요것이 아니라, 그 '하나'를 통해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그 하나를 터득하여, 그 하나를 통해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혜안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공자는 한 번 무엇엔가 빠지면 그것을 완전히 터득하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합니다. <공자세가(孔子世家)>를 보면, 공자가 노나라 사양자(師襄子)에게서 거문고를 배울 때, 그 궁극의 이치를 깨달을 때까지 절대 '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터득했다고 생각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다'고 말했습니다.

공자의 생애, 그의 말과 삶을 좇다보면 수천년의 세월을 무색하게 하리만치 감동적일 때가 많습니다. 읽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다릅니다. 이번에 공자의 생애를 다룬 아주 작은 책자 하나를 읽으며, 공자가 말한 그 '일(一)'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안다'는 곱씹게 되었습니다.

요즘 공허할 때가 있습니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던 법정 스님의 말씀이 자꾸 생각납니다. 열정 뒤에 가끔 찾아오는 그 공허함을 떨치고 싶습니다. 그 '하나'를 아직 제대로 깨치지 못한 때문일 것입니다.

'많음(多)'이 '하나(一)'를 능가하지 못함을 알았습니다.  
스스로 호를 '여일(如一)'이라 지어놓고서도, 아직 그 '一'의 발견이 요원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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