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으로 이 나무를 흔들어보고 싶지만 내게는 그럴 만한 힘이 없다.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람은 이 나무를 흔들어 괴롭히기도 하고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구부리기도 하지. 우리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손길에 의해 더없이 모질게 구부러지고 시달림을 받고 있지 않는가.
(중략)
뭘 그리도 놀라는가? 사람도 나무와 다를 바가 없다.
나무가 더욱 높고 환한 곳을 향해 뻗어 오르려 하면 할수록 그 뿌리는 더욱더 힘차게 땅 속으로, 저 아래로, 어둠 속으로, 나락으로, 악 속으로 뻗어 내려가려 하지.
-산허리에 있는 나무에 대하여,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정동호 역, 책세상, 2006, p.6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