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평온하다.
바람 한점 없는 어느 날, 호수가 잔잔하다.
도랑에 고인 물마저 잔잔하다.
우리도 이와 같다.
전에는 결코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맑음과 고요가 이따금 우리에게 다가온다.
세계가 우리 곁을 지나간다.
저 깊은 물 속을 들여다보면 세계가 보인다.
아주 맑은 거울!
오직 순수한 고요!
정신을 차리고 나는 음악소리까지 듣고 있다.
창조주가 나를 축복하고 있다.
아! 기쁨, 절묘한 이 기쁨!
-헨리 데이빗 소로우 글, 최민철 엮음, 나를 다스리는 것은 묵직한 침묵,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