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우리들의 하느님, 녹색평론사, 1996.
이와 같이 기독교가 있기 때문에 하느님이 있고, 교회에 가서 울부짖는다고 하느님이 역사하시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기독교가 있든 없든, 교회가 있든 없든, 하느님은 헤일 수 없는 아득한 세월 동안 우주를 다스려왔다. 선교사가 하느님을 전파하면 하느님이 거기 따라다니며 머물고 같이 사는 게 아니라, 기독교가 전파되기 전부터 하느님은 어디서나 온세계 만물을 보살펴오셨다. 하느님은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인간들의 마음이다. ..p.19
교회는 새삼스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온 세계와 온 우주가 바로 하느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나는 떳떳하게 모든 자연과 더불어 사람이나 동물이나 서로 섬기며 살고 싶을 뿐이다. 하느님은 그것을 원하셨기에 이 땅에 예수님을 보내주셨다. 서로 섬기는 삶이야말로 예수님이 가르쳐준 사랑이며 그것을 위해 피흘려 희생하신 것이다. 이 땅위의 진짜 우상과 마귀는 제국주의와 전쟁과 핵무기와 분단과 독재와 폭력이다.-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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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로야, 이제야 니가 보내준 책을 손에 들었다. 기독교에서 걸어나와 기독교건 뭐건 우리 안에 내재한, 우리들의 하느님 이야기구나. 우리들의 하느님, 하느님, 하느님...그러다 어쩌다 하느님이다, 부처님이다 하는 말이 생겨나 이리저리 세상을 훑고 다니나 싶어진다.
재생지에 씌어진 글이라 그런지 책을 드는 마음도 가벼워진다. 그러고보니 녹색평론사가 가까운 곳에 있구나. 어쨌든 재미있게 읽을 것 같아. 고맙다, 왈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