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떠나고 누가 남는가

                                                            -조지프 애디슨

 

위대한 사람들의 무덤을 바라볼 때

내 마음 속 시기심은 모두 사라져 버린다.

미인들의 묘비명을 읽을 때

무절제한 욕망은 덧없어진다.

 

아이들 비석에 새겨진 부모들의 슬픔을 읽을 때

내 마음은 연민으로 가득해진다.

하지만 그 옆에 있는 부모들 자신의 무덤을 볼 때

곧 따라가 만나게 될 사람을 슬퍼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일인가를 깨닫는다.

 

쫓겨난 왕들이 그들을 쫓아낸 사람들 옆에

묻혀 있는 것을 볼 때

또 온갖 논리와 주장으로 세상을 갈라놓던

학자와 논객들이 나란히 묻힌 것을 볼 때

인간의 하잘것없는 다툼, 싸움, 논쟁에 대해

나는 슬픔과 놀라움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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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22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연은 제 삶의 지침으로 사용해도 될 거 같구요, 2연은 공감한 이유가 있어 의미있게 좀 웃어 줬습니다.

이누아 2005-08-23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왕자는 지리학자를 만난 뒤 자신의 꽃이 일시적인 존재이며, 일시적인 존재라는 뜻이 "사라져버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중3때 저는 영원한 것을 찾고 있었는데, 어린왕자는 사라져버릴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그 꽃을 떠나온 것을 후회합니다. 더욱 사랑하게 되지요. 그리고는 자신이 너무 어려서 꽃을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음을 깨닫습니다. 사라져버릴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무가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소중한 것이더군요. 지리학자와 어린왕자가 만나는 장면을 보고, 일시적인 존재인 인간을 경멸했던 중3때의 그 진한 방황을 끝냈습니다. 은하철도999에도 영원한 생명을 얻으러 갔던 철이가 그것을 받지 않고 옵니다. 영원이라는 유혹에서 벗어나 사라져버릴 위험에 처한 이 일시적인 존재들을 같은 존재로서 맘껏 사랑하고 싶습니다. 아침이라 오늘은 계속 좀 횡설수설하는 느낌이 드네요...어쨌든 오늘 하루, 잘 보내세요.

비로그인 2005-08-2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래서 죽음을 무릎쓰고 돌아가려 했었죠, 그 꽃을 사랑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쟎아요, 왕자가! 정원에 가득 핀 장미를 보고 별에 남겨진 장미꽃을 더욱 그리워하구 말에요. 에고, 중딩 3.. 부끄럽습니다. 전 좀 철이 늦게 드는 바람에, 이십대 후반에 <어린 왕자>를 읽었어요. 글고 방황도 꽤 길었죠. 정확히 말하면 스물 아홉 살 때까지 좀 헤매고 빌빌거리다 삼십대에 들어서면서 평정모드로 들어간 듯 싶습니다.(사실 발악을 하려해두 기운이 딸려서무네..헹..ㅡ,.ㅡ)글고 메텔이랑 철이가 헤어질 때..어, 진짜..으흑..눈물 나네요..잘 가, 철아~ 메텔~메텔~ 저, 무지 가슴 아팠습니다!! 사요나라, 라고..아마 일본 여가수가 테마송을 불렀던 걸로 기억하는데..팝적인 성향이 강했던 그 노래가 생각나네요..근데 뭐니뭐니해두 은하철도는 단연 이 노래가 압권이죠! 기차가~ 어둠을 뚫고서~ 은하수를~ 건너면~ 으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