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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서약 운동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8일 접수된 장기기증등록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되었으며,  님의 등록번호는 055###입니다.

님의 바램대로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장기기증등록증은 우편으로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보내드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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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서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을 보다 신랑이 "우리도 장기기증해야 되는 거 아냐" 하기에 "그러지" 했다. 미리 알아보려고 인터넷으로 들어가 보니 장기기증, 사후조직기증, 각막기증, 사체기부, 신장이나 골수처럼 살아서 기증하는 것 등 종류가 많았다. 죽었는데 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기증은 불가능했다. 신랑에게 말했더니 죽어서 하는 것만 하랜다. 헌혈 한 번 하고 한 달이나 빌빌거리면서 다른 건 하지 말라고. 장기기증이야 뇌사라야 되지만 각막이나 조직기증은 사후 몇 시간 안에 병원으로 이송되면 가능하고, 사체기부는 죽기만 하면 가능한 것이니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리라.

사실 그냥 고이 죽은 채로 죽는 게 마음 편할 것 같기도 하지만 목숨을 거는 것도 아니고 죽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도울 수 있다는데...난 죽어서 내 몸은 내 몸이 아닌건데 장기기증, 사후조직기증, 각막기증까지 표시하고는 10분 이상 고민했다. 사체기부는 병원에서 태워져서 병원 납골당에 가는데 그게 이상하게 마음이 쓰이는 거다. 집착은 죽음을 초월하나 보다. 불자로서 부끄럽다. 의대생들이 외국까지 가서 해부하고 온다는데, 내 것도 아닌데, 일단 표시하자.

신청한 뒤 위의 메일이 왔다.

이렇게 메일을 받고보니 죽음이 언제나 닥칠 수 있는 그런 것으로 더 가까이 느껴졌다. 무슨 일이나 그렇듯이 남을 위하기만 하는 그런 일은 없다. 내가 죽어서 어떻게 될지, 어떤 모습으로 죽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내 삶에서 죽음이 배제되지 않고 삶의 한 부분을 이룰 수 있게 된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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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1-0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누아님. 전 정말이지 넘 부끄러운 게 말이죠. 장기기증은 괜챦은데 사체기증같은 경우, 해부할 때, 아프면 어떡하나..그리고 부끄라바서 어떡하나..그런 얼토당토않는 생각에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절 보는 순간, 생과 죽음이 같은 삶 안에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죽은 몸이 뭐가 그리 부끄럽고 뭐가 그리 아플 것이라고...사체기증과 장기기증..이누아님의 결심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전 장기기증은 하고 싶은데..사체기증은 인생자체가 형편없이 부끄라운 몸뚱이인지라 어떻게 될 지..

이누아 2005-01-2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이름 지운다고 지웠는데 위에 하나 더 있었군요. 평소에도 페아퍼에 선희야, 선희야 달고 지내잖아요.

장기기증과 사체기부는 같이 안 하셔도 됩니다. 장기기증만 따로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거죠. 살아서 골수나 신장을 기증하는 분들도 계신데 저도 제 몸을 먼저 염려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런 일이야 누가 강제하는 것도 아닌데 지나치게 부담스럽게 해서는 곤란하죠. 기쁘게 해야죠. 저는 이걸 계기로 유언도 장만했는걸요. ^^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