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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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받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책을 먹는 여우 이야기이다. 나는 뽀빠이가 시금치밭에서 시금치를 먹고 힘을 내는 만화를 보고, 어머니가 사다 두신 씻지도 않은 시금치를 그대로 먹은 적이 있다. 아이들도 나처럼 이 책을 읽고 책을 먹으려고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친구 아들에게 이 책을 다시 선물했다. 보자마자 친구 아들은 "하하, 어떻게 책을 먹을 수가 있어?" 했다. 나같은 아이는 아니군. 그런데 오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들이 그 책을 너무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다. 사람들만 오면 그 책을 꺼내서 세상에 여우가 책을 먹어요 한다는 거다. 그리고 그 책의 표지는 너무 두꺼워서 그 여우가 와도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고. 지나칠 정도로 그 책에 열광하는 것이 친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아이는 책만 보면 책먹는 여우가 먹기에 어떤 책일까 생각하는 듯했다. 이 책은 얇고 부드러운 책이니 먹기가 좋겠군, 저 책은 두껍고 딱딱해서 먹기도 나쁘고 소화하기도 힘들겠어 하고 말이다.

이 책에는 교훈도 있다. 그러나 난 교훈이 뭐가 대수냐 싶다. 세상에는 존재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존재한다. 내 친구 아들의 책꽂이에는 책먹는 여우가 산다. 아침에 일어나면 책꽂이의 책이 조금씩 줄어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친구가 양념을 하려고 양념통을 꺼냈을 때 소금과 후추통이 비어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그 아이가 여우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그렇게 그 여우에게 열광할 수 있겠는가...또 언젠가 그 친구의 집을 찾아갈 때 여우에게 줄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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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0-0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핫. 이거 '메타 - 리뷰'의 선을 넘으셨군요. 동화와 동화의 경계에 선 리뷰..(헷. 사실 '메타 리뷰'라는 어휘는 제가 방금 만든 날조어이지만, 쿠헬헬..근데 진짜 그런 말이 있음 어떡허나..)앙증맞은 리뷰인뎁쇼..잼나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