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자전](감산 지음. 대성 옮김, 여시아문, 2003)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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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죽고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을 듣고 많이 걱정하셨지요?"

어머니가 말했다. "죽고 사는 것이야 정해져 있지. 나 자신도 걱정하지 않는데 자네를 왜 걱정하겠나..."..."자네는 도로써 몸을 잘 가누시고, 내 걱정은 하지 마시게. 이번에도 자네와 오래 헤어지게 되었네. 기쁜 마음으로 가시고, 뒤를 돌아보지 마시게."

나는 천하의 어머니들이 이와 같은 사람이라면, 어찌 단박에 '죽고 사는 마음'을 다하지 못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어머니를 위해 이러한 명(銘)을 지었다.

어머니와 자식의 정은 자석이 바늘을 끌어당기듯 하지만

타고난 묘한 성품은 본래 그대로 원만히 이루어져 있네.

내가 우리 어머니를 보니, 나무에서 불이 나온 것 같아서

나무는 이미 타 버렸지만 불에는 본래 '나'가 없다네.

살아서도 그리워하지 않고, 죽어서도 모르는 척하시니

이제야 내 몸뚱이야말로 석녀가 낳은 것임을 알겠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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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은 마음이고 분별 없는 것이 지혜이다. 마음에 의지하면 물들게 되고, 지혜에 의지하면 깨끗해진다. 물들면 생사에 윤회하고, 깨끗하면 여러 부처님조차 없다.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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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나고 죽는 일이 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죽음은 금방 닥쳐옵니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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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4-24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산 스님 저작 벌써 저도 찾아놓았는데, 이렇게 리스트도 만들어주시다니! 찜합니다~

이누아 2004-04-2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고 리스트를 만들었다면 더 알찼을텐데...이런 생각도 들지만 다 읽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리스트부터 먼저 만들었습니다.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면 더할나위없이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