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법을 어겼다고 해서 시작된 일이었다. 선거중앙위원회에서는 위반하지는 않았다고 공문을 보냈다. 실정법 위반은 없었다. 그리고 사과하면 탄핵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과하면 끝날 정도의 사안으로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말이다.

경제파탄의 책임을 묻고 있다. 최고 책임자이니 당연히 책임이 있다. 그러나 돌발적으로, 잘못된 경제 계획에 의해 경제가 이런 상태에 처한 것이 아님을 모두가 알고 있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한다. 정치적 혼란은 대통령보다 국회가 더 앞장서고 있지 않은가...

대선자금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조사된 적이 있는가? 대통령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통령은 검찰을 "장악"하지 못했다. 국회가 실정법을 위반한 것도 아닌데 대통령을 탄핵했다. 대통령은 국회를 "장악"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본래 그것은 장악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련의 사태들이 대통령이 이전의 대통령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많은 허물에도 불구하고 그 허물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환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전의 대통령들이 이런 허물이 없었다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에 의해서 앞으로의 대통령이 이전의 대통령과 다를 수 있음을 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대통령의 공과를 따진다면 과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의 공도 드러나지 않는다.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는 국회의원들과 언론들에 둘러싸여 그의 잘못은 낱낱이 드러난다. 그것이 사석에서의 농담일지라도.

그렇게 정치적 왕따를 당하더니 드디어 193명의 국회의원에 의해 탄핵안이 가결되었다. 질서유지권이라는 물리력이 동원되었다. 예전에 여당일 때 그랬듯이 거대 야당이 되어서도 힘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날치기다. 아, 질서유지권이라니... 

정말로 객관적이고 냉철하고 싶다. 나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듯 그렇게 헤아려 보고 싶다. 그러나 오늘 나는 처음으로 정치적 사건을 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탄핵의 안도 불합리하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탄핵의 방법도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불합리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합법이다.

합법적 절차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최종 결정을 할 것이다.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법관들이 법을 잘 알고 있으므로.

193명을 기억하고 싶다. 반대하는 국민이 두 배나 많은 데도 탄핵이라는 국가의 중대한 사안을 가결시켰다. 내가 찍은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나에게 묻지 않았다. 아니 물었는데 두 배나 많은 내가 아니다 라고 했는데 나를 무시했다. 다음 달이 되면 무시하던 내게 표를 달라고 할 것이다. 하는수없이 나도 그들을 탄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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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3-13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묻지도 않고 왜 나를 들먹이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