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사람은 자기가 불행하다고 상상하는 순간 정말로 불행해지기 마련이다.<마리> - P186
나는 언제나 평온하고 담담했지. 동요와 불안도 느낀 적이 없어. 그 어떤 일에도 불안을 느낀 적이 없어. 그러니까 사람들이 나를 피하기 시작하더군. 마치 유령을 대하듯이.<마리> - P205
나는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 스스로를 제어하기 때문에 서로 자유롭다고 느끼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 불안을 모르는 그런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 물론 내가 환상을 꿈꾸고 있다는 건 나도 안다.<환상> - P243
오히려 고독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웃는다고 나는 확신한다. 억지로 웃거나 미소를 지어야 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억지웃음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수행해야 하는 가혹한 과제다.<철가면> - P283
지금 이 순간까지 내 인생은 이렇다 할 내용이 없었던 것 같고, 앞으로도 내내 별 내용이 없을 거라는 확신은 뭔가 무한한 것을 느끼게 해준다. 무한한 것은 불가피한 최소한의 일만 하고 잠이나 자라고 명령하는 그 무엇이다. 그래서 내가 이러고 있지 않은가.<헬블링의 이야기> - P386
그는 지루하고, 뭔가를 죽도록 갈망한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을 갈망하는지 알기만 하면 좋으련만, 하고 그는 생각한다.<브렌타노(1)> - P430
동굴 아래로 내려가려니 당연히 겁이 나서 흠칫 물러섰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생각하니 더 이상 바랄 게 아무것도 없고, 가진 게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갖고 싶지 않아서 기분이 짜릿했다.<브렌타노(1)> - P437
아마 오전 열시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그렇게 홀로 있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은데, 누구의 손일까? 누군가의 몸을 어루만지고 싶은데, 그래서 어쩌자는 건가?<툰의 클라이스트> - P441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아프다고 말해야 하는데, 말하지 못하니까 아픈 것이다.<툰의 클라이스트> - P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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