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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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가게 사장님이 어떤 책이 재미있냐고 하시기에 이 책을 얘기했다. 앞 쪽에 4페이지나 이 책에 대한 각계의 찬사가 적혀 있어 눈살이 찌푸려졌는데 다 읽고나니 그런 찬사를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에 비유하자면 한 장 한 장의 그림이 배경까지 다 채색된 아름다운 책이다. 꽉 찬 느낌이다. 자연이 배경이 된다는 게 이런 힘이 있나 보다. 관계는 하나의 세계다. 가족이라는 하나의 세계가 사라진 후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다시 하나의 세계를 연다. 그리고 그 가운데 어떤 세계로 나아갈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소녀, 카야가 있다. 책을 읽는 누구라도 그녀의 습지로 빨려들어갈 것이다.

 

 

 

 

남매는 조용히, 그렇게 앉아 있었다. 아무 기억도 하지 않으려 하면서. - P299

엄마는 언제나 습지를 탐험해 보라고 독려하며 말했다. "갈 수 있는 한, 멀리까지 가 봐. 저 멀리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 - P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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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7-30 0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연 풍경 묘사가 아름다운 책이죠 ㅎㅎ카야라는 소녀도 정말 특이한 캐릭터였어요. 모글리 미국 버전 같은...그나마 주변에 착한 사람’도’ 있어서 더 나은 쪽으로 살아남는...

이누아 2020-07-30 15:42   좋아요 1 | URL
주변의 착한 사람들 덕분이기도 하고, 카야 자신 때문이기도 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라진 관계도 여전히 살아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엄마는 사라졌지만 습지를 탐험하라는 엄마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엄마를 기다리기 위해 아궁이를 남겨 두고, 엄마처럼 불행해지지 않으려고 결단을 내리기도 하잖아요. 인간은 어쨌든 혼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사라진 관계와도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것도 원하는 것 없이 카야를 돕는 사람들이 어둠 속 반딧불이 같았어요.

반유행열반인이 무슨 뜻인지 볼 때마다 궁금했는데... 유행은 떠도는 것? 열반인은 불교적 의미? 혼자 이래저래 생각해봤는데...^^;;

반유행열반인 2020-07-30 17:09   좋아요 1 | URL
카야 자신 때문이라는 말에 뭔가 쿵 하고 가요. 나새끼가 잘해야 해...하는 ㅋㅋㅋ
인간은 혼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말씀도 새겨듣고 갑니다.
반딧불이 나오는 장면 이누아님 말씀 듣고 나니 막 하나둘 불켜지는 느낌처럼 살아나네요.
제 닉네임은...고등학교 때 퀴즈푸는 게임 아이디 그냥 가져다 붙인 게 어쩌다 살아 남았는데...
지금은 없어진 듯한 어떤 브랜드 광고에서 nirvana against the fads- 하는 문구를 보고 오오! 두둥! 하고 제 마음대로 한자?한글 번역해서 지은...중2병 돋는 이름입니다...귀찮아서 안 바꾸고 있어요...너바나니까 확실히 불교적인 거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답이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이누아 2020-07-30 23:00   좋아요 1 | URL
답이 되었습니다. 제 예상과 살짝 빗나갔네요. 멋진 닉네임이에요. 독특하기도 하고요.

반유행열반인 2020-07-31 06:43   좋아요 1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누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