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 바디스 - 아웃사이더 좀비의 기상천외한 로맨스

웜 바디스 ㅣ 블랙 로맨스 클럽
아이작 마리온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2월

니콜라스 홀트가 열연한 세상에 다시없을 감성 폭발 좀비 기억하시나요.

원작소설이 있답니다. <웜 바디스> 후속작 <타오르는 세계>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전작부터 얼른 읽어봅니다.

살았을 적 기억은 없고 희미한 잔상만 남아 이름을 잊은 채 언제부터 좀비로 살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좀비들.

수백 명의 좀비들이 버려진 공항에서 살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자의 뇌를 먹으면 그 자의 옛 기억이 잠시 떠오르며 좀비들은 깊은 환영을 만끽합니다.

상상의 좀비를 생각했다면 주인공 R 만큼은 외모에서부터 그렇지 않습니다. R은 다른 좀비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회색 피부, 조금 불쾌한 냄새, 눈 밑의 어두운 그늘이 있을 뿐. 게다가 감상적일 때가 많고 말도 짧게나마 할 수 있습니다.

도시는 죽었습니다. 살아 있는 자들을 사냥하는 좀비를 피해 스타디움에 모여 사는 인간들. 재건을 꿈꾸지만 하루하루 살아내기도 벅찹니다.

<웜 바디스>는 사냥에 나선 좀비들에게 당한 인간 무리에서 살아남은 줄리와 좀비 R의 관계를 다룹니다. 줄리와의 추억을 가진 남자의 뇌를 먹은 R은 줄리에게 점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줄리는 스타디움으로 돌아가지만 이미 줄리에게 빠져든 R도 그녀를 따라 스타디움으로 잠입합니다. 인간인 척하면서 말이죠. 좀비를 죽이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가는 스타디움, 살아 있는 자의 세상으로 들어간 R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무엇보다 R이 먹어치운 남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워요. 스타디움에서 지내던 시절과 그의 마지막 기억을 통해 평화로운 곳이 아닌 광기 어린 잡탕인 스타디움 세상을 보여줍니다. 살아 있는 자들의 세상 역시 죽은 시체 같은 상태였습니다.

좀비 세계에서도 죽은 자들의 정치가 격인 보니 무리와 스타디움의 경비대 양쪽에서 공격받는 줄리와 R. 좀비와 인간의 사랑은 과연 어떤 결말로 이어일지, 좀비계의 아웃사이더인 R의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스토리입니다.

셀프트래블 다낭 - 베트남 다낭 여행 최신 가이드북

다낭 셀프 트래블 - 호이안.후에, 2018-2019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3
이은영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7월

2018년 가족 여행지 1위 다낭. 휴양지 다낭의 매력을 더 가득 담은 최신판 다낭 가이드북 <셀프트래블 다낭>. 호이안과 후에까지 소개하고 있어 베트남 중부 여행 거뜬합니다.

맑은 날씨가 지속되어 언제든 떠나기 좋은 베트남. 다낭은 인천발 직항으로 5시간 비행 후 해변까지 10분 정도의 짧은 거리라 이동하는 과정을 번거롭게 여기는 이들에게 각광받을 만한 메리트를 가졌습니다. 

복잡하지 않지만 세련된, 현대와 과거가 조화로운 다낭. <셀프트래블 다낭>에서는 다낭을 중심으로 호이안, 후에 지역만 수록되어 있어요. 숙소는 휴양지 다낭에 초점을 맞춰 배낭여행족이 원하는 저렴이 숙소 정보는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다낭에서 꼭 해야 할 것들을 할 수 있게 잘 짜인 여행 코스를 만나보세요. 아이도 즐거운 코스, 부모님과 함께라면 무리하지 않으면서 좋아할 만한 장소들, 사랑과 우정이 깊어지는 코스 등 다양한 추천 일정이 있으니 따라 하면 끝.

새롭게 생긴 테마파크 정보를 포함해 나이트 라이프, 테마별 리조트 등 다낭 여행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해야 할 버킷리스트를 소개하고 있어요.

맛으로 유명한 베트남에서 저자가 꼽은 지역별 최고의 맛집은 물론 길거리 음식까지. 입맛 까다로운 사람에게도 음식 걱정 없는 여행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외받은 여행지에서 드넓은 백사장, 저렴하고도 고급스러운 리조트, 맛있는 베트남 음식, 여유롭고 안전한 도시 분위기 덕분에 완벽한 휴양지로 부상한 다낭. 아름다운 자연을 중심으로 여행하기 좋고, 세계 10대 케이블카가 있는 바나힐도 매력적이네요.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인 호이안.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복합 테마파크 빈펄 랜드도 올해 오픈했으니 놓칠 수 없겠어요. 마지막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가 있는 후에는. 일정이 맞는다면 궁과 왕묘를 둘러보며 느긋한 후에의 분위기를 만끽하면 좋습니다.

볼거리, 먹거리, 쇼핑, 마사지, 숙소 등 저자가 직접 뛰어다니며 발굴한 최신 정보를 담은 <셀프트래블 다낭>. 동남아 여행전문가가 엄선한 여행지와 맛집 소개는 믿어도 좋을 것 같아요.

순간의 힘 - 오늘도 결정적 순간을 놓쳐버린 당신에게

순간의 힘 - 평범한 순간을 결정적 기회로 바꾸는 경험 설계의 기술
칩 히스.댄 히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베스트셀러 <스틱>, <스위치> 칩 히스, 댄 히스 저자의 5년 만의 신간 <순간의 힘>. 인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간절히 욕망하면서도 오늘도 결정적 순간을 놓쳐버린 이들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어떤 순간은 다른 순간보다 힘이 셉니다. 모든 순간은 같지 않고, 어떤 순간은 모든 것을 바꿉니다. 오래 기억되고 싶은 의미를 지닌 짧은 경험을 의미하는 결정적 순간. 우리 기억 속에 유난히 도드라지게 새겨진 의미심장한 경험을 말합니다. 이런 순간은 단순히 '우연히' 운에 좌우되는 걸까요?

<순간의 힘>에서는 결정적 순간이 발생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거대한 변화의 방아쇠가 되는 결정적 순간을 직접 고안하고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인생의 극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는 결정적 순간. 인상적인 순간을 우리의 삶에서도 기획할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바뀔 수 있을까요. 정형적이고 판에 박힌 일상에서 후회를 멈추는 삶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순간의 힘>은 결정적 순간들을 분석해 공통된 요소를 파악하고 그런 요소들을 활용해 결정적 순간을 창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출근 첫날, 승진, 프로젝트 종료, 퇴직, 상실 등 인생의 전환점, 이정표, 구덩이 상황에서 고양, 통찰, 긍지, 교감을 얻어야 합니다.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순간의 고양, 깨달음을 주고 변화를 촉구하는 통찰, 우리가 지닌 최선의 모습을 드러내는 긍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교감의 순간. 기억에 남는 경험을 구성하는 4가지 핵심 요소를 이용해 특별한 순간을 의도적으로 창조하는 실용적인 전략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도 소개하고 있어 자녀를 둔 부모에서부터 직장인, 기업인 등 활용도는 무척 넓습니다. 클리닉 코너에서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사례를 통해 알려줍니다.

순간이 부족한 인생의 전환점은 흐지부지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매년 새해 각오를 다짐해봤자 안 되는 건 과거의 나와 새로운 나를 구분할 분명한 표석이 될 결정적 순간을 창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실행이 어려운 점은 어느새 '적당히'가 스리슬쩍 침투해서이기도 합니다.

결정적 순간들은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상적이고 의미 깊게 만들 수 있는 순간 중심적 사고 습관을 익히면 인생의 극적인 기회가 나에게도 오게 됩니다. 어떻게 그 순간을 고양시킬 수 있을지, 통찰을 깨닫게 할 수 있을지, 교감을 솟구치게 할 수 있을지. 뜻밖의 즐거움을 주는 '경험'의 가치에 집중하는 방법을 <순간의 힘>에서 배워보세요.

소소 동경 - 살면서 보고 느낀 생활 속 도쿄 이야기

소소 동경
정다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7월

화려한 모습의 도쿄 너머 생활 속의 일본을 보여주는 에세이 <소소 동경>.

직접 살아보며 일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에세이는 여행지로서의 감상과는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느리게 걷고 마음껏 음미한 교토의 매력을 담은 <하루하루 교토>에 이어 이번엔 평범해 보이던 생활 속의 도쿄를 매력적으로 담은 <소소 동경>을 만났어요. 

교환 학생 신분으로 시작해 프랑스인 남편을 처음 만나고, 사회 초년생 시절을 보낸 도쿄. 10년 넘는 타지 생활 중 유독 도쿄에서의 4년이 기억에 남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떠나고 나서야 도쿄라는 도시의 매력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정다원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삽니다.

<소소 동경>에서는 여전히 아직도 먹어 보지 못한 새로운 라멘이 무궁무진할 정도라며 라멘의 세계에 푹 빠진 모습, 추억의 음식을 일본에서 발견했을 때의 감동 등 소소한 기쁨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동네 한구석에 있는 평범한 선술집에서 일본식 인간관계를 배우기도 하고, 주택단지의 동네 상점가를 누비며 소박한 일상과 이웃 간의 정을 느껴봅니다. 옛 건물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보존하려 애쓴 흔적들이 있는 곳들은 추억의 장소이자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고마운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와사키 치히로 미술관에서 <창가의 토토>의 투명한 수채화를 감상하고, <슬램덩크>의 무대 가마쿠라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덕후들의 성지순례지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지로 달려가기까지. 여행에세이 겸 해외 생활 수기의 중간쯤에 자리 잡은 <소소 동경>. 

큐라이스의 <네코노히>에서 나가시 소면 이야기를 보고 크큭댔는데, <소소 동경>에서 마침 나가시소멘 이야기가 나오네요. 물길을 따라 흐르는 소면을 건져먹는,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경험이더군요.

숨겨진 진짜 도쿄의 모습을 이야기한 <소소 동경>으로 지금까지 알던 여행지로서의 도쿄 그 이상을 느껴보세요.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일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의 작은 도서관 - 책덕후 마음을 간질이는 소장템

나의 작은 도서관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12
다니엘라 자글렌카 테라치니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18년 6월

웅진 모두의 그림책에서 재미있는 책이 나왔어요. 오리고 붙여 직접 만들어 꾸미는 나만의 작은 책방. 책덕후 심쿵하게 만드는 예쁜 미니어처 DIY 키트입니다.

상자 형태의 책을 펼치면~ 벽지와 나뭇바닥으로 꾸며진 빈티지한 느낌의 작은 방이 짠!!!

<나의 작은 도서관>은 무려 작은 책 30권을 만들 수 있답니다. 책 표지와 본문을 직접 잘라 작은 책을 만들어보는 거예요. 명작동화, 명시, 지식정보책, 그리고 내가 직접 쓰고 꾸밀 수 있는 나만의 책 등 주제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몇 권은 직접 그리고 쓸 수 있는 책이에요. 두 권의 공책과 함께 나의 일주일, 내가 쓴 모험 이야기, 작고 소중한 나의 보물들 등 나만의 책을 만드는 재미가 있어 애정 가득 담긴 결과물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부채 접기식으로 책 본문을 차곡차곡 접어 표지에 붙이면 작은 책이 완성됩니다. 앙증맞은 사이즈여서 보면 볼수록 귀엽더라고요. 작은 책 30권을 꽂을 수 있는 책꽂이도 직접 만들어봅니다. 튼튼한 박스 재질이어서 잘 세워지고 무엇보다 툭툭 뜯어내 착착 접기만 하면 뚝딱 완성되는 초간단 시스템이었어요.

표지 접을 때 손끝을 사용해야지 손톱을 사용하면 인쇄된 표지가 지이익~ 긁힐 수 있으니 조심. 30권의 작은 책을 만들다 보면 처음 한 권 만들 때만 조심스러울 뿐. 가내수공업 달인이 될 정도로 익숙해질 겁니다.

작은 책은 앙증맞은 크기인데도 가독성이 대단하더라고요. 작은 글씨인데도 실제로보면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축약된 줄거리이지만 익숙한 동화를 작은 책으로 만나니 새롭습니다. 개구리 왕자, 골디록스와 곰 세 마리, 눈의 여왕, 미녀와 야수, 빨간 모자, 엄지 공주, 헨젤과 그레텔... 명작동화 전집이 생긴 기분이에요 :)

부채 접기 방식이어서 처음 만들고 나서는 책이 얌전히 닫힌 채 있지는 않지만, 두꺼운 책이나 집게를 사용해 하루 정도 꽉 맞물리게 해두면 제법 차분해지더라고요. 표지 상태로만 꽂혀있는 것도 괜찮더라고요.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은데도 결과물은 너무나도 근사해서 만족도 쑥쑥 올라가더라고요. 책덕후 마음을 들썩이게 하는 <나의 작은 도서관>. 탐나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