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동물 - 동물은 기록하지 못하는 동물들의 세계사 세계사 가로지르기 5
임정은 지음 / 다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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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시선으로 인간의 역사를 바라본 책 <세상을 바꾼 동물>이 tvN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왜에 중점을 둔 역사 읽기를 지향하는 청소년을 위한 세계사 가로지르기 시리즈의 한 권인 이 책은 동물이 인간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살펴보며 인간의 역사에 영향을 끼친 동물을 이야기합니다.


의사소통을 하고, 도구를 이용하고, 잡식성인 인간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면서 지구는 인간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신체적 조건과 상관없이 생태계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게 됩니다. 동물이라는 말속에 인간 자신을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심리적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동물>은 인간이 동물과 공존하며 가축화를 시도한 선사시대부터 전염병의 원인이 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짚어보며 인간의 역사에 편입된 동물의 이모저모를 살펴봅니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극적으로 변환 순간은 가축혁명에 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고기 보관소이자 사냥 도우미, 보초, 반려동물로 말이죠. 그런데 모든 동물이 가축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4,000여 종의 포유동물 중 가축화된 동물은 단 10여 종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한 거였습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서도 관련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수많은 야생동물 중 왜 어떤 것은 가축이 되고 어떤 것은 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 여기에도 해당되는 겁니다. 식성, 성장 속도, 번식, 성격, 공포심, 사회적 구조 같은 조건에 모두 합당해야만 가축화가 되고,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어긋나면 가축이 되지 못합니다.


일단 가축화가 되면 인간은 가축화된 동물의 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예외 없이 소형화가 진행됩니다. 말은 빨리 달리는 것으로 진화되었고 결국 인류사의 여러 전쟁에 얽혀들어갑니다. 인위적 교배로 개는 수많은 외모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돌연변이가 늘어납니다. 유전병이 가장 많은 동물이 개라고 합니다. 


인간은 인종 간의 유전적 차이가 약 0.5%이지만, 개의 조상으로 알려진 늑대는 개와 야생늑대 간의 유전적 차이가 겨우 0.04% 미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반려동물이 된 개는 인간에 대한 사교성이 무척 좋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지만 지능이 저하된 윌리엄스 증후군처럼 말이죠. 사이코패스와 반대인 장애인데, 인간 염색체 7번의 결함 때문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건 개 염색체 6번 결함이 가져온 결과인 사교적 성질이 결국 유전적 결함이었던 겁니다. 그 결함이 인간에게는 축복이 된 셈입니다.


tvN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방송에서는 수의사 장구 교수님의 목소리로 이 책의 핵심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인류 최초 복제견 스너피를 출산한 심바의 집사였더군요. 복제 배아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심바처럼 동물이 인간의 질병 치료에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려동물의 유전병을 통해 치료제를 발견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도 반려동물의 사망이 있었다는 점 등을 짚어주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례를 들려주셨습니다.


쥐와 벼룩,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미생물 때문에 문명이 바뀐 인류사처럼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인간에게 이로운 동물만 있는 건 아닙니다. 해로운 동물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쥐가 있습니다. 곡식을 쌓아두면서 인간 생활 근거지로 들어온 쥐는 생쥐, 시궁쥐, 곰쥐가 있는데 그중 곰쥐가 벼룩과 함께 흑사병의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야생설치류에서 전염된 페스트균이 벼룩을 통해 곰쥐에게 전염되는 과정은 무시무시하더군요.


6세기에 퍼진 흑사병은 6시간 만에도 사망에 이르는 높은 치사율을 보였습니다. 14세기의 흑사병은 유럽 인구 1/3을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당시 종교적 이유로 고양이를 잡아 죽인 것이 흑사병 유행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하지만, 2009년 중국에서 발생한 흑사병의 원인으로 설치류를 사냥한 고양이가 지목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양이 수가 급격히 감소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설치류를 사냥한 고양이 때문에 더 확산되었을 수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인과관계는 복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축에 서식하는 돌연변이종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 인간과 접촉이 늘어나며 인수공통전염병이 늘어나게 됩니다. 페스트,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모두 동물에 의해 유발된 전염병입니다. 여러 종이 함께 어우러지는 지역 특히 비위생적인 동물시장 같은 공간에서는 전염병의 진화, 전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육 방식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질병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광우병입니다. 소 이전에 이미 양들에게 질병이 나타났고, 밍크 농가에도 발병되었다고 합니다. 원인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육골분 사료입니다. 확률은 무척 낮지만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은 인간 역시 인간 광우병에 걸립니다. 식인 풍습을 가진 인간에게도 나타나는 쿠루병이라는 질병이 광우병과 같습니다. 한때는 신화적인 차원에서 동물과 인간이 평등한 관계였지만 하나의 산업이 되면서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된 동물. 동물실험, 동물원 등에 대한 고민은 물론이고 환경 파괴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세상을 바꾼 동물>은 동물과 인간이 함께 한 역사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의 길을 제시합니다. 모든 생명의 주인이고 동물의 존재 이유가 오롯이 인간을 위한 것이라고 여기는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인간이 다른 동물을 생명의 동반자로 인식할 때 비로소 인간 스스로도 더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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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독한 트레이닝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금융 체질 개선 프로젝트
김얀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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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480만 원이 월소득 480만 원으로 바뀌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전작 <오늘부터 돈독하게>의 저자 김얀의 재테크 에세이 <돈독한 트레이닝>. 


생활 밀착형 재테크에 뛰어들어 돈을 번 김얀의 실전 경험과 함께 먼저 길을 걸어본 돈 친구 15인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그야말로 실전 트레이닝입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과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기초 재력뿐만 아니라 인생 체력을 쌓는 길도 보여줍니다.​


<돈독한 트레이닝>에서는 김얀 작가가 직접 실천한 주식, 펀드, 코인, 짠테크에 대해 짚어줍니다. 뭣도 모른 채 주식앱을 깔고선 치과 원장 선생님이 추천하는 대로만 하면서 다음 달 카드값 메꾸느라 홀랑 매도하기 일쑤였던 시절도 겪으며 주식 공부도 스스로 해보게 됩니다. 재미있는 말이 있는데요.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주식을 하라고 합니다. 돈 쓰면서 계좌에 돈이 있는 셈이니까요.​


따라잡을 수 없는 가격의 서울 아파트를 포기하고 부천에서 구입한 집은 셰어하우스로 돌리고 있고, 오피스텔은 공간 임대를 하며 파이프라인을 마련한 김얀 작가. 그러다 월 수익 1,000만 원을 달성하기도 합니다. 이쯤에서 재테크의 목적과 인생의 방향을 재정비해 봅니다.​


이 책에서는 경제적 자유를 위한 파이프라인 개척을 실천한 김얀 작가의 습관과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돈을 써야 아까운 것을 알고, 맛있는 음식 같은 보상이 있어야 움직인다는 심리를 이용해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나갑니다. 어영부영하는 아침 기상 시간에는 경제신문을 보며 세상 돌아가는 눈을 넓혔고, 잠들기 전에 주식과 부동산 관련 유튜브를 하나씩 보고 자는 습관을 들입니다. 셀프 브랜딩에도 노력하고, 인간관계에도 변화를 주게 됩니다. 돈에 대한 관심과 매일 읽는 경제신문 덕분에 대화의 폭이 넓어졌음을 느끼게 되니 돈과 예술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소규모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합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돈의 효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김얀 작가. 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속물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건 이제 옛말이죠. 무엇을 위해 돈을 버는지, 돈을 갖게 되었을 때 뭘 하고 싶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열심히 돈 벌 궁리를 했고, 빠른 실행력으로 도전한 김얀 작가의 마인드와 태도가 돋보입니다.


<돈독한 트레이닝>의 메인과도 같은 내용은 돈터뷰 파트입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돈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소액으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주식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해 준 치과 원장 선생님이 첫 번째 인터뷰 주인공이셔서 왠지 반갑네요. 김얀 작가의 멘토이기도 한 그분의 돈 철학을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 외에도 돈을 경멸한 평범한 연봉의 10년 차 직장인이 어떤 방법으로 37억 자산가가 되었는지, 사이드잡으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책을 파는 직장인의 노하우, 원룸 건물주 경험이 있지만 다른 부동산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 안경사의 재테크론, 흑자를 내는 독립서점을 운영하게 된 매출의 파이프라인 노하우 등 다양한 직업과 환경에 놓인 이들의 재테크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처럼 김얀 작가뿐만 아니라 실현 가능한 부를 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일 때만 얻을 수 있는 노하우를 가득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금융 체질을 개선하도록 도와주는 <돈독한 트레이닝>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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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 - 35가지 유전자 이야기
설재웅 지음 / 고려의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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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뉴스 기사를 통해 의학유전학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 범인을 밝혀내는 과학수사뿐만 아니라 유전질환이나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 검사가 이제는 낯설지 않은 시대입니다.


유전역학을 연구하는 임상병리학과 설재웅 교수의 시선으로 건져올린 책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는 영화와 뉴스 기사 등 미디어에 등장하는 유전과 생명과학을 이야기합니다. 흥미로운 영화적 상상력으로만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유전역학과 만나니 더욱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의학유전학에 관심있는 학생뿐만 아니라 영화를 새로운 관점으로 더 깊이 바라보고 싶은 영화 마니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유전역학이란 암,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연구를 위해 탄생한 학문입니다. 유전자를 연구하는 유전학과 질병의 원인을 환경요인에서 찾는 역학이 결합된 융합학문입니다.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에 소개된 37편의 영화는 <아일랜드>, <베놈>, <가타카>처럼 SF 영화, <살인의 추억> 같은 범죄 영화뿐만 아니라 <십계>, <위대한 쇼맨>, <보헤미안 랩소디>, <우리 형> 등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장르에도 유전학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2003년 인간유전체 사업은 인간유전자지도를 완성했습니다. 인간의 DNA 염기서열을 완전히 분석해낸 겁니다. 약 32억 개 DNA 염기로 구성된 인간유전체. 과학 시간에 A, T, C, G 4가지 염기로 구성된 GTATTGGACTT... 같은 배열을 본 기억도 나는데 영화 <E.T>에서는 6개의 염기를 가진 외계인이, 영화 <에볼루션>에서는 10개를 가진 괴생물체가 등장합니다.


인간 생명의 기본 설계도인 만큼 인간유전자지도 완성 소식을 들었을 때 복제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상상이 절로 들수밖에 없었는데요. 클론이라 부르는 복제인간이 등장하는 영화 <아일랜드>는 똑같은 DNA인데도 한 명은 건강하고 한 명은 간염에 걸린 상황으로 유전역학이 자리잡은 설정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어떤 사람은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리고, 누구는 안 걸리는 건지 유전자 환경 상호작용으로 설명이 되는 부분이 일상에서도 무척 많이 등장합니다. 골초로 소문난 윈스턴 처칠은 90세까지 장수했습니다. 흡연 자체는 분명 유해한데 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위험도가 훨씬 높아진다고 합니다. 질병과 환경요인의 복합적 작용을 연구하는 흥미진진한 유전역학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돌연변이 하면 유전적인 변형이 일어난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엑스맨> 시리즈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위대한 쇼맨>이 있습니다. 우리 몸은 어떻게 돌연변이를 일으키는걸까요? 자녀 세대에게 전달되는 것도 있으니 평소 궁금했던 부분이었어요.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에서 각종 돌연변이에 대해 해소할 수 있습니다. 


특정 단백질을 합성하는 정보를 가진 DNA 구간을 뜻하는 유전자는 일정한 위치가 있다고 합니다. 이 위치가 유전자 지도이고, 비만 유전자처럼 특정 염색체 어디에 위치하는지 밝혀내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료 목적의 수혈에 큰 공로를 세운 ABO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자의 위치도 밝혀졌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과 진범이 따로 있었던 화성연쇄살인 사건처럼 혈액형과 DNA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인간유전체 DNA 정보 중에 5% 정도가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고, 나머지는 비암호화 영역이라고 합니다. 비암호화 부분에서 반 정도는 반복 서열인데 이것이 바로 유전자 지문에 활용됩니다. 구미 여아 친모 사건에서도 수차례 DNA 검사를 하며 친모를 밝힌 것처럼 친자확인 검사에도 활용됩니다.


유전자를 바꿀 수도 있을까요? 유전자가위 기술로 노벨상을 수상한 소식을 들었던 만큼 아직은 윤리적 문제를 포함해 당장은 힘들어도 가능성 있는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대신 일란성 쌍둥이여도 자라온 환경이 다르면 피부색도 약간 차이날 정도로 달라지듯, 암세포가 후성적 변화인 것처럼 생활습관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후성유전학도 언급합니다. 


전투 조종사를 꿈꾸던 아이가 색맹인 것을 알게 되자 그 충격에 좌절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던 <미스 리틀 선샤인>, 색소성건피증으로 태양을 피해야만 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미드나잇 선>, 청각장애와 코다로 이루어진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미라클 벨리에> 등 유전자 변이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가족력이라는 말이 있듯 부모의 능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자녀의 이야기가 많은데요. 뛰어난 스포츠 능력이 아니라 질병이 대물림되는 경우는 속상합니다. 유전자가 원인일 경우가 크지만 생활습관도 공유하기 때문에 유전역학 연구에서는 만성질환 유전자 찾기를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도 짚어줍니다.


비만 유전자의 경우엔 취약성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여기에도 유전-환경 상호작용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비만 유전자 변이가 있어도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책의 표제작이 된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는 의미도 유전학 관점에서 부모님은 나와 유전자의 절반을 공유하는 사람이기에 등장한 말입니다. 부모님이 직접 경험한 건강에 대한 지식이 자녀에게 큰 지혜로 다가갈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항체 수준이나 변이 대응 능력이 높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수퍼면역자에 대한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요. 에이즈에 면역이 있는 유전자 변이처럼 유전 변이가 특정 질병에 면역을 갖는 다양한 사례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1년이라는 시간을 받은 후 내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시간으로 계산하며 시간을 벌고 쓰다가 0이 되는 순간 사망한다는 놀라운 상상력 덕분에 N회차 감상한 영화 <인 타임>은 생체시계 텔로미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유전자도 있다는 게 흥미진진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치매에 대한 걱정도 높아집니다. 유전성이 강한 조발성 알츠하이머, 관련 유전자가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치료나 예방법이 없는 후기발병 알츠하이머 등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에이즈와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동성애가 유전되느냐 안되느냐를 두고 상반된 주장이 많은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혐오와 차별과 관련된 사회 이슈인 만큼 공중보건학적인 정책 결정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고민하게 합니다. 역시 N회차 해도 좋은 영화 <가타카>는 맞춤형 유전체를 갖는 아기를 출산하는 사회를 디스토피아적 관점으로 그리고 있는데요. 유전체 연구의 발전이 가타카와 같은 미래가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더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정밀의료의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설재웅 교수는 보건학 분야 세계 최우수기관인 존스 홉킨스대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며 영어 공부를 위해 본 영화 덕분에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의 아이디어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미디어를 통한 유전과 생명과학이라는 강좌 개설도 하며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던 만큼 어려운 생명공학과 유전학을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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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지방이 빠지는 달리기
나카노 제임스 슈이치 지음, 정숙경 옮김 / 스트로베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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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계약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미국스포츠의학회가 인정하는 헬스 피트니스 전문가이자 일본 현역 최강 스포츠 트레이너인 나카노 제임스 슈이치가 알려주는 효과적으로 살을 빼는 달리기 조언 <체지방이 빠지는 달리기>. 식도락가이면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탓에 뛰는 걸 아주 싫어했던지라 저자가 자신을 위해 쓴 책이라고 합니다. 달릴 수 있는 몸이 아닌 사람, 다이어트가 목적인 러너들의 심정을 잘 알기에 궁금해하는 것을 콕콕 짚어줍니다.


가장 손쉬우면서도 확실하게 지방을 연소할 수 있는 운동이 달리기라고 합니다. 운동신경이 둔한 사람일수록 천천히 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해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달릴 수 있는 몸만들기 작업이 먼저 필요합니다. 별거 없습니다. 밖에서 뛰는 운동이니 먼저 살을 좀 뺀 다음에 뛰자며 미루기만 했던 사람이라면 주목하세요. 과체중이나 운동 습관 없는 사람은 걷기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합니다.


빨리 걸으면 걸을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나 어느새 뛰기 좋은 체형으로 변화해 있을 거라고 합니다. 1~2개월가량의 기간은 걷기와 계단 오르내리기 위주로 시작해서 이후 천천히 달리기로 진행하면 됩니다. 이렇게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지게 하는 스위치가 켜지는 시기라고 합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몸무게 자체의 변화는 없을 테지만 심폐기능, 근지구력이 향상됩니다.


<체지방이 빠지는 달리기>를 읽으며 잘못 알고 있었던 정보나 인터넷에 떠도는 썰을 팩트체크해 보기도 합니다. 달리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전력 질주를 생각하게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몸에 쌓인 지방을 효율적으로 태우고 싶다면 숨이 찰 만큼 빨리 달리는 것은 역효과라는 거예요. 전력으로 달리면 무산소운동이 되어 당이 소비되고, 조금 힘들게 느끼는 정도로 달려야 유산소운동이 되는 겁니다. 유산소운동일 때 지방이 우선 소비된다고 합니다. 숨이 너무 차면 지방연소율이 낮아지니, 그저 열심히 달렸다는 성취감만 들 뿐 사실상 우리가 목표로 하는 효율적인 체지방 빼는 것에는 효과가 없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잘~ 달려야 하겠어요.


그런데 사람마다 고통의 체감도가 다르잖아요. 정확히 알려면 심박수를 체크하면 된다고 합니다. 카르보넨 공식을 이용해 계산한 자신의 목표 심박수를 알아낸 후, 지방이 가장 연소하기 쉬운 심박수로 오래 달리는 겁니다. 자신의 최대 심박수의 60~80% 운동강도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심박수 측정 및 러닝 계측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도 있고, 앱도 있으니 쉽게 참고할 수 있습니다.


근육은 20대를 경계로 해마다 약 1% 비율로 감소하고 대신 늘어나는 게 지방이라고 합니다. 호르몬 영향으로 50대부터는 급격히 쇠퇴하고요. 운동하지 않으면 근육량 저하는 계속될 테죠. 흥미로운 점은 달리기 전에 근육 운동을 먼저 하면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보통 달리기 전에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야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반대였어요. 스트레칭은 달리고 난 후 정리운동 겸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러너가 되면 장비 욕심이 도질 수도 있습니다. <체지방이 빠지는 달리기>에서는 달리기 신발 고르는 법, 러닝웨어 고르는 법 등을 알려줍니다. 체지방은 체온이 1도 상승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연소된다고 합니다.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것도 아니더라고요. 1그램이라도 조절해야 하는 복서가 아닌 이상 열이 빠지지 않는 땀복을 입고 달릴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우리들은 오히려 열을 잘 내보내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체지방이 빠지는 달리기>는 달릴 수 있는 몸만들기 작업부터 시작해 달리기를 습관화하는 방법과 더불어 정체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다양한 스위치와 부스트를 소개합니다. 목적에 맞는 달리기를 하도록 조언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와닿더라고요. 운동능력 향상, 지구력 향상, 유산소운동에 익숙해지려는 목적 및 지방연소 목적 등 목적에 따라 운동강도가 다 다르다는 걸 배우게 되었습니다. 진리는 결국 자신의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겁니다. 편안한 운동일수록 소비열량은 낮고, 간단하고 편안한 운동 도구 같은 건 결국 효과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효율적으로 살을 빼기 위해 운동뿐만 아니라 음식 관리도 필요합니다. 다행히 참지 않고 섭취 열량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칼로리로 효율 높게 영양 섭취하는 방법 역시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자연스러운 제한식 정도로만 권장하고 있습니다.


달리기 전후로 할 수 있는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은 난이도에 따라 다양한 트레이닝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으니 몇 번만 따라 하다 보면 여러 조합으로 든든하게 운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오더라고요. 습관화할 때나 변화를 통해 동기부여받기 좋은 러닝 다이어리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늘 실패한 다이어터들을 위해 살찌지 않는 몸만들기에 효율적인 달리기를 알려주는 <체지방이 빠지는 달리기>. 스포츠의학, 운동생리학, 심리학, 영양학 등 다양한 과학적 이론을 접목해 다이어트에 최적화된 달리기 방법을 알려줍니다. 달리기의 장점을 알고 나면 도무지 그냥 있을 수가 없을 겁니다. 활기찬 걸음걸이로 하루 10분 걷기부터 시작해서 어느 날 지방연소 활활~ 되는 최적의 달리기를 하는 그날까지! 이번엔 꼭 성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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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하루는 저녁 6시에 시작된다 - 1초도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는 유대인의 7가지 시간 관리 철학
오인환 지음 / BOOKULOVE(북유럽)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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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과 목표 달성에 지친 이들을 위한 유대인의 지혜 <유대인의 하루는 저녁 6시에 시작된다>. 촘촘하게 시간 관리한다고 해서 부지런한 습관을 가진 걸까요. 부지런한 사람이 시간 관리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똑똑하게 게으른 사람이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게으름이라는 단어 때문에 오해할 수 있지만, 여유로워진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사소한 결정들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선택에 대한 피로도를 줄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듯, 하루를 간소화하고 주변을 잘 정리하는 삶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성실하고 효율적인 시관 관리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합니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장단점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식의 연구나 책이 많지만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달라집니다. 이스라엘은 높은 기온 탓에 해가 지고 나서야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기후에 맞춘 일과를 가진 유대 민족입니다. 반면 태양신을 숭배한 로마인들은 일몰을 일과를 마치는 시간으로 여겼습니다.


기상 시간이 언제인지보다 시간에 대해 얼마나 능동적 자세를 취하느냐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꼭 일찍 일어나는 습관 자체를 부지런함, 자기관리로 착각하며 자기만족하는 대신 내 일과에 맞게 시간을 잘 쪼개 활용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터득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짚어줍니다.


시간을 계획성 있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간 쪼개기 기술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대부분 한 시간을 기본 단위로 쪼갰을 텐데 이 역시 상당히 낭비라고 합니다. 5분, 10분이면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을 한 시간 단위로 하니 낭비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타협점을 찾습니다. 3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사용해 보자고 말이죠.


숱한 알림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온전하게 주체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시간과 주도권에 대한 이해와 인지가 먼저 필요합니다. 시간이라는 무형의 것을 유형의 것으로 간단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시간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해야 할 일을 계획하는 용도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시간 기록은 자신이 한 일을 기록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바둑의 복기와 같습니다. 자신이 이미 한 일을 기록하고 돌이켜보고 학습해야 하는 겁니다.


유대인은 그들만의 독특한 교육법과 문화 때문에 천재성이 두각 되었고,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흥미로운 사실을 짚어주는데요. 유대인의 경전인 탈무드는 다른 언어로 번역된 책은 원래의 의미를 상실한다며 히브리어와 아람어로 집필된 문서만 경전으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히브리어 어순이 동사-주어-목적어 순이라는 겁니다. 동사가 맨 앞에 나온다는 건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걸 스케줄러에 기록할 때 적용해 본다면 '자동차 엔진오일 교환하기'라고 쓰는 게 아니라 '[교환] 엔진오일'로 기록하는 겁니다.


"시간의 가치를 안다는 의미는 곧 삶의 가치를 안다는 것과 같다." - 책 속에서


<유대인의 하루는 저녁 6시에 시작된다>는 4천 년의 지혜를 가진 유대인의 하루, 교육, 약속과 신용, 가치와 목적, 행동 관리, 우선순위, 휴식에 관한 시간 관리 철학을 들려줍니다. 2022년 기준 최저임금은 9,160원입니다.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힘든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시간을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한 유대인의 문화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됩니다. 내가 오늘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높이려면 내 삶의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핵심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느냐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무형의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유대인의 지혜에서 배우는 <유대인의 하루는 저녁 6시에 시작된다>에서는 짧은 시간을 쪼개어 독서 시간을 확보하는 것처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법, 변수 관리 능력 기르는 법, 행동하는 일정 관리법 등을 알려줍니다. 자유를 원한다면 먼저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습관을 만드는 게 먼저라고 합니다. 일정을 제대로 정리하고 실천하면 누구나 온전한 쉼을 가질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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