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기름의 배신 - 의사도 속은 건강의 적 8가지 기름의 진실과 식단 해독 혁명
캐서린 섀너핸 지음, 유영훈 옮김 / 정말중요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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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식물성 기름은 오랫동안 건강한 지방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가정의학 전문의이자 생화학자 출신의 캐서린 섀너핸 박사는 우리 식탁 위에 오른 그 무색무취의 액체가 사실은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식물성 기름의 배신>은 식탁 위에 감춰진 산업의 음모와 의학계의 맹점을 추적하는 고발서이자 회복의 가이드를 겸한 책입니다.


당신의 주방에는 얼마나 많은 식물성 기름이 있나요? 카놀라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면실유, 대두유, 홍화유, 옥수수기름, 미강유. 이름만 들으면 익숙한 이 8가지 식물성 기름은 실제로는 40회가 넘는 공정을 거쳐야만 제조되는 고도불포화지방산(PUFA)의 결정체라고 합니다.


무색무취하며 겉보기에는 무해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섭취하는 열량의 30%를 차지하는 은밀한 위험 요소라고 합니다. 열과 산화에 취약하며 체내에 들어오면 세포막을 공격하고, 인슐린 저항을 유발하며 염증의 씨앗이 됩니다.


그 결과는 비만, 피로, 고혈압, 우울증, 알츠하이머까지 광범위합니다. 건강을 위해 동물성 지방 대신 식물성 기름을 택했던 사람들, 오히려 그 선택이 당신의 뇌와 면역계를 서서히 침식시켜왔다는 충격적 진실이 드러납니다.


범죄 현장을 추적하는 탐정의 시선처럼 전개됩니다. 도대체 왜 현대인은 끊임없이 아플까요? 병원에 가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피로, 두통, 체중 증가, 우울감, 피부 트러블. 대부분은 스트레스나 나이 탓으로 넘기지만, 저자는 이 증상들의 공통된 연결고리를 식물성 기름에서 찾아냅니다.


생화학자의 관점에서 이들 기름이 어떻게 체내 세포의 대사를 방해하고, 장기적으로 신경계와 호르몬계에 혼란을 초래하는지 설명합니다. PUFA는 대사 효율을 떨어뜨리고, 세포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을 느리게 만들며, 그 과정에서 활성산소를 유발해 만성 염증의 고리를 형성합니다. PUFA는 뇌세포의 막에도 침투해 정보 전달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인지 기능 저하, 우울증, 집중력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진실을 가장 나중에 알게 된 집단은 의사들입니다. 의과대학에서는 식물성 기름의 유해성에 대해 가르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양학 교과서, 의료 가이드라인, 환자 지침서 모두가 산업의 영향 아래 놓여 있기에 의사들조차도 식물성 기름을 안전하다고 믿어왔습니다.


캐서린 섀너핸 박사는 이처럼 의학 교육이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를 파고듭니다. 정제된 씨앗 기름이 건강을 파괴하는 과정을 알면서도 침묵한 과학계, 연구 자금의 출처가 특정 업계에 집중되어 있다는 구조적 맹점, 그로 인해 건강한 지방이라는 포장이 유지되어 온 현실을 낱낱이 드러냅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탓해왔던 건강상의 문제들이 사실은 식품 산업 구조 안에서 기획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킵니다. 불과 60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기름들이 공장에서만 쓰이던 산업용 윤활유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이 모든 기름이 어떻게 식탁 위에 오르게 되었을까요.


전쟁 후 잉여 농산물 처리 방안으로 시작된 식물성 기름 산업은 곧이어 영양학계를 포섭하며 콜레스테롤 악마화 전략을 통해 동물성 지방을 몰아냅니다. 그 자리에 식물성 기름이 들어온 것 과학의 발전이 아니라 철저한 산업 전략이었습니다.


앤설 키스(Ancel Keys), 미국심장협회, 곡물기업들의 로비스트. 유명한 이 인물들과 단체들이 어떻게 데이터를 조작하고 건강 지침을 왜곡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다큐멘터리를 읽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집니다.


<식물성 기름의 배신>은 회복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2주 해독 플랜을 소개합니다. 가공식품을 줄이고, 정제된 씨앗 기름을 완전히 제거하고, 동물성 지방과 전통 발효 식품을 다시 식탁에 올리는 방식입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으로의 극단적 전환이 아닌 균형 있고 지속 가능한 대안입니다.


저도 선물세트에 들어있던 식물성기름을 가끔 사용하고 있었거든요. 계란프라이 해먹을 때 이제는 버터를 사용하는데 맛도 훨씬 좋습니다. 앞으로는 집에서만큼은 전통적인 지방인 버터, 기(ghee)버터, 정제되지 않은 코코넛오일 등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식물성 기름의 배신>은 건강 정보의 소비자로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속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정보의 부재가 아니라 정보의 편향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저자는 매일의 선택이 어떻게 내 몸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몸의 회복력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식단 해독을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매일 먹던 식물성 기름이 만성질환 제조기였다니 놀랍습니다. 특히 의료산업복합체와 식품산업 간의 이해관계를 파헤치는 부분은 마치 식품업계의 《침묵의 봄》을 읽는 듯한 충격을 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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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 아이들
김기수 지음, 박연옥 그림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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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밤, 대한민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계엄령 선포. 다음 날 아침,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계엄령이 선포됩니다. “지금 이 시간부터, '김선생님법'을 선포한다.”


김기수 교사는 독재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순간 얼어붙었지만 동시에 물음표가 떠오릅니다. “선생님이 이래도 돼요?” 그리고 그 물음표가 하나씩 느낌표로 바뀌는 과정을 <정치하는 아이들>은 흥미진진하고도 진지하게 보여줍니다.


이 동화책은 김기수 교사가 실제로 자신이 가르친 강릉의 한 학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동화입니다. 재미있는 학급 이야기를 넘어 정치가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 밀착된 것임을 아이들의 시선과 목소리로 보여줍니다.


실제 뉴스에서도 화제가 된 '김선생님법'. 계엄령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탁월한 교육적 실험이었습니다.





김 선생님은 독재적인 규칙들을 만들어갑니다. 첫 번째 규칙은 친구가 때리면 같이 때리는 것이었고 두 번째 규칙은 친구를 때린 사람은 1시간 동안 말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안 지키면 어떻게 되는데요라고 묻는 아이들에게 '처단'할 거야라고 답합니다.


그러나 갈등이 촉발되면서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항의하고, 대안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바로 '우리반법'입니다. 일방적인 규율이 아닌, 모두가 참여해 만드는 새로운 규칙입니다. 정치의 본질이 결정 과정에 있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학교의 전통적인 회의 '다모임'에서는 급식 먹는 순서, 체험학습 장소, 도서 구입 예산 등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논의하고 결정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들의 의견이 재밌습니다. 급식 순서 문제에서 저학년부터 vs 고학년부터 문제는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 우리 사회의 모든 갈등 구조를 축소판으로 보여줍니다. 기득권(고학년)과 소외계층(저학년) 간의 갈등,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민주적 과정 말이죠.


자기의 요구를 정당한 근거로 제시하는 정치적 행위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모임은 단지 회의체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민주주의를 살아보는 훈련장이 됩니다. 시민이 되는 것은 투표권을 갖는 순간부터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에 목소리를 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내 위기가 닥칩니다. 문제의 쪽지 한 장으로 시작된 갈등이 다모임 파업 선언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전개됩니다. 실제 정치 현실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 위기 상황을 그대로 재현합니다.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택했지만, 결국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까지 민주주의가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끊임없이 위기를 맞고 극복해나가는 동적인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정책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토론과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실제로 2024년 계엄령 사태 때 특별수업 자료를 만든 교사들이 많았다고 보도된 바와 같이, 민주주의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김기수 교사 또한 그런 순간에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체험으로 전달한 교육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이념적 편향성을 경계하면서도,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시민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김선생님법'은 부당한 권력 일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교육이었습니다.


시민이 되는 것은 나이나 법적 지위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부당한 '김선생님법'에 맞서 스스로 '우리반법'을 만들어 저항하며 꼬마 시민으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합니다. 권력의 부당함을 느끼고, 그에 맞서는 힘을 기르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시민 교육의 핵심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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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욕망 - 당신은 본능을 이길 수 있는가
최형진.김대수 지음 / 빛의서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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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왜 먹는지를 사회심리학적으로 해부하는 책 <먹는 욕망>.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최형진 저자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김대수 저자는 식욕이라는 본능적 욕망을 심리, 기억, 문화, 산업, 사회 규범 등의 요소와 교차해 음식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조명합니다.


다이어트 책도 아니고 영양학 서적도 아닙니다. 먹는 행위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이자 심리 보고서입니다.


우리는 매일 먹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내가 선택해서 먹고 있는 걸까요? 우리의 일상적 선택이 얼마나 비일상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지금, 누군가 당신의 입맛을 조종하고 있다는 도발적인 소제목으로 시작하는 최형진 교수는 현대 식품산업의 교묘한 전략을 해부합니다. 우리가 건강에 해롭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치킨과 피자를 주문하게 되는 이유,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가도 야식 배달앱을 켜게 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뇌과학적 근거와 함께 설명합니다.





김대수 교수가 제시하는 메타헌터(Meta Hunter) 개념도 흥미롭습니다. 인간을 높은 차원의 사냥 전략을 구사하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규정하면서, 우리가 더 이상 직접 사냥하지 않아도 먹을 것을 구할 수 있게 된 진화적 배경을 추적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현대인의 과식 문제는 개인의 의지박약이 아니라 수백만 년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생존 본능의 부작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착각 속에서 이루어지는 선택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최형진 교수는 "설탕을 고통으로 느끼는 돌연변이는 살아남지 못했고, 설탕을 쾌락으로 느끼는 돌연변이는 살아남았다"라며 우리의 미각 선호도조차 진화적 선택의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최형진 교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대 식품산업이 이러한 진화적 약점을 어떻게 악용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안 좋은 줄 알지만 끊어내지 못하는 중독의 굴레 속으로 현대사회는 우리 각자를 몰아넣고 있다. 중독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사회의 수많은 작동원리 속에서 중독은 점점 더 강해지고 우리는 점점 더 약해진다."라고 말입니다.





왜 건강한 선택이 이토록 어려운지, 왜 의지력만으로는 식습관을 바꾸기 힘든지에 대한 과학적 해답을 얻게 됩니다. 그렇다면 가짜 쾌락을 구별하는 현실적 전략은 있는 걸까요? 교묘하고 은밀한 가짜 쾌락에 속지 않는 법을 구체적으로 짚어주며, 진짜 배고픔과 가짜 식욕을 구별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도와줍니다.


김대수 교수는 사회생태학적 관점에서 해석합니다. 피할 수 없는 경쟁사회, 당신의 사냥전략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며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먹고 먹히는 관계의 메커니즘을 분석합니다.


습관과 중독의 차이, 그리고 비만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펼쳐집니다. 놀라운 점은 비만은 음식이 풍성해서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반대라고 합니다. 음식이 부족하고 불안정하여 생기는 음식 불안정(food insecurity)이 더 비만을 유발한다고 말입니다.


비만을 개인의 게으름이나 의지박약의 문제로 치부하는 사회적 편견에 반박하며, 비만을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연결된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여줍니다.


스트레스와 감정적 폭식의 관계를 다룬 감정과 음식의 위험한 동맹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됩니다. 야근 후 치킨을 시켜 먹는 행위, 스트레스받을 때 단것을 찾는 현상, 우울할 때 폭식하게 되는 심리 등이 모두 뇌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책보다는 이해와 대안 모색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최형진 교수의 세계적 연구 성과인 GLP-1 비만치료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등장합니다. GLP-1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작용하여 어떤 심리적 기전으로 식욕을 억제하는지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여 2024년 세계적인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한 겁니다. 위고비, 삭센다 등으로 알려진 혁신적 비만치료제의 작동 원리를 자세히 풀어냅니다.


김대수 교수는 기술의 발전으로 식욕 조절이 가능해진 시대에 인간은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할까라는 인간다움의 미래를 짚어봅니다. 인간은 사회적 구조 속에서 이웃을 배려하여 자신의 에너지를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인간의 모습은 고차원적인 먹잇감 즉, 메타푸드(Meta food)라고 명명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욕망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그것을 건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먹는 욕망>. 본능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며 그 본능을 추구하는 행동을 늦출 수 있을 뿐이라며 현실적인 접근법을 제안합니다.


최형진 교수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학적 통찰과 김대수 교수의 행동유전학적 분석이 만나면서 이론과 실무가 균형 잡힌 구성이 마음에 듭니다. 두 저자 모두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에 출연하며 대중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학자들이라 어려운 과학적 내용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먹는다는 행위가 더 이상 단순한 생리 현상이 아님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감정을 먹고, 기억을 씹으며, 관계를 삼킵니다. <먹는 욕망>은 먹는 행위에 담긴 복잡한 층위를 하나하나 해체해 보여줌으로써 더 자각적인 식사, 더 따뜻한 공감, 더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합니다. 음식을 조절하려 애쓰기보다, 내 안의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진짜 식욕 조절의 시작일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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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
전미란(전선생) 지음 / 서사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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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갱년기라는 단어는 여전히 불편한 인상을 줍니다. 생물학적 노화의 징표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성에게 갱년기는 호르몬 변화로 퉁치기엔 너무 많은 신체적, 정서적 문제들이 얽혀 있습니다.


저자 전미란 일명 전선생은 갱년기 몸이 보내는 신호를 질병이 아닌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바탕으로 <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를 내놓았습니다.


전선생은 이른 갱년기를 겪으며 식단을 바꾸기 시작했고 그 변화는 곧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의지의 응원을 넘어 매일의 식사가 어떤 사유와 행동을 이끄는지를 보여줍니다.





갱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주방을 바꾸는 데 있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아침, 점심, 저녁을 기준으로 97가지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는 전선생의 조리 방식은 고급 레스토랑의 정교한 요리법이 아니라 일상의 언어로 이루어집니다. 그 안에는 지금 나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음식을, 가장 덜 자극적으로, 가장 지속 가능하게 준비하는 지혜가 녹아 있습니다.


갱년기 여성에게 아침은 하루의 컨디션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저자는 효소로 해독하고, 수분으로 채우는 아침 식사를 제안하며 샐러드와 수프, 홈메이드 드레싱을 소개합니다.


깻잎순드레싱과 고구마견과류드레싱은 입맛을 돋우는 동시에 간 기능을 돕습니다. 병아리콩드레싱모듬샐러드는 단백질과 섬유질을 한 끼에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합입니다.


수프 파트에서 등장하는 블랙수프, 단호박브로콜리두부수프 같은 요리들은 공통적으로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장 건강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칼로리 낮은 음식이 아니라 호르몬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음식에 집중합니다.


갱년기 다이어트의 핵심은 굶거나 절제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풍부하게, 하지만 정확하게 먹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고구마영양밥, 쑥톳밥, 청국장버섯가지덮밥 같은 다채로운 식단이 포함됩니다. 토마토하이라이스나 해초오이국수는 먹기에도 부담 없는 메뉴로 단조로운 식사의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모든 레시피는 영양 밸런스뿐 아니라 감정적인 만족감까지 고려되어 있습니다.


갱년기의 주요 증상으로 꼽히는 관절 통증과 탈모, 피부 건조 등을 완화하는 반찬과 국, 간식들도 소개합니다. 하루의 피로를 회복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치료식에 가깝습니다.


취나물무침, 청경채숙주나물무침, 소고기와 명이나물겉절이처럼 익숙하지만 조합의 묘미가 살아 있는 반찬들이 눈에 띕니다. 국물 요리로는 닭미역국, 연근봄동들깨탕 등 도전해보고 싶은 요리들이 가득합니다. 들깨의 고소한 맛은 자극을 줄이는 동시에 피부 보습에도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브로콜리바나나계란빵은 혈당을 안정시키고 단맛을 줄이면서도 포만감을 주는 지혜가 담긴 레시피로 소개합니다. 몸을 재정비하고 감정을 어루만지는 음식은 단순히 영양소의 조합을 넘어섭니다. 자기 돌봄의 실천이기도 합니다.





50일 챌린지와 갱년기 상담소 코너도 유용합니다. 50일간 따라 할 수 있는 식단표와 함께 질문 답변이 이어집니다. 갱년기 상담소는 전선생의 인스타그램 활동을 토대로 구성된 섹션으로 실제 독자들과의 밀도 높은 소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갱년기는 억지로 견디는 시기가 아니라, 몸을 다시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 혈당 급상승 없이도 심리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레시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갱년기 여성의 식생활을 단순한 다이어트를 넘어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한 식이철학을 제안하는 전선생입니다.


그저 나이 탓이라는 체념적 결론으로 모든 증상을 퉁치기 쉬운데, 그래서 저자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더 울림을 줍니다. 음식을 통한 인생 2막을 설계한 전미란 작가처럼 삶을 살리는 식단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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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 당신이 설명을 못하는 데는 사소한 이유가 있다, 개정판
고구레 다이치 지음, 황미숙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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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설명을 잘한다는 건 단지 말을 많이 하거나 유창하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상대가 이해했는가 하는 결과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경제학 커뮤니케이터로 유명한 고구레 다이치 저자는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에서 “설명은 센스가 아니라 과학이다”라며 언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훈련의 문제임을 말해줍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설명의 기술은 그저 프레젠테이션 스킬이 아니라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한 실용적 무기로 작동합니다. 첫 15초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상대는 설명을 듣기 전에 이미 판단을 내립니다. 이건 내게 도움이 될 이야기인지 아닌지를요. 그 판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정성껏 이야기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왜 자주 길게 늘어지는 설명을 하게 될까요? 저자는 정리되지 않은 사고와 말에 대한 불필요한 꾸밈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의 핵심보다 맥락, 수식, 배경에 집착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그래서 결론이 뭐야?’라는 피드백일 뿐입니다. 설명을 잘하는 사람은 재치나 화려한 말솜씨보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정돈된 정보 전달을 잘하는 사람인 겁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와 무관한 정보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을 포착하라.”라고 말하며 그 시작은 청자를 특정하는 것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누구에게 말하는지 분명하지 않은 설명은 공허합니다.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기능, 성능, 사양을 나열하기 바쁜가요? 하지만 고객은 그런 이야기보다는 내가 이 제품을 쓰면 뭐가 좋아지는가를 듣고 싶어 합니다. 우선 결론 한 문장을 정하라는 조언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핵심을 먼저, 나머지는 보충이라는 설명 구조를 통해 설명의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듣는 사람이 실제로 몸을 앞으로 숙이게 만드는 설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예시와 함께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되거나 불이익을 막아주는 정보를 던질 수 있다면 그 설명은 성공입니다.





설명의 기술은 '텐프렙(TNPREP)'이라는 공식으로 완성됩니다. Theme (주제), Number (몇 가지 포인트인지), Point (핵심 요점 및 결론), Reason (이유), Example (구체적 예시), Point again (핵심 요점 재확인)까지 이 6단계만 따르면 어떤 이야기든 깔끔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레젠테이션, 회의 발언, 이메일, 보고서에까지 적용 가능한 이 법칙은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알아둘 만합니다.


쉽게 말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문지식이 쌓일수록 오히려 더 어려워지지요. 모든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의 장애물입니다. 저자는 전문용어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명사를 동사로 바꾸는 전략, 외래어의 남용을 줄이기 위한 제안, 동일한 단어의 반복 사용이 오히려 설명의 명료성을 높인다는 설명까지 다양하게 보여줍니다.





저자는 상대가 내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라지 말라고 말합니다. 설명의 책임은 항상 말하는 사람에게 있다는 원칙입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아듣기 쉽게! 이 간단한 한 문장이 모든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설명이란 결국 문제의 인식을 공유하고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일입니다. 형용사와 부사를 숫자로 바꾸라, 구체적인 동사를 써라는 조언들은 설명을 추상에서 구체로 끌어내는 실전 팁입니다.


“빠르게 처리해 주세요”보다는 “오늘 오후 3시까지 끝내주세요”가 훨씬 효율적입니다. 모호한 요청이 갈등을 낳고, 갈등은 결국 신뢰를 깎습니다. 주의를 주는 방법, 감정 상하지 않게 피드백하는 전략 등 실제 업무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수십 통의 이메일과 메신저 알림이 넘쳐나는 시대에 짧지만 정확한 한 문장은 배려이자 실력입니다.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은 복잡한 문장을 줄이고, 착각의 여지를 없애며, 전달을 명확히 하는 다양한 기술을 소개합니다. 그동안 설명을 잘 못했던 이들에게 건네는 실용적 해방의 언어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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