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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 - 좋은 삶을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52가지 태도
롤프 도벨리 지음, 엘 보초 그림,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수많은 투자자들의 스승인 찰리 멍거는 "내가 어디서 죽을지 말해주시오. 그러면 그곳엔 절대 가지 않을 테니."라고 말했습니다. 불행 통제를 위해 불행으로 향하는 지름길을 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역발상적 지혜는 롤프 도벨리의 역발상 인생론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의 출발점이 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성공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대신, 실패로 가는 길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세계적인 지식 교류 커뮤니티 월드마인즈의 대표이자 세계 최대 전자도서관 겟앱스트랙트의 공동설립자, 유럽에서 가장 재치 넘치는 사상가라는 평가를 받는 롤프 도벨리. 이 책에서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합니다.
저자가 택한 방법론은 반전 기법입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들이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공식을 제시한다면, 저자는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지도를 그려냅니다. 다양한 실패담들을 통해 발견한 것은 실패가 우연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불행해지지 않는다. 사소한 어리석은 행동 하나가 두 번째, 세 번째 행동으로 이어진다"라며 실패에서 배움을 얻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52개의 장 제목들이 모두 도발적입니다. '그저 방치해라', '내면의 나약한 자아를 믿어라', '기대치를 높여라', '온실 속 화초가 되어라', '소셜 미디어에 빠져라' 등 언뜻 보면 우리가 평소 하고 있는 행동들 같지만, 실제로는 우리를 불행으로 이끄는 함정들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지금보다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더 전방위적으로 사용하는 건 어떤가라며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진정한 파워 유저가 되라고 권합니다. 심지어 가짜 계정까지 만들어서 진심, 분노, 공격성, 열등감을 풀어내자고 말합니다. 저자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소셜 미디어 중독의 위험성입니다. 역설적 표현을 통해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전략입니다.
각 장 앞에 배치된 엘 보초의 일러스트들도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시각적 재미를 더합니다. 저자의 도발적인 메시지를 그림으로 압축해 표현했습니다. 때로는 위트 있게 때로는 신랄하게 인간의 어리석음을 시각화합니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조용한 이성의 목소리' 코너입니다. 도발적인 반면교사가 끝나면 저자는 차분하고 논리적인 어조로 왜 그런 행동을 피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고대 철학부터 진화심리학, 행동경제학, 인지과학 등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 이야기합니다.
불행은 통제할 수 없지만 삶의 방식은 바꿀 수 있다는 그의 핵심 메시지는 여기서 빛을 발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들에 매달리는 대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행동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 좋은 삶으로 가는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겁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관찰도 예리합니다. '부정적인 사람들을 곁에 두기' 장에서는 "당신이 사귀는 사람은 당신 그 자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정서적 전염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부정적인 사람의 말투와 표정을, 그들의 습관과 태도를 조금씩 모방하기 때문에 관계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인간 심리의 취약점들도 놓치지 않습니다. '늘 최악을 가정해라' 장에서는 부정 편향에 대해 설명합니다. "인간은 긍정적인 일보다 부정적인 일에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한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부정적인 것은 우리를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며 진화심리학적 관점을 짚어줍니다.
수렵채집 시대의 조상들 중에서도 "검치호랑이를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다가 유전자 풀에서 퇴장당한" 긍정적인 사람들보다 "겁 많고, 걱정 많고, 의심 많은 자들"이 살아남았다고 말이죠. 이런 유전적 특성을 미디어가 영리하게 이용하는 겁니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불필요한 부정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사랑과 집착에 대한 도벨리의 관점도 흥미롭습니다. '구속하고 집착하고 복종해라' 장에서 그는 "사랑에 빠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삶. 완전히 그의 노예가 되는 삶!"을 극단적으로 묘사합니다. 반면교사를 통해 건강한 사랑과 병적인 집착의 차이를 부각시키는 겁니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인식하고 바로잡는 사소한 결심이 결국 인생 전체를 바꾼다는 역발상의 깨달음을 줍니다. "인생은 고되다. 실패는 당연하다. 개인사도 그렇고,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계속 버티고 앞으로 나아간다고? 그건 미친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라며 차라리 우아하게 포기하는 법을 배우자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이 책의 소제목들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리스트를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삶으로 가는 길이 하나가 아니라면, 최소한 나쁜 길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때로는 더 중요합니다. "더 나은 정답을 찾기 위해 헤매는 대신, 명백히 나쁜 선택들을 제거함으로써 남은 선택지들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는 실패 패턴을 분석하고 현실적 경계를 제시합니다. 우리가 피해야 할 함정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런 역발상적 사고가 때로는 더 실용적이고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