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나이 40에 읽으면 좋은 책이네요

란제리 클럽
유춘강 지음 / 텐에이엠(10AM) / 2009년 2월

여자가 40줄에 들어서면 우선 자신의 삶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내 나름의 생각인지 모르지만 인생의 한 고비를 넘기고 쉼표를 찍는 나이가 40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런  40줄에 들어선 여자들이 주인공이다.

자신의 삶의 연금이라 믿었던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이제껏 행복하다 믿어왔단 자신의 삶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는 주인공인 나,

지적이면서도 무능력한 남편으로 인해 가장의 역할을 떠 맡고 있는 지소,

화려한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남편의 걷잡을 수 없는 외도로 인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소정

이 세 여자들은 40이란 나이에 접어들고서야 자신들의 삶에 대한 의미를 묻게 되는데...

일상의 평범함과는 조금은 먼 그런 이야기임에도 세 여인들이 거침없이 쏟아내는 독설과 결혼에 대한 비판은 어쩌면 결혼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겐 역설적으로 결혼의 다른 의미를 찾게 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 까 싶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쩌면 나는 금전적으로 그에게 기생하면서 살았는지도 모름다. 철마다 그의 양복 주머니에 재수 부적을 넣어 준 것도 결국은 나의 안위를 기원하고, 무사한 현실 유지를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일 년에 한번 자동차 보험을 들듯이 어쩌면 나도 그를 대상으로 원초적이지만 몇 장의 부적을 통해 행복을 보장받으려 했던 것 같다.>

정말 이런 생각만으로 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사랑이란 열정은 식어버렸는지 모르지만 그에 못지 않은 끓임없이 솟아나는 정이라는 것으로 지탱하는 것이 결혼이 아닌가 싶다.

소정과 같은 지독한 미움만으로 결혼을 유지하는 것도

자신의 선택한 인생이란 책임감으로 결혼을 유지하는 것도

안정이란 연금을 들듯이 결혼을 계약으로 유지하는 것도  아니란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 같다.

 

 이 첵에 쓰여진 것처럼 여자가 마흔이 다 되어서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것이 벼락을 맞아 죽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사라짐으로써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나,

인생의 주인은 어떤 순간에도 자신이어야 함을 이 책을 통해 배운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한순간 미아처럼 내버려지는 그런 비참함을  맞보기 전에 자신의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그런 의미에선 한번쯤 40줄에 들어선 아줌마라면 읽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