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을 적마다 항상 느끼는 건 짧은 시 귀절 속에 담긴 순수함이 어른이 되어 잊어버리고 있던 어릴 적의 추억들을 더듬게 한다는 것이에요. 기교를 부리지 않는 시 속 이야기엔 시를 쓴 이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시집을 읽을때는 책을 읽을 때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 같애요. 나도 모르게 시 귀절 속의 이야기에 실려 있는 그 순수함에 동화되어서일까요? 나와 같은 어른이면서도 아이들의 순수함을 잃어버리지 않은 권오삼 선생님은 그래서인지 존재하는 모든 것이 말을 듣는다는군요. "방울 토마토만 한/ 방귀 한 개"가 하는 말,'망치와 쇠못'이 서로 나누는 말, 이사를 가는 "개미들"의 말, 게으름뱅이 겨울 해, 부지런한 여름 해의 마음까지도..... 아이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읽으시고 들으시는 선생님의 글 속에 아이들의 마음이 아이들의 생각이 그대로 들여다 보입니다. <여름 교실> 덥다! 선생님이 선풍기를 '강'으로 해도 덥다! 땀이 막 난다. 땀이 한 그릇이다. 기교를 부리지 않는 선생님의 시 속에 아이들이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더욱 여름의 더위에 지친 아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애요. 나를 부끄럽게 만든 시가 있어요. 아마 나도 이 시속의 엄마처럼 아이에게 그렇게 비추어 지지 않았나 나를 뒤돌아 봅니다. <궁금증> 우리 엄마는 내 동무네 집이 빨간 벽돌로 지은 집에 창가에는 화분이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고.....하면 그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 못하지만 얼마짜리 집이래요 하면 그만 아 그래! 하고 놀란다 다른 집 엄마도 그럴까? 아이들이 가치의 기준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지만 이미 모든 것에 물들어 버린 어른의 기준으로는 돈의 가치가 우선시 된다는 걸 이 글 속에서 다시 느낍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긴도 한 <똥 찾아가세요>는 읽으면서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시인것 같네요.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시는 <똥 찾아가세요>와 <재미있는 책><재미없는 책>이라네요.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나요. 아이의 말대로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놓은 것 같은 그런 시인 것 같애요. <재미있는 책> 재미있는 책은 자석 같다. 책을 읽다보면 손이 책에 딸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재미없는 책> 엄마가 사 준 책 몇 쪽 안 읽었는데 금방 하품이 나네. 책 속에 재미있는 이야기 대신 잠 오는 약 넣었는지 금방 졸음이 오네 밤에 잠 안 올대 읽으면 아주 딱이네. 오랜만에 아이와 공감할 수 있는 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자시의 생각을 시로 표현하기 좋아하는 아이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