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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행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30년이란 긴 세월을 자신을 돌아볼 사이도 없이 오직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타에코,
그리고 그녀의 옆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그녀만을 의지하는 듯한 애완견 포포,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포포의 이웃집 소년의 살인 사건은 타에코에게 가족의 의미, 가정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계기가 된 것 같다.
너무나 포포에게 무심한 가족들을 보면서 지금의 자신의 입장과 포포의 입장이 오버랩되면서 자신도 포포와 같이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깨달음이 타에코로 하여금 도피행이랑 결단을 내리게끔 몰아간 것 같다.
졍신없이 살아왔던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와 포포에 대한 동일시된 연민이 곳곳에 묻어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아무런 조건없이 한없이 자신을 돌볼 사이도 없이 주기만 하는 우리 주부들이 일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타에코는 포포와의 도피행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일상과 만나고 부딪치고 그리고 서서히 자신이 자아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타에코의 자아찾기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지만 포포의 거세 되었던 사냥견으로서의 본능이 다시 살아나는 과정들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타에코의 자아도 포포의 본능과 마찬가지로 살아나고 있음을 내 스스로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 도예가인 쓰쓰미와의 만남은 타에코의 또 다른 자아 찾기에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은 우리 주부들도 아내가 아닌, 엄마가 아닌 본래의 나로서 나 자신과 만나 필요가 있음을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