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일요일은 나에게 남편이 얼마나 큰 존재인가를 알려준 날이다.

토요일에 동창회 관계로 회사가 끝나고 막바로 친구들을 만나러 서울로 간 남편,

한 10시쯤에 물만 먹으면서 잘 버티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언제나 정각에 퇴근하고 항상 집에 들어오는 사람인지라 그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항상 하는 편인 사람인지라 그 날도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12시쯤에 다시 걸려온 전화,

아무래도 집에 돌아가기는 힘들어 친구집에서 신세지고 아침에 전화를 한다는 거였다.

아침에 딸애들의 법석으로 일어나 밥을 챙기느라 그릇을 정리하는데 항상 그 사람이 사용하는 컵이 떨어져 깨져 버렸다.

근데 아침에 연락한다는 사람이 12시가 되어도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전화 연락이 하는데도 계속 연락이 되질 않는 것이다.

그 순간부터 불안감이 밀려왔다.

옆에서 21개월 된 작은딸이 엄마의 걱정을 자기도 느껴는지

"아빠, 술 아빠, 술 떽지 떽지 "

말한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무슨 일이 생겼는데도 내가 모르고 있는건 아닌지,

이 사람이 없이 어찌 하나 하는 그런 불안감과 남편에 대한 걱정으로 어찌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그 시간에 공을 차고 있었다.

화가 얼마나 나는지 남편에게 마구 쏘아댔다.

하지만 실은 남편이 무사해줘서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웠다.

언제나 지금의 모습으로 우리 애들과 내 옆에 있었주었으면 그것만큼 고맙고 감사한 일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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