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머리 주디 푸른도서관 3
손연자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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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당하는 그들의 슬픔


‘엄마는 금발에 파란 눈, 나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 진짜 엄마는 누구일까?’

 이 이야기는 주디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 나라는 출산율이 약 1.08로 위험 수치를 향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미혼모가 낳은 아이들은 인구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키울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입양 보내진다. 입양된 아이는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자신의 아이가 죽게 된 외국인 부부에게 ‘엄마, 아빠’ 라고 부르며 살게 된다.

 입양된 황인종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간다. 미국에서 주장하는 것은 ‘평등’. 그러나 나치의 인종청소처럼 공공연하게 인종청소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미국의 인종차별 대상은 흑인, 황인, 유럽계(포르투갈 등)백인. 그러나 유럽계의 백인들은 지금 차별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자신들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평등하게 대하고,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여 대하고.......

 주인공 주디는 입양아이다. 그녀에게도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 그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고 주디는 머리를 금색으로 염색하고는 즐거워한다. 그러나 그는 주디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특별한 외모에 호감이 간 것이었다. 주디는 친한 친구에게도 배신당하고 점점 반항심을 키워간다. 친구들은 그녀를 칭크, 국크라고 부르며 놀린다. 어느 날, 주디는 단짝친구에게 왜 배신하였냐고 묻는다. 주디의 질문에 그녀는 자기 자신도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배신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 주디에게 위안을 준다. 그 후, 주디는 같은 한국인 입양아 오빠와 친해진다. 그리고 한국인인 ‘구슬이 엄마’에게 한국말을 배우고, 그녀의 인형 속에 있던 한국어로 씌여진 편지를 읽음으로써 자신의 고향을 찾게 된다. 한편, 몰래 키우던 고양이를 엄마가 오빠의 알레르기 때문에 버리자 엄마의 사랑이 거짓이라 생각하고 집을 나왔다가 깡패들에게 잡힌다. 그 때 엄마가 주디를 찾아 오고, 깡패가 휘두른 칼에 대신 찔리게 된다. 그때서야 주디는 엄마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함을 깨닫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한다. 그리고 주디의 아빠는 서울행 비행기표 4장을 사 오셔서 주디는 자신의 고향 한국을 직접 보러 갈 수 있게 된다.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엄마의 사랑과 아빠의 배려)으로 끝나지만 대부분의 입양아들이 양부모에게 버림받고, 구박받아 비참한 삶을 살게 된다. 거기에 친구들은 등을 돌려 멀어지고, 인종차별으로 인해 취직도 힘들다. 황인들, 흑인들, 그리고 쫓겨난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들....... 그들은 KKK단의 위협, 힘든 취직, 불가능한 백인과의 결혼 등으로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간다. 요즈음은 인종차별이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차별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중요한 사실 하나를 또 한번 발견할 수 있었다. 주디가 인형(여름이, 주디가 편지를 발견한 인형)을 보며 생각하는 장면이다. 그때 주디는 일본의 전통의상과 중국의 전통 의상의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한다. 그러나 여름이가 입고 있는 한복은 처음 보는 옷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일본 사이에 있는 한국의 의상은 왜 알지 못할까? 물론 작가의 의도도 빼 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아마도 우리 나라가 아직은 미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할 것이다. 세계 경제강국 일본, 많은 인구와 넓은 땅을 가진 중국. 이 두 나라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 나라는 기술을 발전시켜 미국, 아니 전 세계에 우리 나라를 알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요즘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하니 한번 기대해 볼 만도 하다.

 이 책은 한국인 입양아의 슬픔을 잘 그려낸, 한 편의 영화 같은 책이다. 이번 여름,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장한다. 더 이상 또 다른 주디가 나와 비극을 빚어내질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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