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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만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라
봅 그리피스 지음, 이창식 옮김 / 해냄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모든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상대적인 비교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누가 한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성경에도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마르크스가 시종일관 주장해 온 맑시즘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인간의 욕망을 줄이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면 생산성이 고도화되어 인간의 욕망을 채우고도 넘칠만큼의 재화를 생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공산주의가 창궐한 것 아닐까? 어짜피 재화가 넘쳐 날 수는 없을 것이고 국가가 인간의 욕망을 제한함으로써 상대적인 비교를 없애고 절대적인 재화의 배분에 촛점을 맞춘다는 이론은 일면 그럴싸하게 보인다.
[남은 인생만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라]의 작가 봅 그리피스는 직업 전환의 전제 조건을 치밀한 계획, 자신을 포함한 가족의 욕망 억제, 그리고 실천으로 축약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직업에 대한 만족보다는 살아오면서 꿈꿔온 일로 직업전환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생각해온 하고싶은 일을 하려고 생각하면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것이 급여가 줄어 소득이 줄 가능성이다. 소득의 감소는 소비를 줄여야 하는데 소비억제는 자신보다도 가족의 고통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저자는 월스트리트에서 성공한 전문가였다. 연봉이 6억이 넘는데도 늘상 카드 빚 등 부채에 시달렸다고 회고한다. 이태리풍의 고급 저택에 살면서 늘상 '온실을 고쳐야 하는데...', '수영장을 수리해야 하는데...' 등등의 고민을 하면서 살았고 이때문에 늘상 카드 빚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저자가 어려서 꿈꿔온 일들을 하기 위해 직업 전환을 생각하는 순간 가족들의 고통이 염려되었고 아이들이 '아빠가 더 이상 은행장이 아니면 우리는 뭐죠?'라고 생각할 것에 두려움을 떨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끊임없이 구했고 가족의 동의를 얻어 내는데 주력했다. 그래서 성공적인 직업 전환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직업관심도 확인검사와 인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직업선택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방법을 2장에서 제시했다. 그리고 3장에서는 직업적 기술을, 제 4장에서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통찰력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특히 제 4장에서는 직업을 처음 갖을때의 목표나 감정상태와 현재의 그러한 상태에 대한 철저한 통찰력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결정적인 내용들은 5장부터이다. 이제 직업 전환을 꿈꾸면서 느끼는 두려움의 종류와 그 극복 방법들이 제시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실패를 부르고, 성공에 대한 두려움은 성공이 우리로부터 요리조리 피해 가도록 만든다"고 주장한다.
6장은 '가족과 함께 거듭나기'이다. "가족을 직업전환에 적극 동참시키라."고 하면서 자녀들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다. '당신 자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당신만이 줄수 있다. 어느 누구도 당신 자녀의 부모 노릇을 할수는 없다. 그것이 사랑과 배려 관심에서 비롯된다.' '당신의 청년기를 회상해보라. 충고보다는 모범을 따랐던 경우가 많을 것이다. 가능한 한 최고의 부모가 되기 위해 스스로 분발하라' '당신의 자녀들이 어떤 사람이 되느냐 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에게 달려있다.' '학대와 무관심 다음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커다란 상처는 부모가 그들의 부모나 스승이 아닌 친구가 되려고 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은 점점 만연해가는 애매한 형태의 학대이다.....당신은 자녀들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유일한 존재인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당신이 너무도 사랑하는 자녀에 대한 독특하고 흥미롭고, 엄청남 조상을 안겨 주는 책임이다. 어떤 값비싼 선물도 그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7장, "소비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우리가 소비하기로 결정한 금액은 저축을 하거나 투자하지 않기로 한 금액이다. 저축하지 않으면 부를 이루지 못한다. 부를 이루지 못하면 미래의 풍족함을 누릴 수가 없다. 또한 질병이나 사고, 해고 등의 재난이나 자녀의 탄생과 같은 축복할 일에도 대비할 수가 없다. 그리고 놓쳐버린 그 부 때문에 중년이 되어서도 자신을 위축시키는 직업을 그만두고 영혼을 성숙시키는 직업을 선택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나 자신에게 금전적인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권한다. '내가 고객이나 고용주를 위해 돈을 버는 일에는 유능했을지라도 정작 나의 재정을 관리하는 일에는 실패했음을 자인'하라고 말하면서 '그것은 자아를 위축시키는 끔직한 경험'일 것이라고 말한다.
제 8장 "재정적으로 자유로워지기 위한 계획". 부채와 자산을 꼼꼼히 기록하고 나서 '부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지 않으면' 직업전환의 기회가 없다고 강조한다.
나머지 10장부터는 9장까지 행한 여러가지 행태를 기반으로 직업 전환을 실현하는 방법들이 나열되어있다. 이력서의 작성방법, 새 고용주 선택, 자기사업하기...등등
책을 덮으면서 직업전환에 대해서 받은 감동보다는 소비의 시대적인 흐름을 바라보는 지은이의 시각과 소비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자녀의 교육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그리고 자신의 재정에 대한 냉철한 판단 근거 등등이 훨씬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숲의 장엄함을 감상하는 것보다 쭉쭉 뻗은 나무의 아름다움과 기개를 보는 것이 더 좋았다고나 할까?
직업전환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만의 책이 아니다. 이제 사회생활을 준비하거나 막 시작한 사회초보부터 지금 열심히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에게도 시금석이 될만한 글들이 녹아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제 두번 읽기에 들어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