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백기완

봄비는 촉촉히
풀잎들은 좋아라
일어나라 아우성인데

여울물에 비낀
내 얼굴엔 웃음이 없다

굳게 다문 입가엔
핏빛이 완연하고
부라린 눈망울엔
남모를 눈물이 고였구나

오늘은 또 어디로 쫓겨야 하나
지지리도 못난 사내

살구꽃 한창일
내 고향은 지척인데

평생을 달려와도
못 넘는 철조망

풀잎들은 일제히
좋아라
일어나라

봄비는 촉촉히
애타는 가슴만 적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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