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설 - 한국소설문학대계 1
이인직 외 지음 / 동아출판사(두산)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서구의 선진국들은 그들 내부의 고유한 문화를 바탕으로 한, 자생적인 힘으로 근대를 일궈냈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근대를 일궈내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거나, 혹은 그 과정에 있어서 일제의 침략이란 강제성에 의한 근대를 경험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식민지는 마냥 지워버리고 싶은 상처이거나, 도려내버리고 싶을 만치의 환부였던 것이다. 식민치하 이후, 함석헌 선생의 말마따나 해방은 도둑처럼 찾아왔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해방의 주인공에 아닌 것이다.

그렇더라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근대를 살펴보는 일은 실로 중요하다. 현재는 근대의 연장선상에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현실의 전근대성과 추구해야할 근대성이 뒤섞여 있던 혼란스러운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마찬가지의 혼란스런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류가, 문명이란 이름으로 저질러온 추악한 해악들을 반성하고 회의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여전히 유효한 역사라는 이름으로써. 또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양상이 모여있는 시대가 근대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가치가 전도되고 착오된 된 것인지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근대는 우리의 문제점과 가능성이 담겨져있는 시대였으므로.

마찬가지로, 근대 지식인들의 내면풍경을 파악하는 일은, 곧 근대를 되짚어보는 일이기에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식인으로서 전통성과 근대성이 혼재한 시대를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응해온 문인들은 많은 것을 일깨워줄 것이기에 그러하다. 이 시기를 돌이켜보는 것은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를 확인하는 행위이며, 역사를 재해석하는 작업인 셈이다.

근대, 지식인들의 현실인식과 역사의식, 대응태도 등의 내면풍경은 어떠했을까? 근대에 글쓰기를 한 주체들, 그러니까 근대문학을 논하는 데 있어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대표적인 문인인 이인직, 이해조, 안국선, 신채호의 작품들이 이 책에 있다. 신소설이 유치하다고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도 있다. 현대문학과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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