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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하우스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토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생명을 잉태한다는 것은 참 쉽지 않다. 우선 엄마와 아빠가 서로 사랑을 나눠야 하고 그 사랑의 시기도 적절해야 하고 타이밍이 완벽했다고 해도 임신이 될 확률은 20~3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임신이 된다 하더라도 그 중 70%는 엄마가 임신 사실을 알기도 전에 저절로 자연 유산이 된다고 한다. 건강하지 않거나 조금 이상이 있는 경우 저절로 유산이 된다니. 요즘 임신을 위해 노력하는 친구가 알려준 정보다. 설명의 확률에 따르면 정말 임신이 쉬운 일이 아니다.
임신을 한 후에도 엄마의 고통은 얼마나 큰지. 우선 입덧. 하루 종일 속이 미슥거리고 먹으면 토하고 안 먹어도 울렁거리고 조금 많이 먹어도 올라오고 적게 먹으면 금방 배가 고프고 입맛은 하나도 없는데 배는 고파서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하고 먹고 바로 걸어도 울렁거리고 차를 타도 울렁거리니, 이것 참. 임신 초기에는 무조건 안정을 취해야 해서 운동도 못하고 산책도 30분 이상 하면 안 되고 장거리 여행을 가지도 못하고 등산도 못하고 수영장도 못가고 바다에도 못 가고 회사에 나가자니 그것도 힘들고 하루 종일 집에 있자니 그것도 좀이 쑤시고.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일 게다.
그렇게 열 달을 고이고이 길러 출산을 할 때의 고통은 얼마나 클지. 아직 출산의 경험이 없어 얼마나 아플지 감히 상상을 할 수도 없다.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뿐.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내 친구지만 그들이 다시 보이고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다. 우리 엄마도, 아니 이 땅의 모든 엄마들은 살이 찢어지고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아픔을 참아가면서 나를, 내 친구를,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을 탄생시켰겠지. 새삼 감사하고 감사하다.
책에는 임신에서부터 출산까지의 다양한 모습들이 나온다. 유산한 사람, 상상 임신한 사람, 편안하게 출산을 기대하는 사람, 임신을 알고 슬퍼하는 사람 등등. 어떤 생명이든 그 생명은 소중하고 존귀한 것인데. 버려진 아기들도 나오고, 그 상처로 힘들어 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내 아기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그 아이에게 얼마만큼의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을까. 엄마가 된다면 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아프지 않게 상처받지 않게 힘들지 않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할 텐데. 잘 할 수 있을지, 나 하나도 건사 제대로 못하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