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따뜻한 경쟁 - 패자 부활의 나라 스위스 특파원 보고서
맹찬형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기자가 쓰기엔 너무 성의없이 쓴 책이다. 일반인이 고민하고 쓴 글이라면 칭찬할 만 하지만, 저자가 기자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 책은 그저 책을 내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썰을 풀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2008년 초증고생의 사교육비 총액이 20조9000억원이고 이를 위해 엄마는 파출부로, 아빠는 대리운전을 해야한다는 실상은 굳이 독자가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뻔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괜찮은 대학을 ㅈ로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학원에서강사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이며 비싼 학원비를 받으면서도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곳도 있다는 둥의 이야기들은 꼭 스위스 특파원이 아니어도 조금만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알 수 있는 수준의 정보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스위스에 대한 내용은 공교육이 살아있다는 정도의 내용밖에 소개돼 있지 않다. (코리안 패러독스 p83)
이 정도라면, 정말 한심한 수준이다. 이런 책을 출판하려면 스위스의 학교를 적어도 한 곳은 찾아가 보고 그 학교의 학생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커리큘럼은 어떻게 되는지, 한 학기에 받아야 되는 수업은 몇 시간이나 되며, 학생들은 어떤 숙제를 해야 하며 어떤 성취를 보여줘야 하는지, 이들의 진로 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교와 학부모와의 협엽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등에 관해 한 번이라도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스위스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국과 비교하고 과연 한국에서는 어떠한 교육이 실행되어야 하는지 제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노력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스위스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발로 뛰어다니며 취재한 흔적은 보이지 않고 그저 모두들 다 알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구구절절히 엮어 놓기만 했다. 한국사회의 문제점들에 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풀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더욱이 기자는 그간의 경력을 통해 이 정도 이야기는 눈 감고도 얼마든지 해댈 수 있다. 도대체 이런 책을 왜 출판했는지, 왜 책을 내겠다고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성이 없는 저자의 태도 때문에 읽는 내내 불쾌하고 화가 났다. 내 방 책꽂이에 꽂아 놓기도 싫어서 당장 중고 서점에 팔아버려야 할 정도다.
무슨 일이든 성의있게,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