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쁘다. 지금 태어났으면 연예인을 해도 될 만큼이나. 이렇게 어리고 예쁜 그녀가 험난한 삶을 산 것이 안쓰러워, 펑펑 운 기억이 난다. 사진을 찍을 당시, 그녀는 자신의 삶을 예감이나 했을까. 아무도 몰랐을 테다.
얼마나 고달팠을까.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겨웠을까. 시류를 잘못 태어났다고 많은 사람들이 한탄을 한다. 경쟁시대에 태어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둥 내뱉는 한탄이 그녀 앞에선 모두 가소롭다. 그녀만 한 사람이 있을까.
정신병에 걸리고 급기야 길거리에서 암살당하고 말았던 그녀. 어찌 했어야 했을까. 어떻게 했어야 그녀의 삶을 스스로 구할 수 있었을까. 무엇을 했어야 했지? 어떤 마음을 가졌어야, 어떻게 정신을 무장했어야 그녀의 삶, 바뀔 수 있었을까.
아마,,, 할 수 있는 게 없었을 게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 보아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었던 무엇인가는 아무 것도 없다. 아무리 용을 써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가.엾.다.
이런 삶도 있다. 누가 봐도 안타깝고 안쓰러운 삶. 본인도, 제3자도 어찌 손 써볼 수 없는, 속수무책의 삶. 그저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루하루 견디는 것뿐이었을 테다. 신은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인간에게 준다더니, 그것도 거짓말이다.
그래서 무섭다. 견딜 수 없는 시련도 마구 마구 주시는 신이기에.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사는 게 겁난다. 또 어떤 힘든 일이 닥칠지, 어떻게 견뎌야 할지, 자꾸만 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