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 컵케이크 하나로 인생이 바뀐 청년백수의 파란만장 성공기
김신애 지음 / 나무수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예쁘다.

그렇게 아기자기한 성격은 아니라서 예쁜 케이크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린다거나 내가 만든 스파게티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데, 이 책은 보자마자 와, 감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케이크가 너무 귀엽고 앙증맞아서. 케이크는 그냥 맛있는 후식일 뿐, 먹기 아까울 정도야, 라며 호들갑을 떤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런 케이크라면 나도 고등학생 소녀들처럼 난리 법석을 피울 수 있을 것 같다.

하하, 요즘엔 왜 이런다냐? 자꾸 안 하던 짓을 하고, 컵케이크 따위에 감동을 다 하다니. 확실히 요즘엔 '아름다운 것들'에 꽂혔다. 예쁜 것을 보면 내 마음까지 예뻐지고 정화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자꾸 취향이 소녀처럼 변한다. 색색깔의 컵케이크, 청순한 미녀, 마냥 봐도 좋은 꽃. 긍정적인 변화인지 부정적인 변화인지, 요즘 내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다는 반증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저 이 변화를 즐기고 있고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러나 조금 얼떨떨하기도 하는 어리둥절한 상태다. 뭐, 나쁘지 않다.

내친 김에 나중에 혹시라도 내 가게가 생기게 되면 어떻게 꾸미는 게 좋을지 생각해 봤다.
 첫째,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도, 나의 고객들도. 아침에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우울하거나 끔찍하지 않고 콧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오늘이 월요일 밖에 안 됐네, 화요일 밖에 안 됐네, 한숨쉬지 않도록. 내 가게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이 곳에 와서 일상의 한 짐을 벗어버리고 갈 수 있도록.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예쁜 가게로는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어 다른 직업을 찾아 전전하지 않도록. 그럼 어차피 지루한 하루가 시작될 테니까.
 그러나 돈에 얽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돈 때문에 인심을 잃고 사람을 잃지는 않는 가게. 오히려 손님들에게 넉넉하게 서비스도 제공하고 인심좋게 이것 저것 대접할 수 있는 가게였으면 한다. 그럼으로써 나도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가게. 와, 여기까지만 상상해도 함성이 절로 나온다.
 더 욕심을 부린다면, 내가 더 말랑말랑해지는 가게였으면 좋겠다. 뻑뻑하게 굳은 내 머리가 부드럽게 기름이 칠해지고 스펀지 케이크처럼 푹신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엉뚱한 상상과 유쾌한 이야기들이 매일 매일 샘솟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뻤으면 좋겠다. 삭막한 미니멀리즘 식의 인테리어 보다는 따뜻한 조명과 아늑한 소품들로 아기자기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가게도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휴식이 된다면...

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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