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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의 뷰티 테라피
박수진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2011. 09. 21
사진 출력하기
아이크림 포장하기
진료기록 받기
예뻐지기
크큭, 내일 할 일 목록을 작성하다가 마지막에, 예뻐지기. 하하. 필요한 사진을 출력하고 선물 줄 아이크림을 포장하고 병원에 가서 진료기록을 떼고, 이런 일처럼 예뻐지는 일도 가능한 일이면 얼마나 좋을까. 귀찮고 잊어버리기 쉬울 뿐 해야 할 일 목록에 작성하고 그 다음날 잊지 않고 실행만 한다면 얼마든지 예뻐질 수 있다면. 매일 매일, 내일 해야 할 일 리스트에 예뻐지기를 빼뜨리지 않고 넣을 텐데. 암, 넣고야 말고.
동사무소에 들러 주민등록을 떼는 일처럼, 꼭 처리해야 하는 은행 들르기처럼, 아름다움을 ‘처리’해야 하는, 아니 처리하기만 하면 가능한 업무라고 생각하는, 재미있지만 허무맹랑하고 발칙하고 버르장머리까지 없는 상상놀이.(예뻐지는 것을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은행 업무 따위와 비교하다니!)
그래도 상상만이라도 흐뭇하다. 외모 제일주의니, 판에 박힌 미의 기준이니, 매스컴에 의해 세뇌된 대중이니, 하는 진지한 이야기들을 오늘은 생각하지 않으련다. 그냥 그녀를 보니 기분이 좋고, 뽀얀 얼굴이며 가녀린 머릿결이며 청초한 자태가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을 보니 일상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잠시 잊혀 진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이 정화되고 그래서 마음이 정화된다. 난 오늘 나의 미각(美覺)을 자극하는 아름다움 중 이 책을 선택했을 뿐.
나도 아름다워지고 싶다. 그래서 나를 보면서 나도 즐거워지고, 다른 사람도 힘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기를. 그럴 수 있겠지? 아암, 꼭 그러고야 말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