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시크 - 무심한 듯 시크하게 나를 사랑하는 법
데브라 올리비에 지음, 이은선 옮김 / 웅진윙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그래? 그렇단 말이야? 프랑스 여자들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만의 개성을 사랑한단 말이야?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프랑스 여자들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애쓰지 않는단다. 튀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우리와는 달리, 언제 어디서나 착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우리와 달리, 그녀들은 천편일률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누구와든 논쟁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단다. '졸리 레이드'. 비전형적으로 예쁜 여자라는 뜻이란다. 프랑스 여자들은 누구나 스스로를 졸리 레이드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자신을 갖는단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금발에 피부가 하얗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들을 질시의 눈으로 쳐다보지 않는단다. 자신도 충분히 아름다우므로.

이런 프랑스 문화가 부럽다. 프랑스에 가 본 적이 없어 이 책에 있는 내용이 모두 다 사실인지 아닌지, 과장된 면이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각기 다른 생각과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프랑스, 그리고 그 곳에서 살고 있는 그녀들이 마냥 부럽다. 억압하고, 조금만 달라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모난 돌이 정맞는다며 개인을 목졸라 숨막히게 하는 우리네 정서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돼서. 내가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면 지금보다 더 행복했을까? 더 자유롭고 자신있고 당당하게 살 수 있었을까? 어디서든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고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씩씩하면 되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들의 눈빛과 손가락질이 괜히 힘들 때가 있다. 그냥 그럴 때가 있다. 주변 분위기 때문에 괜히 위축되고, 다른 사람들의 수근거림이 부담스러울 때. 개념없이 함부로 내뱉는 무례한 말들, 너는 왜 그리 까칠하냐는 힐책들. 도대체, 그냥 놔두면 안 되는 거냐고!! 왜들 남들 일에 그렇게 관심들이 많은지!! 다름과 차이라곤 도무지 인정하지 못하는 억압적 분위기. 정말 막무가내다.

책을 읽고 프랑스는 정말 좋은 것 같아서, 그런데 저자의 말을 무조건 믿을 수는 없어서 동생한테 물어봤다. 프랑스로 유학을 가려는 막내동생이다. 왜 하필 프랑스야? 다른 여러 나라도 가 봤는데 왜 프랑스에 꽂혔어? 공기가 달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거랑 말하는 게 우리랑은 완전 다르다고! 우리나라에선 답답해서 못 살겟어! 동생의 대답이었다. 그래? 프랑스에 가보지 않은 나로선, 뭐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렇다는데 뭐. 그렇구나...

나도 가보고 싶다. 지금의 상황들을 모두 훨훨 털어버리고. 지금 매여 있는 모든 것들을 버리고. 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 내 어깨에 짊어져 있는 무거운 짐들. 나도 한 번쯤은 마냥 즐겁고 행복하고 싶다. 그럴 수 있을까? 결국은 내가 선택해야 할 일인데. 막내동생처럼 약간은 이기적인 모습으로, 혹은 약간은 무모한 용기로. 그냥 내뱉는 소리가 아니라, 진지하게 생각을 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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