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일주일을 - 히드로 다이어리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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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랭 드 보통의 글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의 글에는 날카로움과 섬세함, 타인에 대한 관심, 통찰력, 철학, 사색, 고민이 담겨 있다. 그의 글은 항상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때로는 어렵기도 하지만 그의 글을 읽고 나면 조금 더 성숙해 진 나를 만날 수 있다. 그런 기대를 갖고 나는 항상 그의 글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의 글을 읽는 또 다른 이유.. 그가 부러워서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재단해 사용할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머무르고 싶은 곳에 머무르며 능동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사용한다. 원고 마감이 압박을 받든 아니든, 모든 것은 그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가 부지런히 글을 쓰든 아니든, 모든 것이 그의 자유다. 강요에 의해, 규칙에 의해 수동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아도 된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내뱉을 수 있다. 그가 생각했던 것을 그대로 글로 표현할 수 있고 비판하고 싶은 것들을 난도질 할 수 있다. 애정을 갖고 바라보던 소소한 일들에 집중해 작은 것에도 열변을 토하며 이야기 할 수 있다. 누구의 눈치를 보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피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 웃음을 짓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신의 마음에서 울리는 소리를 따라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는다. 입에 발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상사로부터 미움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진실을 이야기했다고 칭찬을 받는다. 정직한 글로 인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사람들은 그의 뼈있는 말을 조금이라도 더 듣기 위해 그의 책을 읽고 후속작을 기다린다. 통찰력 있는 작가라고, 그의 글에는 심오함에 담겨 있다고, 역시 알랭 드 보통이라며 사람들을 그를 추어 올린다.  

 그래서, 그가 부러워서 나는 그의 책을 읽고 또 읽는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서, 나는 또 그의 후속작을 기다린다. 그의 글 한 구절 한 구절을 오늘도 되씹는다. 혹시나 나에게도 알랭 드 보통처럼 살 수 있는 기회가 오지는 않을까 기웃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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