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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평점 :
작가의 유년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글을 쓰는 걸까. 첫 번째 소설집에서는 아버지가 집을 나가더니 두 번째 소설집에서는 어머니의 고된 일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두 개를 조합해 보면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어머니가 힘들게 자식들을 키우는 그런 모습이다. 그런 환경에서 유년기를 보냈을까. 그래서 차압 딱지가 붙고, 상경해서 반지하에 살고, 고시원을 전전하며 살았을까.
작가의 초기 작품에는 그 작가의 유년기가 비춰진다던데... 그녀의 유년기는 어땠을까. 아직 다 내뱉지 않은, 다 내뱉긴 커녕 이제 막 시작인 작가라, 그녀에 대해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동갑인 점이 계속 신경 쓰이나 보다. 얘는 이럴 때, 난 뭐했나... 싶어서다. 그녀의 작품이 1집과 2집에서 어떻게 변했고, 어떤 비유나 전개가 마음에 들었고, 그녀의 이런 시각은 마음에 들었고, 참신한 상상력과 톡톡 튀는 문장력이 훌륭하고.... 뭐 이런 분석보다는 그냥, 난 뭐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 마냥 부럽기만 하다. 그래서 이것 저것 서평을 써보려고 끄적이다가, 부러운 마음이 커 정리는 안 되고, 그래서 서평 쓰기는 포기해 버렸다.
암튼 대단한 작가가 문단에 나왔다는 평론가들의 평가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p.s 요즘엔 주저리 주저리 말하는 게, 힘들다기 보다는, 그냥... 그저 그렇다. 그냥.. 시들해졌다. 초탈한 느낌? 아니면 체념? 성숙과 체념은 한 끝 차이다. 모르겠다.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한다. 쓰면 뭐하나, 주저리 주저리 떠들면 뭐하나, 싶어서다. 뭐, 잠시 그럴 수도 있지. 그냥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