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고독한 투쟁. 고함과 함성. 살짝 건들이기만 해도 무슨 일을 낼 것만 같은 팽팽한 눈빛. 인간이 인간다워야 한다는 외침이었다. 그것은 세상을 다 바꿀 수 있다는, 썩은 것은 뒤엎어야 한다는 창창한 자신감이었다. 아직 때묻지 않은, 펄떡거리는 젊은이. <지식e1>은 피끓는 청년의 모습이었다.

그에 반해 <지식e2>는 뭐랄까... 서툴지 않고 무모하지 않은, 좀 더 성숙한 중년의 모습이랄까. 목이 터져라 소리치는 것은 아니지만, 차분히 말하는 그 한마디에는 울림이 있다. 어깨와 목에 잔뜩 준 힘을 푼, 보다 편안하고 너그럽고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

하지만 연륜을 통한 깊은 통찰력 때문인지 책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는 뼈저리게 다가온다. 처음은 가볍게 시작했다. 웃음과 눈물, 낮잠과 술 등등. 그러나 가면 갈수록 심사치 않은 물음을 제기한다. 야스쿠니 신사와 전태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그러나 책은 대의와 정의가 아닌 인간 개개인에 집중한다. 그래서일까. 야스쿠니 신사에 묻힌 가미카제 소년의 편지를 읽을 때는 말 그래도 눈, 코, 가슴이 뻐근해졌다.

'저는 얼마 전 가미카제라는 특별부대에 배치받았습니다. 전투기 한 대로 적의 항공모함을 침몰시키는 영광스러운 임무라고 합니다... 이미 수많은 전우들이 폭탄이 되어 떠나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곧 그 길을 뒤따르겠죠...어머니 저는 내일 아침 출격합니다. 사람들은 저를 멋진 사나이라 부르며 손을 흔들겠죠...하지만 저는 그냥 어린애처럼 크게 어머니를 부를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어머니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이봉주 이야기, 30세 근처에 다다른 이야기, 숲으로 들어간 헨리 소로우 이야기. 개인의 인생과 아픔에 집중해서인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애착이 가고 위로를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이 이렇게 소중한 것을. 안타깝지 않은 인생은 어디에도 없는 것을.

내 마음이 변해서일까.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울분을 토했던 나에서 타인을 안아주는 정 많은 나로 바뀐 것일까. 책에 나오는 가지각색의 인물들. 그리고 나... 좀 더 애정어린 눈으로 포근히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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