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자본의 감추어진 진실 혹은 거짓 청소년 철학창고 8
칼 마르크스 지음, 손철성 엮음 / 풀빛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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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노동자들이 생산한 생산물보다 더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야 잉여가치가 생기고 이윤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자면 이렇다. 만약 노동자가 100원어치 일을 해 100원의 생산물을 만들었다고 가정하자. 만일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100원의 임금을 지불한다면 자본가는 100원을 주고 100원어치의 생산품을 얻을 뿐이다. 이래서는 잉여가치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자본가는 100원의 월급을 주면서 노동자에게 110원어치의 노동을 시킨다는 말이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속성상 노동을 착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과연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든다. 사실 자본가가 100원의 상품을 얻고 100원 월급을 주면 이익은 없다. 하지만 자본가는 100원어치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110원에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그렇다면 굳이 노동 착취를 하지 않아도 이윤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또다른 의문은 과연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액수로 환산하느냐 하는 문제다. 혼자서 상품의 전 과정을 도맡지 않는 이상 자신의 노동이 구체적으로 몇 원의 상품을 생산했는지 알 수 있느냐 말이다. 가죽에 구멍을 뚜는 일을 하는 사람, 포장을 담당하는 사람의 하루 생산액은 얼마인가. 공장제 노동인 ‘매뉴팩처’가 등장하면서 한 사람의 노동 가치는 값을 매기기 어렵게 됐다. 바로 이 점이 노동자들을 속일 수 있는 허점인가? 한편 요즘에는 공장 근로자들보다 사무직 근로자들의 수가 더 많다. 사무직 근로자들의 생산액은 얼마이며 더욱이 지식 산업에 있어서 노동의 가치는 얼마로 환산할 수 있는가. 또한 요즘에는 시간 외 초과수당 제도가 있어 노동시간을 늘리면 임금도 늘어나게 된다. 마르크스의 관점으로 이 부분은 또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이런 의구심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더 이상 우리 시대에 적용할 수 없다.


두 번째 궁금증은 소비력에 관한 점이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자본가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더 싼 제품을 생산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더욱더 임금을 낮추고 노동 시간을 늘린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제품을 많이 생산하더라도 구매할 소비자가 없다면 자본가는 이익을 얻을 수가 없다. 마르크스는 책에서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이 다음의 노동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급만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임금이란 노동력을 이어나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공급이다. 이들은 자기 계발을 한다거나 여가를 즐기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죽지 않을 정도로 먹고 자는 이들은 자본가의 상품을 구매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자본가의 이익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마지막은 자본주의 모순에 대한 대안책이다. 마르크스도 나의 두 번째 의문에 어느 정도 공감한 듯하다. 그는 생산성 향상, 구매력 약화로 인해 결국은 과잉 생산이 이루어져 공황 상태가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모순이라고 마르크스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 마르크스는 이런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하고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그가 말한 사회주의란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자본주의의 폐해를 수정할 수 있는 그의 대책은 과연 무엇일까. 그의 견해와는 별개로 나는 어떤 대안을 내놓을 수 있으며, 과연 자본주의란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지 아리송하다.


마르크스에게 ‘자본주의적’이라는 말은 매우 부정적인 의미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이나 권리 따위는 깡그리 무시하는 자본의, 자본가의 냉혹한 속성을 의미한다. 과연 자본주의는 마르크스가 말한 대로 자본만을 좇는 어리석음에 불과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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