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는 평평하다 1 - 21세기 세계 흐름에 대한 통찰
토머스 L. 프리드먼 지음, 김상철 옮김 / 창해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저자의 말처럼 세계는 과연 평평한가? 보다 평등한 세상인가?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단호한 NO'다. 저자의 주장은 이렇다. IT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이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인터넷에서 무한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누구나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메일, 화상회의 등 시스템 발전으로 인해 이제 굳이 미국이나 유럽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갇힐 필요도 없다. 인도에서도, 아프리카에서도 아웃소싱을 통해 미국 기업의 일을 도맡아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인도 등 제3세계로 아웃소싱 되는 일들은 모두 저부가가치 산업이다. 인도의 콜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는 콜센터 직원은 많은 임금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지 못한다. 하지만 인도에서 콜센터 직원은 ‘다른 인도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월급을 받고 자부심을 가질 만한 지위에 있다. 미국은 저부가가치 산업을 보다 저렴한 인건비로 아웃소싱 함으로써 미국인들은 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할 수 있다. 인도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올릴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것이 평평한 세상이란 말인가. 이 평평함은 철저히 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일 뿐이다.
비단 미국과 타국의 관계뿐만이 아니다. 미국이라는 한 국가만을 살펴보더라도 결코 그곳이 평평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예가 바로 월마트다. 저자는 경쟁사회가 도래함으로써 누구든지 경쟁력을 갖추면 물질적 성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월마트는 미국의 한 지방에 자리 잡고 있다. 교통이며 인접 시장을 고려했을 때 그리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월마트는 상품의 가격을 최대한 낮춰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월마트에서 자체 생산하는 상품도 없이 그들은 상품의 거품을 제거함으로써 세계 최대 유통마트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열악한 조건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있다. 이들은 적은 임금에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했다. 불법 이주 근로자들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일한 덕택에 월마트는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이다. 과연 이것이 평등한 것일까?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이 언뜻 능력만 있으면 누구든지 자신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들린다. 하지만 공정한 경쟁이라면 출발선이 같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미국은 100미터 앞서 달리고 있는 일등 주자다. 후발 주자에 대한 배려없이 무조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 저자는 철저한 미국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