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절 - 프로방스에서 보낸 100일
김태수 지음 / 황소자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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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프로방스는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지역과 맞먹는 지상천국의 대명사와 비슷한 곳이다. 온화한 기후, 여유로운 생활방식, 맛있는 음식, 멋진 풍광과 함께 이 지역에 대한 여행기라면 차고 넘친다. 어느날 갑자기 여행을 떠난 사람, 우연히 들렀다 그곳의 아름다움에 반해 떠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영화로 얼마나 많이 접해봤을까. 이 지역들에 대한 찬사를 너무 많이들은 나머지 가끔 과연 그렇게나 멋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지나친 기대로 막상 가보면 실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지경이다. 그럼에도 또다시 무엇에 끌리듯 프로방스에 대한 책을 또 사고 말았다. 아름다운 곳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법이니까 말이다.  

기자로 살다 나이 40이 넘어서자 지금이 아니면 다시 못하것 같아 사표까지 던지면 꿈에 그리던 프로방스로 떠난다. 다 팽개치고 아주 갈 형편이 안되어서 머문 시간은 100일이다. 이 정도면 한 지역을 쭉 돌아보기에는 적당한 시간으로 보인다. 막상 가보니 예상대로 프로방스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란다. 이곳저곳 지치지않고 보아도 그 매력이 물리지 않을 정도로 눈부신 곳이란다. 꿈을 지니고 떠나서 실망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는다. 원하는 곳으로 떠나서는 외로움과 우울함을 말하는 여행기는 딱 질색이라서 그것 참 다행이다 싶다. 풍경은 좋았으나 프랑스어가 짧아 많은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다. 이것저것 세우고 간 계획만큼 다 못해본것도 있고 실망한 부분도 있다. 그렇게 맛있다는 프랑스 요리에 대한 예찬을 듣고 갔으나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더라고, 이틀에 한 번쯤은 한국 음식을 먹어줘야 했다고 말하는걸 보니 재미있었다. 나역시 버터나 치즈등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타입이라 프랑스 요리를 별로 맛있겠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100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프로방스로 가고 싶지 않냐고 물으니 싫다고 한다. 정말요? 하고 재차 물으니 적어도 1년간은 하고 한 발 물러선다. 그런것이다. 아무리 좋아서 간 여행이라고 해도 낯선곳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같이 지낸다는건 힘든일이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아무에게도 감상을 말 할수 없다면 그 풍광에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오롯이 자기 혼자만 보려고 사진 찍는 사람은 드물다. 사진도 기록도 자신만을 위해서 남기지는 않는다고 본다. 누군가에게 얘기해주려고, 다른 이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려고 그토록이나 기를 쓰고 사진을 찍지 않을까?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이렇게 큰 돈과 기간을 들여서 갔는데 남한테도 자랑질 좀 해야하지 않겠는가. 부럽다는 소리도 좀 듣고 감탄사도 좀 들어야지 보람이 있는 법이지. 

기자분답게 글을 매끄럽게 잘 쓰셨다. 사진도 요모조모 과하지 않게 실려있다. 기간에 비해서 내용이 조금 짧지 않은가 싶었지만 프로방스 지역만으로 한정하자면 이 정도 길이도 괜찮은것 같다. 여행기가 하도 많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인지라 아주 특별한 여행기라고 칭찬하기에는 무리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여행기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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