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 스타일리시한 라이딩을 위한 자전거 에세이
장치선 지음 / 뮤진트리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산 이유는 순전히 제목이 멋있어서이다. 샤방거리는 원피스에 이쁜 하이힐 신고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멋진 자전거를 모는 모습은 참으로 여자들의 로망들 중 하나이지 않는가. 그런 그림에 대한 기대감때문에 제목만 보고 이 책을 홀랑 사고 말았다.  

문제는 내가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는 점이다. 자전거를 타는데는 (내 생각에)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당연히 자전거이고 둘째는 뒤에서 잡아주며 타는 법을 가르쳐줄 사람이다. 나츠메 우인장이라는 만화에 보면 고아인 나츠메는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 왜냐고 물어보자 당연히 그런것은 뒤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배울수 없어서라고 대답한다. 그 장면을 보면서 괜히 콧날이 시큰했다. 나도 그런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아는 아니지만 (멀쩡히 엄마, 아빠가 계시다) 우리 아빠는 그런데 도통 관심이 없는 분이셔서 우리 형제들은 이른바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라는것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그러니 자전거 타는법을 배우지 못했고 이제와서 배우려니 쫌 쪽팔린다. 나이가 계란 한판을 넘었는데 어디서 자전거 타는법을 배우겠나.  솔직히 이 몸무게에 누가 잡아준다고해도 두렵다. 무슨 말을 할까 싶어서.

그런데 왜 이 책을 샀나하면 앞서 말한바와 같은 로망때문이다. 언젠가는 원피스 입고 앞에 달린 바구니에 바게트빵 넣고(왜 항상 바게트빵일까) 멋지게 달려보리라는 꿈말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그 꿈이 한결 더 멋지게 느껴진다. 충분히 가능하다잖아. 한번 달려보는거야 라는 생각이 불끈 솟아난다. 책의 전반적인 수준이 깊은 수준은 아니다. 정말로 초보자용으로 보인다. 중간에 자전거의 각 파트별 명칭이 나오는데 이런것은 그림이 아니라 사진을 찍어서 실물을 보여줬으면 좋았을걸 싶다. 이건 별론데 싶은 군더더기도 두어군데 보이고 이건 사진이 필요한데 싶은 부분도 있고 이 용어는 미리 설명을 해줬으면 좋았을걸 싶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볼까라던가 함 타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는 구매욕을 확 띄워줄 열정이 가득한 책이다.  

요즘 봄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상기후 현상이라고 걱정만 하지말고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보자. 자전거 타기가 바로 그 출발이 될것이다. 물론 정부기관에서 좀 더 안전한 자전거 타기 환경을 만들어주는게 우선이라고 생각되지만 말이다. 부산서는 자전거 타기가 너무 무섭다. 심지어 걸어다는 나도 인도의 자전거들이 무섭다. 내가 슬슬 걸어가는 뒷산에서 맹렬하게 내려오는 산악자전거들도 무섭고 말이다. 이런 점들이 어서빨리 정비되어서 적어도 환경이 안 받쳐줘서 못타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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