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의 인간
필립 아리에스 지음, 고선일 옮김 / 새물결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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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100페이지. 솔직히 걱정스러웠다. 더군다나 저자가 프랑스인이었으므로. 읽어보니 과연 나의 걱정은 적중했다. 나만의 편견인지 모르겠는데 프랑스 영화가 주는 그 느낌(그리고 프랑스 영화만이 주는 그 느낌)은 참 묘하다. 한편으로는 지루한데 한편으로는 그래도 한번 봐야만할것 같은 느낌말이다. 퐁네프의 연인이란 참으로 지루한 영화를 대부분 한번씩 보기는 하는 그런 느낌을 이 책에서도 느꼈다. 도입부는 좋았다. 중간중간에도 좋은 부분은 많았고 한번 읽어보면 결코 실망할 수준의 책은 아니지만 지루하기는 하다. 소설도 아니고 1100페이나 하는 책이 어떻게 안 지루할 수 있을까. 중간에 무덤에 관한 내용에서는 거의 같은 내용인 유언장을 끝없이 예로 늘어놓고 있는데 이 부분은 삭제했으면 좋았을것이다.  중간중간에 차라리 도표로 넣던가 하는 선에서 그쳐야지 거의 같은 내용의 예문을 너무 많이 집어넣었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글고 무려 11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인데 오로지 프랑스 내에서만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는 점도 약간 실망이었다. 영국이나 미국의 죽음도 일부 나오는데 아주 일부고 거의 모두가 오로지 프랑스에서의 죽음에 대해서다. 이렇게 두꺼운 수준의 책이라면 다른 문명권도 좀 다뤄볼만했을텐데라는 생각에 아쉬웠다.  또 하나는 죽음의 필수 요소이긴 하지만 무덤에 대한 설명이 너무 구구절절하다.  

사실 이 책은 우리와 너무 다른 나라의 얘기라 좀 낯설수도 있다. 시체를 한 무덤에 층층이 쌓았다던지 해골을 모아서 쌓아놓는다던지 하는 얘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또 있어 본적도 없는 일이라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교회안이 온통 무덤이라는 얘기도..그래도 죽음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한번쯤 진지하게 사유하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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