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의사의 고백 - 현대의료체계에 대한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고백록
알프레드 토버 지음, 김숙진 옮김 / 지호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은 정말 잘못 붙인것 같다. 어느 의사의 고백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정말 의사로서 의료현장에서 본것을 쓴것같은 느낌인데 이 책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어느 의사의 (철학) 고백이기는 하다마는...의사로 살던중 점점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그 점을 파헤쳐보고자 철학공부를 했다는 이 의사의 고백에서 솔직히 의료현장에서의 문제는 그다지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철학사상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뒤로 갈수록 철학 그 자체에 대한 얘기가 많아서 뒷부분은 사실 조금 지루했다.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고개를 끄덕일만한 일들이 담겨있다. 바로 의사들이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전에 나는 턱이 아파서 대학병원에 갔다. 부산에서 관련 병원이 두군데 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결론? 나는 8만원의 돈을 냈고 3시간의 시간을 썼는데 의사는 고작 3분정도밖에 보지 않았고 그나마 내 턱에 손도 대지않은채 뭐라 지 할 말만 씨부렁거리더니(정말이다) 나가버렸다.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이 병원에 왔고 또다시 턱에 이상이 생기면 와야겠지만(달리 다른 병원이 없으니)속으로 정말 욕지기가 나왔다. 그리고 내가 그리 심한 병이 아니니 이러고 말겠지만 정말 생사를 오고가는 병인데 의사가 저렇다면 얼마나 서럽고 힘들까 하는 생각에 새삼 절대 병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진저리가 처졌다. 이 책은 우리같은 사람이 아니라 의사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의사로서 기본 지식도 물론 매우 소중하다. 아무리 친절하다고 해도 치료를 해주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의사들의 포악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름난 병원일수록 이름난 의사일수록 더하다. 환자들은 목숨이 담보로 잡혀있으니 한마디 소리도 못하고 그저 참을수밖에 없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라니....우스울 지경이다. 의사로서의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의료의 기본은 바로 보살펴주는 마음이라는 것을 꼭 가르쳐주었으면 싶다. 이 책이 의사들의 필독서가 되길 바라며... 

PS. 요즘 닥터 하우스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주인공 닥터 하우스는 성격 정말 더러운데 실력은 정말 좋은 의사로 나온다. 볼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성격은 개떡인데 실력은 좋은 의사랑 성격은 참 좋은데 실력은 그저그런 의사. 둘중 누가 더 좋은 의사일까? 내가 죽기 일보직전이면 생각할거 없이 닥터 하우스에게 갈것도 같다. 하지만 살려줘서 고맙긴한데 그에게 그렇게 오래 고마운 마음을 가질것 같지는 않다. 아마 길에서 만나도 그냥 지나칠것 같달까..환자의 얘기를 들어주며 그들을 다독여주며 시간을 보내는 의사가 훌륭한가. 그 시간에 공부 더하는 의사가 훌륭한가. 환자로서 우리는 어느쪽의 의사를 원하는가.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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