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바빠서 일기를 좀 늦게 쓴다. 제이님께서 24일에 서울로 돌아가신다고 그러시길래, 잠시 뵙자고 문자드렸다. 그래서 서면에서 뵙고 동보서적에 같이 들어가 '노래하는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를 제이님께서 보시는 앞에서 한 권 샀다. 처음에 책이 안 보여서 직원에게 어디 있냐고 물어보았는데, 직원이 책 제목이 뭐냐고 묻는 말에 갑자기 제목이 생각이 안 났다(제목이 길어서-_-). 다행히 제이님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책 구경을 하고 계셨다(휴우~).
그런 다음 근처의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사인을 받았다. 처음에는 사인 안 해주실려고 그러셨는데, 막 졸라서 간신히 사인을 받았다. (제이님 미안~^_^)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제이님 기차 시간 늦지 않도록 일찍 일어났다. 장난친다고 방향치인 제이님께 지하철역 가는 길을 반대로 가르쳐 드렸더니 그대로 믿고 그쪽으로 가시려고 했다. 순진하시기도 하지...ㅋ 제이님 너무 잘 속는다.
제이님과 헤어진 다음 독서실에 돌아와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오후 2시쯤부터 읽기 시작해서 밤 12시가 되어서야 다 읽었다. 책은 기대했던 대로 재미있었다. 제이님의 번역도 훌륭했고. 제이님께서 오타/오자가 있다고 그러셨는데, 너무 번역이 좋아서 물 흐르듯이 책을 읽다가 보니까 오타 같은 건 못 찾아냈다(빵점 프루프리더). 일단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제이님께서는 이 책을 사랑 이야기로 보셨는데, 물론 사랑 이야기도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 작품을 이루는 세 중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진화'에 관련된 문제인 것 같았다.
아무튼 다 읽고 나서 다음 날 밤에, 책 좀 잘 팔리라고 평소에는 귀찮아서 잘 쓰지도 않던 리뷰를 썼더니, 이달의 리뷰에 덜컥 뽑혔다. 지금도 좀 얼떨떨한데, 내가 쓴 리뷰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길래 기분이 좋기는 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썼지만 그 리뷰는 약간 아쉬웠다. 책이 나온지 며칠 안 된 상태여서 줄거리 같은 게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쓴다고 리뷰가 대단히 추상적이고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언제 시간이 좀 많이 흐르고 나면(한 반년 쯤 뒤), 좀 더 상세한 리뷰가 되도록 살을 붙여서 다듬을 생각이다.
PS.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쓰려고 했다. "축하합니다! 여러분께서는 행운의 리뷰에 당첨되셨습니다. 이 리뷰를 보신 분들은 일주일 내로 '노래하는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를 일곱 권 구입하셔서 가까운 친지들에게 나눠주시고, 여러분들도 행운의 리뷰를 쓰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무서운 재앙이-" (퍼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