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쿵 북멘토 그림책 15
우이 지음, 왕주민 그림, 김혜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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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왜 친구가 없을까?”

잠자리 독서를 마치고 독서등을 끄자, 둘째딸이 조용히 읊조린다.

‘친구가 없다고?’ 깜짝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무슨 말을 해야할 지 고민한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있어?”

둘째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그 친구를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둘째의 성향을 알기에, 나는 조용히 다시 독서등을 켰다. 그리고 북멘토의 그림책 <쿵쿵쿵>을 가져왔다. 아이들은 귀로 듣게 되는 어른의 문장보다 그림책 속 스토리에 더 잘 빠져드는 법이다.


 


그림책 <쿵쿵쿵>은 어느 마을에 이사온 암탉과 옆집에 살고 있는 이웃 오리의 관계를 귀엽게 그려낸 이야기이다.


 


암탉이 이사 온 후로 온종일 벽에서 쿵쿵쿵 소리가 난다. 옆집에 살고 있는 오리는 쿵쿵쿵 소리를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반갑게 인사하는 암탉을 대면하자, 한 마디도 꺼낼 수 없었다. 사이가 껄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오리가 생각해낸 방법은 고양이에게 부탁하는 것.


“고양이야, 안녕! 나 좀 도와줘.

암탉이랑 자주 나들이를 간다면서?

암탉에게 우리 집 벽 좀 그만 두드리라고 말해 줄래?”


고양이는 오리에게 알겠노라 흔쾌히 대답했지만, 암탉이 자신의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빠서 관계가 틀어질까봐, 거위에게 부탁한다.

암탉과 오리는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사이가 틀어졌을까?


 


결과를 말하자면 쿵쿵쿵 벽을 두드린 범인은 오리도, 암탉도 아니었다.

두 집 벽 사이에서 공사를 하던 쥐들이었던 것이다.

나는 둘째에게 물었다.

암탉과 오리 이야기를 보니까 어때?

“다른 동물친구들에게 말하지 않고 오리랑 암탉이 서로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둘째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둘째를 따뜻하게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로순아, 아까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있다고 했지?

혹시, 같이 놀자고 말을 걸어봤어?”

“아니, 나를 안좋아하는 거 같아서 말을 못했어.”

“로순아, 너도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말을 걸어보는 게 어때?

오리가 쿵쿵쿵 소리가 암탉이 내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해였잖아?

그것처럼, 네가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널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것도 우리 로순이의 오해일 수 있어.”

로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이 한결 밝아진걸보니, 마음이 놓였다.

그림책은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 내 생황을 꼭 똑같이 묘사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림책이 전하는 메세지는 여러 상황 속에서 아주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그림책 <쿵쿵쿵>은 우리 로순이처럼 대화를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용기를 줄 수 있고, 부탁을 받았을 때 거절을 두려워하는 친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생동감있는 그림체와 색감은 2023년 볼로냐라가치상을 수상한 이유를 충분히 짐작케한다.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북멘토의 <쿵쿵쿵>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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