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란 신발 그린이네 그림책장
재희 지음 / 그린북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에게나 아끼는 물건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겐 애착의 대상이 온 세상처럼 느껴지곤 한다. 애착 인형이나 애착이불을 집에 두고 외출을 나와 뒤늦게 생각해내곤 다시 돌아가자고 눈물 콧물 쏙 빼는 상황은 어느 집이나 한 번쯤 겪지 않았을까?


상실감을 포함한 채워지지 않는 감정들을 잘 컨트롤하는 마음가짐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 소모적인 감정의 늪에 더 깊이 빠지지 않고 빠르게 헤어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아이를 이끌어야 하는가의 방향성을 늘 고민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사고력이 좋은 아이.

모두 좋은 모습이지만, 결과적으로 스스로 삶을 살아낼 수 있는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길러내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그림책 <내 노란 신발>은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가 상실감을 환기시키는 과정을 들려준다.

물놀이 중에 아이가 좋아하는 노란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 아이는 울상이 되어버리지만, 그 노란 신발이 어디로 갔을지 여정을 상상하며 점차 슬픈 감정에서 헤어 나온다. 마치 잃어버린 노란 신발과 함께 여행을 떠나듯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러고 나서 친구들이 살며시 쏘아 올린 물장구에 금세 감정이 환기된다.

로순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냐고 물었다. 엄청 다양한 얘기를 해준 로순이. 다 알아듣기엔 기승전결이 뒤얽혀있어 무슨 이야기인지 애매했지만, 할 말이 많은 모양이었다.

난 아직도 상실감 같은 내 감정을 푹 파내는 서늘한 상황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다리가 묶인 코끼리가 그 줄을 끊어내도 멀리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소모적인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연습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쉽사리 할 수 없게 된다.

로로마마는 아이들이 이런 그림책을 통해 상실감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고, 슬기롭게 그 감정을 컨트롤해나가는 모습을 자주 노출해주고 싶다. 그래서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조금씩 쌓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려울 수 있는 스토리는 사랑스런 그림체와 단순한 글귀로 잘 표현한 그림책이다.


[출판사 도서 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